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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공원

DSLR를 구입하고 출사를 자주 다녔던 시절, 뻔질나게 선유도공원을 드나들었다. 풍경은 기본에 가끔은 모델 출사도 했고, 밤에는 선유교 야경을 찍기도 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걷다보니 새록새록 추억이 떠오른다. 자주 왔어야 하는데, 안녕~ 선유도공원.

 

바다에만 섬이 있다는 생각은 (경기도) 오산이다. 서울 한강에도 섬이 은근 많다. 육지같은 섬 여의도가 있고, 멍때리기 좋은 노들섬이 있으며,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밤섬이 있다. 그리고 사진 출사지로 유명한 섬, 선유도가 있다. 예전에는 주말마다 왔었는데, 이번에는 10년 정도 됐나 보다. 암튼 겁나 오랜만이다. 

 

선유교에서 바라본 선유도공원 전경

선유도공원에 가려면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양화대교냐? 아니면 선유교냐? 나의 선택은 선유교다. 선유교 야경을 찍으러 왔던 적도 있고, 양화대교보다는 여기가 더 편하다. 한낮이 아니라 오전에 왔는데도 여름이라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난다. 양산을 챙겼는데도, 햇살이 참 따갑다.

 

선유도가 공원이 되기 전, 한강의 아름다운 정취와 서울의 산자락을 바라보는 경승지였다고 한다. 선유봉이라 불렀는데, 겸재 정선의 작품에 선유봉의 절경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선유도공원 그 어디에도 선유봉은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이기심땜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1930년대 대홍수 이후로 제방을 쌓고 여의도 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선유봉의 암석들이 채취됐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선유봉은 흔적조차 남지 않았고, 사람들로부터 잊혀진 섬이 됐다. 선유도의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78년 오염된 한강물을 식수로 바꾸는 선유정수장이 됐다.

 

환경놀이터!
원형극장!

갈 수 없던 섬, 선유도는 도시재생을 만나 2002년 친환경생태공원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예전에는 아마추어가 전문가 흉내를 낸다고 사진에만 몰두했지, 선유도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전문가가 아님을 알기에 역사공부를 더 많이 했다. 환경놀이터는 녹슨 송수관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

 

시간의 정원!

시간의 정원은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해 꾸민 공간이다. 폐허가 된 마을을 자연이 보듬어 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어릴때 봤던 만화,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리게 한다. 요즘 친구들은 코난을 모를테니, 유산슬이 부른 합정역 5번출구 뮤직비디오 배경이 바로 여기다.

 

물길 그리고 사람길

다른 곳과 달리, 여기만 유독 사람들이 모여있다. 서로가 서로의 인물사진을 찍어주고 있다는 건, 매력 포인트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곳을 스쳐 지나갈 사람이 아니다. 가까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수국이 짠~

시간의 정원 끝부분이라고 해야 할까나? 담쟁이덩굴 아래 살포시 수국이 피었다. 군락지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담스럽게 핀 수국이다. 수국을 참 좋아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렇게 선물처럼 만나니 아니 좋을 수 없다. 

 

음습하다 했더니 모기 물렸다~

선유도공원은 정수장이던 세월의 때와 시간의 흔적을 지워버리지 않고 도시재생을 했고, 지금은 자연생태공원으로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나저나 여기서 물린 모기 자국이 일주일이나 지속됐다. 얼마나 독한 모기인지 약을 발라도 발라도 낫지 않고 빨갛게 부어있다. 재생테이프까지 동원해서야 부기를 잡았다.

 

시간의 정원아~ 안녕!
수생식물원!

수생식물원에 수질정화원까지 선유도공원에는 물이 참 많다. 아마도 선유정수장이던 시절을 기억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8월에 오면 더 많은 수련과 연꽃을 볼 수 있을텐데, 그때는 꼭 모기 퇴치팔찌를 할 것이다. 여름 꽃은 좋은데, 모기는 극혐이니깐.

 

수생식물원 안녕~

녹색 기둥의 정원은 출사를 다니던 시절 필수 코스였다. 나무인 듯 나무 아닌 담쟁이 덩굴이다.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지붕을 들어내고 기둥만을 남겼고, 회색 콘크리트는 담쟁이를 만나 멋진 나무가 됐다. 묘한 분위기라서 찾는 이도 많고, 인생사진을 남기는 이도 많다. 

 

정수장의 시설들을 중앙에서 통제하던 관리본관은 건물을 허물고 그자리에 나무를 심고 길을 만들었다. 나무에 멍이 든 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런 모습인 것일까? 패인 자국이 너무나 많다.

 

선유정수장이던 시절, 많은 빗물 유입 시 내부에 있는 빗물을 한강으로 방류할 때 사용했던 우수(빗물)방유 밸브라고 한다.

 

자작나무 뒤 녹색기둥의 정원!
온실도 있다네~
연못 위 열대수련, 다양한 꽃들!

온실 규모는 직지만, 켄챠야자 같은 이국적인 식물부터 떡갈잎 고무나무 같은 관엽식물까지 사계절내내 다채로운 식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온실 한바퀴를 도는데, 2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물론 나무를 하나하나 유심히 본다면 10분도 넘게 걸릴 거다. 느낌 아니까, 사진만 담고 이동했다.

 

수질정화원!
구 약품저장탱크, 현 수경기계실

자연생태공원으로 한다면, 옛 흔적을 싹 지워도 됐을텐데 선유동공원은 정수장이던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뒀다. 회색 콘크리트에 물얼룩과 녹슨 자국 등 미래소년 코난의 한 장면을에 떠올리게 한다. 자연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흔적들은 어느새 자연의 일부가 됐다. 

 

거북이 아님 말고!

선유정은 옛 선유정을 복원해 선인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는데, 현재는 입장 불가다. 이유는 간단하다. 코시국이니깐. 날씨가 좋으면 멀리 인왕산, 남산, 북한상 그리고 도봉산까지 볼 수 있다는데 흐린하늘이라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선유정 옆에서 바라본 성산대교 방면!

선유정 옆에 서서 양화대교를 바라본다. 흐린 하늘은 야속하지만, 이리도 좋은 선유도공원을 그동안 왜 안왔는지 모르겠다. 서울숲이니 올림픽 공원이니 먼 곳만 바라봤는데, 이제는 가까이에 있는 선유도공원을 바라봐야겠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가을 선유도공원을 담으러 꼭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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