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 칠갑산 우리콩 청국장 (feat. 충남 농사랑)
냄새 안나는 청국장이 있다고 하지만, 자고로 청국장은 특유의 구수한 내음이 있어야 한다. 꼬릿꼬릿한 냄새와는 다른 구수함, 이게 없으면 청국장이 아니다. 맘에 드는 청국장을 찾아 삼만리를 하다, 충남 농사랑에서 찾았다. 충남 청양군에서 국내산 햇콩을 전통방식 그대로 만든 칠갑산 우리콩 청국장이다.
칠갑산 우리콩 청국장은 200g씩 소포장으로 5개가 들어있다. 가격은 21,200원으로 저렴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만드는 과정을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함께 동봉되어 온 안내문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만드는 청국장으로 가을에 수확한 국내산 햇콩을 바탕으로 직접 재배한 고춧가루와 간수를 뺀 국산천일염을 조금 넣어서 만든다. 스브스 생활의 달인과 k본부 인간극장에 출연을 했다는데 방송은 못봤다.
유통기한이 짧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무방부제 제품이기 때문이다. 원재료명에 원산지표시는 올~필승 코리아다.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었다는데, 국산 콩을 무쇠 가마솥에 7시간 동안 장작으로 삶고 숨을 쉬는 황토방에 볏짚을 깔아 이불을 덮어 숙성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과정만 보면 어렸을때 할머니 집에서 보던 풍경과 거의 똑같다. 그때는 꼬릿꼬릿하다고 절대 안 먹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다. 여기에 전통식품 인증마크까지 있으니 믿음이 팍팍~ 그런데 문제는 맛이다. 과연 할머니 집에서 먹었던 그 맛이 날까?
청국장 레시피!
재료: 청국장 200g 한 개, 멸치와 다시마, 표고버섯으로 끓여서 만든 육수, 애호박, 쪽파, 양파, 청양고추(기호에 따라), 두부 한 모.
이번에도 아빠가 아닌 엄마찬스와 함께 한다. 왜냐하면 요알못이니깐. 안내문에 청국장 끓이는 방법이 나와있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조언을 들어야 한다.
비닐을 개봉했을때 냄새가 과하게 나지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과하지 않다. 전통방식이라는데, 냄새를 많이 죽였구나 했는데, 곧 아님을 알게 된다. 겉면은 찰흙을 뭉쳐 놓은 거 같더니, 안을 보니 알알이 콩이 박혀있다. 살짝 콩을 많이 넣은 영양찰떡같기도 하다. 단단학하게 뭉쳐있지만, 힘을 조금만 가하면 쉽게 풀어진다.
안내문에는 육수에 청국장을 주물어서 풀어야 한다고 나와있지만, 엄마찬스는 뚝배기에 청국장을 넣고 숟가락으로 으깨면 된단다. 끓이면서 알아서 풀어지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조언.
1차로 끓으면 애호박, 양파, 쪽파 그리고 청양고추를 모두 투하한다. 먼저 넣고, 나중에 넣고 이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냥 한꺼번에 넣으면 된다.
간을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하면 되는데, 조금씩 둘 다 넣었다. 그리고 다진마늘은 아빠숟가락으로 1과 1/2를 넣었다. 우리식구는 마늘을 많이 먹는다. 참, 멸치로 육수를 내긴 했는데도, 대가리와 똥을 제거한 멸치를 따로 넣었다.
왜 넣는냐고 물어보니, 어무이 방식이란다. 그러고 보니, 식당과 달리 우리집 된장찌개에는 멸치가 들어있다. 평소에는 멸치를 골라서 빼놓지만, 가끔은 귀찮아서 그냥 먹는다.
채소를 넣고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한 후 또 끓인다. 이때 살짝 간을 봤는데, 청국장을 처음 끓이는 사람이 맞는지 간이 기가막히다. 사실 간은 온전히 엄마찬스였다는 거, 안 비밀이다.
중간에 거품이 많이 생기기에 제거를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어차피 사라지니 그냥 둬도 된다는 조언. 하라고 해도 귀찮아서 안했을 거다. 암튼 2번째로 청국장이 끓으면, 이때 두부를 넣어주면 된다. 불은 육수와 청국장만 있을때는 강불, 채소를 넣은 다음부터는 중간불로 했다.
두부를 넣고 또 바글바글 끓이면 드디어 청국장이 완성된다. 참, 파와 청양고추는 불을 끄기 전에 넣으라고 안내문에 나와 있지만, 처음부터 넣어도 된다. 음식을 하느라 몰랐는데, 청국장 냄새가 집안 가득이다. 그렇다고 어릴때 그렇게 싫어했던 꼬릿꼬릿한 냄새는 아니고, 입맛을 돌게 만드는 구수한 내음이다.
얼마 전에 직접 만든 오이소박이와 함께 어무이표 계란말이와 밥 그리고 직접 끓인 청국장으로 아침 상을 차렸다. 혹시 집에서도 혼밥이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다. 완벽하게 연출용이다.
뭉쳐있던 청국장이 끓으면서 알아서 잘 풀어졌다. 채소와 두부를 왜 비슷한 크기로 썰어야 하는지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제보니 보기에 좋고, 먹기 편해서다. 청양고추로 인해 칼칼함도 더해지고, "그래 할머니가 해주던 그 맛이다."
아까는 육수용 대접이었지만, 지금은 비빔밥용 큰 그릇이다. 청국장을 어찌 그냥 먹을 수 있을까? 밥(엄마표 옥수수밥)에 청국장과 채소, 두부를 가득 넣고, 오이소박이용 부추를 더해 쓱쓱 비빈다. 이 한입을 위해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채소를 썰고, 육수를 내고 그랬나 보다. 늦잠을 버리고 선택한 청국장 비빔밥, 스스로에게 무지 잘했다고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청국장 비빔밥만 먹어도 되지만 오이소박이랑, 계란말이랑 함께 먹어도 충분히 좋다. 그동안 라면만 끓일 줄 알았지, 음식다운 음식은 할 줄 몰랐는데, 농사랑 서포터즈를 하길 잘했다 싶다. 반찬을 만들었고, 찌개를 만들었으니, 다음에는 밥이다. 그것도 까다로운 냄비밥에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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