명품도시 한양 | 귀한 보물들을 직관해~ (in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이 문을 연지 20년이 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을 마련했다. 가야지, 가야지 전시회 보러 가야지 했는데, 너무 늦게 찾았다. 몰랐는데, 8월 7일로 전시회는 끝이 났다. 막차를 탔지만, 놓쳤으면 엄청 후회했을 거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명품도시 한양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여러번 왔는데, 언제나 기획전시만 본다. 서울사람이라서 서울의 역사가 궁금하지 않은 것일까? 20주년을 맞아 상설전시관을 새단장을 했다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기획전시만 보고 나왔다.
어느 시대나 수도는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이며 문화는 꽃이 피운다. 지금의 서울이 그렇듯, 조선시대 한양도 그러했다. 조선팔도에서 과거시험으로 선발된 수재들이 한양에 모여 지식과 재주를 견주었고, 기술이 뛰어난 장인들은 궁궐과 관청에 소속되어 공정으로 최고의 물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자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가 모여있는 명품의 최대 집산처로 한양은 거대한 소비시장이었다.
대동여지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대동여지도를 직접 본 사람은? 그림과 사진으로는 여러번 본 듯하나, 실물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어느 지역이 아닌 한반도 전체는 난생처음이다.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1861년 간행한 대축척의 목판본 지도로, 휴대와 열람이 편리하도록 전국을 총 22국으로 나누어 분첩절첩식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김정호가 1840년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선전도는 지방 수험생에게 판매한 상업용 한양지도다.
산수화
산수화는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 풍경을 그린 그림으로, 한양은 산줄기와 물줄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형승을 이룬 도시였다.
겸재 정선이 한양도성의 북소문인 창의문을 그림 그림이다. 정선은 50대 중반에 인왕산 아래의 인곡정사로 집을 옮긴 후, 30년간 한양의 명승명소를 담은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풍속화
풍속화는 다양한 사람들의 실생활을 그린 그림으로, 좁은 의미에서 민간의 풍속을 그린 그림을 말하기도 한다. 풍속화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풍속을 가장 자세하고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상춘야연도는 매화나무 아래에서 솥뚜껑처럼 생긴 번철에 고기를 구워 먹는 철립위 광경을 그린 풍속화이다. 철립위는 음력 10월 초하루에 방안에 화로를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 먹는 세시풍속으로 중국의 풍속인 난로회에서 유래해 조선후기 수도권 지역에서 유행했다. 철립은 쇠로 만든 군사들의 모자를 말하며, 철립의 테두리에 고기를 굽는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 풍속에 화로에 숯불을 피워놓고 석쇠를 올려놓은 다음 쇠고기를 기름, 간장, 계란, 파, 마늘,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해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 앉아 먹는데, 이것을 난로회라고 한다. (홍석모, 동국세시기 난로회)
기성도는 평양성과 대동강의 전경과 평양감사의 뱃놀이 장면을 가로로 길게 8폭 병풍에 담은 성읍풍속도이다. 한양의 도화서에서 파견된 화원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기록화
기록화는 역사적 사건이나 행사, 인물의 행적 등을 그린 그림으로 궁중의 주요 행사를 그린 궁중기록화와 관료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 등을 포함한다. 기록화에는 실존 인물들이 그려지며, 그림의 제작하게 된 동기와 참여자의 명단 등이 기록되어 있어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장원서 별제 안호가 퇴임하며 모인 전별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현재의 화동 정독도서관 자리에 있던 장원서(궁중의 조경업무를 관장하던 관청)를 그린 유일한 실경산수화이며, 사육신 중 한 명인 성삼문이 심었다는 소나무인 성씨송이 그려져 있다.
하훼화
사군자는 꽃과 풀, 나무를 소재로 그린 화훼화의 한 영역으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군자에 비유해서 그린 그림이다. 난초는 담백한 색과 은은한 향기로 인해 군자의 고결함을 나타내며, 대나무는 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 때문에 군자의 높은 품격과 강인한 기상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묵죽도는 조선시대 3대 묵죽화가로 손꼽히는 자하 신위가 62세에 그린 그림이다. 현존하는 신위의 묵죽 병풍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10폭 작품이며 유일하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72세에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며 그린 석란화를 병품으로 제작한 것이다. 바위틈에서 자라난 난초의 모습을 두 폭씩 비슷한 구도로 그렸으며, 총 여섯 쌍이 하나의 병풍을 이루고 있는 12폭 대규모 병풍이다.
십장생도는 장수를 상징하는 10가지 사물인 해, 구름, 산, 물, 바위, 학, 사슴, 거북, 소나무, 영지를 조합해 제작한 궁중장식화이다.
초상화
초상화는 인물의 얼굴과 신체를 주제로 그린 그림이다. 착용한 복식에 따라 관복 초상화와 평상복 차림인 야복 초상화로 나뉜다.
서예
서예란 글씨를 붓으로 쓰는 예술로 한자문화권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한자는 사물의 형태를 본떠 만든 상형문자에서 기원했기에 기본적으로 회화성을 가지고 있다.
선조 때의 명필 석봉 한호가 당대 문장가이며 절친이던 간이당 최립의 글 21편을 필사한 것이다. 한호는 중국 동진의 서예가 왕희지의 서체인 소자 해서를 익혀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서풍을 구사했다.
"나는 떡을 썰테니 석봉이는 글을 쓰거라." 여기에 나오는 석봉과 위에 나오는 석봉 한호는 같은 인물이다. 이름이 석봉인 줄 알았는데, 석봉은 호다.
고문서는 문헌 사료 중 당시 사람들의 삶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기록물로서 법과 제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고문서에는 관원 임명문서와 같은 관문서와 명문, 분재기, 소지 등 백성들도 일상적으로 사용했던 문서도 있다.
조선 왕조는 유교국가를 지향해 학문을 숭상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서적출판에도 힘을 기울였다. 서적의 출판은 국립기관인 교서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가장 핵심인 활자 주조 임무는 오늘날 중구 주자동 일대에 위치한 주자소에서 담당했다. 관청에서 제작된 서적은 소량만 제작되었고 국왕이 하사하는 반사의 형태로 배포되었기 때문에 민간에까지는 유통되지 못했다. 18세기 이후, 민간의 출판업자가 펴낸 방각본이 성행하면서 광통교의 서방사에서 다양한 서적이 거래되었다.
용비어천가는 세종 27년에 권제, 정인지, 안지 등이 왕명을 받아 짓고, 세종 29년에 전체 10권으로 완성해 간행한 서적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본은 15세기에 간행된 초간본으로 전체 10권 5책 중에 권3·4의 2책만 남아 있다.
홍재전서는 정조의 어제를 모아 엮은 문집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본은 1차 편찬일인 1787년 8월에 2질로 완성되어 바쳐진 것이며, 사자관이 붓으로 정서한 필사본이다. 어제의 편찬 경과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서 서적 제작과 장황에 대한 최고 수준의 경지를 보여준다.
조선왕실은 왕실과 관청에서 사용할 고급 백자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 광주에 관영 사기제조장인 사옹원의 분원을 설치했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관영수공업체제가 붕괴되면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번이 증가했고, 새로운 수요층의 기호를 담은 다양한 형태의 식기와 문바구 등이 제작되었다.
백자청화잉어문대반. 백자 대반이며 세숫대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층의 확대로 인해 여러 생활 용기가 백자로 제작되는 분위기에서 19세기에 새롭게 제작된 기형이라고 한다.
백자청화성새산수문병. 성새와 산수, 강 위의 풍경이 문양으로 그려진 백자병이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마을 풍경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표현했고, 성곽 옆의 강 풍경은 평면 구도로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19세기에 성새가 도자에 표현되기 시작했다.
대전회통에 따르면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 이외에도 옻칠을 하는 칠장, 나전칠기를 만드는 나전장, 목제품 표면을 조각해 무늬를 새기는 조각장 등이 있었다. 각 분야의 세분화된 전문 장인들의 손을 거쳐 장과 궤 등의 큰 가구부터 반짇고리와 같은 작은 공예품까지 다양한 가구들이 제자되었다. 조선후기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가구에 대한 민간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주문 제작이 아닌 기성품 가구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목감이층장은 장식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안방가구다. 문짝 가운데 꽃문양의 앞바당 장식이 있고 제비초리 형의 경첩으로 장식했다. 먹이 스민 듯 까맣게 물든 나뭇결의 먹감나무와 용이 뒤엉킨 듯한 문양을 가진 용목 등을 사용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막차를 탔지만, 귀중한 보물들을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주로 기획전시만을 관람했는데, 2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가야지, 가야지 상설전시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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