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동 북한산제빵소 광화문점
무화과는 생과일보다는 가공이 된 상태로 먹을 때가 더 많다. 특히 빵과 함께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화과 특유의 독특한 식감은 퍽퍽한 깜빠뉴와도 잘 어울린다. 여기에 초코 과잉 빵오쇼콜라와 카페라떼를 추가하면 아니 좋을 수 없다. 늦가을의 낭만은 빵과 함께, 내수동에 있는 북한산제빵소 광화문점이다.
봄에 오고, 여름에 왔으니, 가을에도 와야 한다. 겨울로 바삐 가는 중이지만, 아직은 가을이다. 본점이 은평한옥마을에 있어 지금가면 늦가을의 낭만을 제대로 만끽할텐데, 은평보다는 광화문(내수동)이 더 가깝다.
빵 나오는 시간이 1시 이후로 없다. 고로 늦게 가면 인기있는 빵을 못 먹을 수 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어찌하다보니 또 늦은 오후에 도착을 했다.
예상은 했는데, 역시나 진열대에 여백의 미가 많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그들보다 일찍 가야지 원하는 빵을 먹을 수 있다. 1시 무렵도 괜찮은데 2시 이후에 도착을 하면, 공간은 널널하지만 빵은 허전하다.
2시가 넘으면 커피를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페인에 약해서 잠을 못자니깐. 그래도 가끔은 커피를 마시고 싶을때가 있다. 그럴때는 우유를 도움을 받아 카페라떼(5,000원)를 마신다.
1층에 사람이 많아서 2층으로 올라왔다. 입구에서 만났던 나무와 눈높이를 맞추고, 잠시나마 가을의 여유를 그리고 한가한 오후를 보낸다. 나에게 있어 인생만화라 할 수 있는 빨간머리 앤을 보면서 말이다. 영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성우가 달라졌다. 빨간머리 앤은 왓차에서 볼 수 있다.
아트까지는 필요없지만, 예쁜 하트를 망가뜨리기 싫어 한방향으로만 마신다.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아 달달함은 없지만, 우유가 커피의 쓴맛을 꽉 잡았다.
깜빠뉴는 프랑스어로 시골빵이라고 한다. 정제하지 않은 통밀 혹은 호밀을 사용해서 만들기에 거친 식감과 자연발효 특유의 시큼한 산미가 특징이다. 고소하고 담백함이 있긴 하지만, 하얀 밀가루로 만든 빵에 비해서는 맛은 그닥이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깜빠뉴를 먹어야 한다.
그냥 깜빠뉴라면 절대 고르지 않았을텐데, 이건 무화과 깜빠뉴(4,800원)다. 빵 속에 호두같은 견과류가 있지만, 빵만 먹으니 부드러움은 1도 없고 퍽퍽하기만 하다. 여기에 무화과를 더하면, 특유의 식감과 달달함이 더해져 잼이나 버터가 없어도 술술 넘어간다.
가끔은 미친듯이 초콜릿이 먹고 싶을때가 있다. 결이 살아 있는 크루아상 위에는 초콜릿 가루가 살포시 내려앉았다. 초코 가루에 초코칩까지 온세상이 초코초코하다. 깜빠뉴와 달리 겁나 부드러운 식감에 초코의 달달함까지 건강도 좋지만 가끔은 나쁘게 살고 싶다.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의미하는 크루아상의 단점은 부스러기가 많다는 거다. 이번에는 일부러 부스러기를 많이 만들었다. 왜나하면 무화과가 없는 깜빠뉴에 초코를 겯들이고 싶으니깐. 역시 건강보다는 맛이 먼저다.
호밀빵을 먹을때 초코를 더한다. 요거요거 아주 괜찮은 공식이다. 단, 건강을 생각해서 다크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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