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에서 용산공원으로
울산 태화강과 순천만은 국가정원인데, 용산공원은 국가공원이다. 정원과 공원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암튼 국가가 관리하는 곳이다. 그만큼 잘 만들고 가꾸어 나가겠다는 의미이기에, 용산공원의 미래는 밝다. 전반전은 나들목에서 누리방까지, 후반전은 오손도손 오픈하우스에서 용산공원 전시공간까지다.
누리방도 장교숙소이긴 하지만, 카페로 꾸며서 주거공간 느낌은 거의없다. 그에 반해 오손도손은 당시의 생활과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똑똑똑, 실례합니다!
안으로 들어오면 왼편에 욕실과 계단이 있고, 오른편으로 아이들 놀이방과 주방 그리고 거실이 이어져 있다. 외관도 그러하더니, 내부도 꽤 이국적이다.
1958년부터 용산기지의 남쪽에 위치한 사우스포스트에는 한국으로 발령받은 미군들의 가족이 생활하였다. 오손도손은 다른 시기에 용산기지에서 생활하던 여섯 가족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이 장소의 각별하고 소중한 애정을 담아냈다.
거실에서 만난 가족은 조이와 잭 배넷 남매로, 2014년 아빠를 따라 한국에 왔고 용산기지 영내에 있는 서울 아메리칸 초등학교를 다녔다.
거실에서 주방 그리고 아이들 놀이방까지 옆에 통로가 있는데도, 이렇게 벽을 뚫어서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감시용은 과한 상상이고,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지 않았나 싶다.
2층에는 총 4개의 방으로 되어 있고, 각 방에는 이곳을 머물다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침대나 가구 등 실제 어떻게 생활했는지 재현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허전하게 텅 비어있다.
누리방과 오손도손 오픈하우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건물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활용방안을 수립해 보수공사가 끝나면 개방을 한다고 하니,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두루두루는 파빌리온으로 야외공간이다. 3개 건물이 모두 두루두루를 향하고 있다. 아이들은 맘놓고 뛰어 놀았을 테고, 주말이나 행사가 있는 날에는 가족파티가 열렸을 거다. 높은 담장과 철조망 속 이렇게 따뜻한 분위기였다니, 살짝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용산의 담장은 상징존으로 허물어진 실제 벽돌담장을 전시해 놓고 있다. 여전히 남아 있는 담장도 하나둘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남은 자리는 푸르른 공원으로 채워질 것이다.
미군기지는 용산 면적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장교숙소 5단지는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 2016년을 시작으로 용산기지의 평택이전이 진행 중이며, 부지반환절차와 추가적인 상세조사를 거쳐 공원조성 실행계획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용산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군사적 가치가 높아, 외국군이 용산을 가만두지 않았다고 한다. 13세기 고려말에는 몽고군이, 16세기 임진왜란때는 왜군이, 19세기 청일전쟁 시에는 일본군이 용산을 주둔지로 사용했다.
해방 후 미7사단은 군사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용산기지에 정착하게 된다. 1948년 주한미군이 철수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시 용산기지를 사용하게 되고,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 간에 용산기지 평택 이전을 합의하고, 용산공원조성 특별법을 제정하게 된다.
가야할 곳은 다 갔지만, 여전히 용산공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으니깐.
온전한 용산공원이 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깐. 그때가 오면, 가로막혔있던 장벽과 철조망은 사라지고, 남산타워가 훤히 보이는 멋진 공원이 되어 있을 거다. 너무 확 변하지 말고, 용산미군기지였던 모습도 조금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나름 베스트 컷! 용산공원은 입장료는 없으며, 외부공간은 9시~18시, 내부공간은 9시~17시까지 운영한다. 용산공원과 용산가족공원을 혼동할 수 있으니, 지하철역은 중앙선 서빙고역, 주소는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221다.
2021.11.17 - 용산 미군기지 아니고 용산공원이라네 (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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