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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부동 칸다소바 경복궁점

처음 만나는 자유가 아니라, 처음 먹어본 라멘이다. 라면은 즐겨 먹지만, 라멘은 비계 가득 큼지막한 차슈와 돼지뼈 육수를 싫어해서 꽤 오랫동안 거리두기를 했다. 국물 라멘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비빔 라멘은 괜찮지 않을까? 이름도 낯선 마제소바를 먹으러 체부동에 있는 칸다소바 경복궁점으로 향했다.

 

라멘은 현지에 가서 먹으려고 그동안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본은 더 오랫동안 못 갈 듯 싶어, 여기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촌(체부동)에 갈때마다 이 집 앞은 언제나 긴 줄이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러하겠지 했는데 줄이 없다. 라멘은 여전히 낯설고 생소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웨이팅만 없을뿐, 안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석이다. 내부는 바테이블로 되어 있는데, 안쪽에는 자리가 없어 비닐봉다리가 있는 저기에 앉았다.

혼밥이라서 QR체크를 하고 자리에 앉았지만, 2명 이상 온 사람에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했냐고 직원이 일일이 확인을 한다. 방역패스를 철저하게 하고 있는 칸다소바, 맘에 아니 들 수 없다. 참고로 본인은 부스터샷까지 접종을 마쳤다.

 

메뉴판은 따로 없지만, 키오스크에 자세히 나와 있다. 비빔국수 아니고 비빔라멘인 마제소바와 아부라소바 그리고 트러플백합 시오라멘이 있다. 그나저나 돼지껍데기 아부라소바라니 와우~ 저건 영원히 못 먹는다. 처음 왔으니 이 집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마제소바(10,000원)와 반숙 삶은계란(1,500원)을 주문했다.

 

후추 고추기름 양념장 다시마식초가 있고 스댕에는 단무지가 들어 있다!

마제소바는 섞다, 비비다 라는 뜻에서 붙혀진 일본식 비빔라멘이라고 한다. 국물없는 면에 고기, 채소, 계란 등 다양한 고명과 소스를 비벼 먹는 라멘이다. 처음 왔으니, 음식에 대한 설명과 먹는 방법까지 읽고 또 읽었다. 

 

육수에 다진마늘, 면, 부추와 파, 김, 민찌, 어분, 노른자 그리고 산초까지 들어가는 재료가 겁나 많다. 그나저나 어분은 뭘까? 사전에는 물고기를 찌거나 말려서 잘게 빻은 가루라고 나와 있다. 아무래도 감칠맛을 담당하는 재료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다시마 식초는 마제소바에 넣어야 하고, 통깨 가득 단무지에는 우엉도 있다. 늘 간장에 조린 검은 우엉만 먹다가 하얀 우엉은 낯설다. 

 

체부동(서촌) 깐다소바 마제소바 등장이오~

혹시나 마제소바가 입맛에 맞지 않을까봐, 반숙 삶은계란을 추가 주문했는데, 괜한 짓을 했다. 참 추가 주문에 차슈도 있다.

 

마제소바, 이름도 생소하더니, 비주얼은 더 생소하다. 가운데 노른자가 있고, 그 아래는 민찌인듯 싶다. 노른자를 주변으로 부추와 파가 가득 들어 있고, 검은 물체는 생김이다. 그나저나 라면스프같은 가루는 뭘까 했는데, 아무래도 어분인가보다. 가루만 맛을 살짝 봤는데, 감칠맛까지는 아니지만 고소한 맛이 난다.

 

국물이 전혀 없지는 않고, 비비기 위한 최소한의 국물이 들어 있다. 그런데 면은 비벼서 나왔는지, 걸쭉한 국물이 면을 감싸고 있다. 

 

마제소바를 제대로 먹기 위해서는 모든 재료를 다 섞어야 한다. 원래 모습은 카메라에 담고, 마구마구 비벼준다. 먹기 전에 우선 냄새부터, 어분을 제외하고는 익숙한 재료인데 냄새는 전혀 익숙하지 않고 생소하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세상의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본 건, 아니지만 이런 맛 정말 처음이다.

 

우선 면은 우동면보다는 얇고, 소면보다는 굵다. 우동에 비해 면의 쫄깃함은 덜하지만, 마제소바는 면보다는 양념이 메인이다. 혀에서 느껴지는 맛 중에서는 짠맛이 가장 지배적이며, 그 뒤로 단맛이 치고 들어온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맛이 신기하면서도 오묘하다. 

마라탕처럼 마제소바도 중독성이 강한 음식이라서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나 보다. 이게 무슨 맛인지 하면서 의심하면서 먹는 사람은 나뿐, 다른 이들은 모두 다 맛나게 먹고 있다.

 

반 정도 먹은 후, 식초를 넣어서 먹으면 좋다고 해서 다시마 식초를 넣었다. 짬뽕에 식초를 넣으면 국물이 깔끔해지는데, 마제소바는 끝에 느껴지는 텁텁함이 덜해졌다고 해야 할까나. 넣기 전과 후를 잘 모르겠다.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제소바는 복잡한 맛이다. 그래서 무슨 맛인지 먹어도 먹어도 알 수가 없다.

 

면에서 밥으로~

면을 다 먹은 후에 직원에게 요청을 하면 서비스 밥이 나온다. 면에서 밥으로 달라졌지만, 맛은 여전히 복잡다단하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맛이 참...' 처음 먹어본 맛이니 비교도 안되고, 우리네 비빔국수와는 확연히 다른 맛이다. 

 

마라탕은 특유의 얼얼함 때문에 처음 먹은 날이 마지막 날이었는데, 마제소바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친구들을 따라하고 싶은데, 마라탕도 마제소바도 너무 어렵다. 인생은 복잡다단하기에, 음식만은 단순하게 먹고 싶다. 그나저나 국물라멘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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