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옥상정원 & 서울로7017
서울역이나 남대문시장, 명동에 갈 일이 있으면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을 한다. 이유는 공중부양까지는 아니고 공중을 걷기 위해서다. 사람길이 된 서울로7017는 장미가 만발했고, 서울역 옥상은 주차장에서 정원이 됐다. 걷는맛이 있는 공중길 서울역옥상정원과 서울로7017이다.
서울역옥상정원이라고 해서, 구 서울역사 옥상인 줄 알았는데 롯데마트 서울역점 옥상이다. 야외 주차장이었던 700평 규모의 옥상을 서울역 일대를 조망하면서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옥상정원으로 도시재생을 했다. 옥상답게 전망은 건물뿐이지만, 하늘이 좋고 푸르름이 좋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옥상을 보고 엄청 좋아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유는 방수처리를 위해 녹색페인트를 발랐는데, 페인트가 아니라 잔디로 착각을 했기 때문이다. 옥상정원으로 착각한 그들에게 서울역옥상정원을 보여주고 싶다. 진짜 옥상정원을 원한다면, 여기로 오라고 말이다.
녹색 페인트 아니고, 진짜 살아 있는 푸르름이다. 개인적으로 옥상정원을 갖게 된다면, 꽃도 좋지만 텃밭을 가꾸고 싶다. 벌레는 무섭지만, 직접 키운 채소로 고기 파티를 매우 몹시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아파트라서 옥상이 없다.
덩굴장미가 아직은 신생아(?) 수준지만, 내년에는 청소년으로 쑥쑥 성장하길...
서울역옥상정원은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서울로7017과 연결되어 있어, 공중보행길을 통해 이동이 가능하다.
옥상정원에서 감질나게 봤던 장미를 드디어 원없이 볼 줄 알았는데, 절정 시기를 놓쳤다. 만발을 기대했는데, 많이 허전하다. 작년에 원없이 봐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살짝 아쉽긴 하다.
서울로7017의 최대 장점이라면, 꽃과 나무의 이름을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거다. 화분마다 이름이 적혀 있기에, 안보려고 해도 싶어도 저절로 보게 된다.
몰랐을때는 그저 장미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아니깐. 왼쪽 장미는 윈쇼튼(Winschoten), 오른쪽 장미는 오렌지 메이안디나(Orange Meillandina)다.
올해는 푸른수목원에서 장미를 원없이 봤으니, 그나마 덜 아쉽다. 장미마당은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서울로7017 탐험(?)이다. 워낙 자주 왔기에, 장미마당을 지나 조금 빠르게 걸어서 남대문시장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볼거리를 만나게 된다.
관심을 두지 않았더라면, 그냥 앵도나무구나, 모과나무구나 하면서 나무만 보고 지나갔을 거다. 하지만 푸른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작은 열매에 시선이 뙇! 서울촌사람에게 신기한 자연탐험 시간, 요이땅~
예전같았으면 무슨 무슨 나무구나 하면서 지나갔을 이 길을, 지금은 혹시 열매가 있나 없나 살피면서 걷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느리게 걷게 되고, 색다른 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름표가 없었다면 모과와 매실의 차이를 몰랐을 거다. 허나 아까는 모과, 지금은 매실이다. 열매가 있다고 하지만, 사진만 찍을뿐 절대 만지지 않는다. 그리고 따로 농약을 치지 않는다고 해도 주변을 바라보면 먹고 싶다는 생각 단 1도 들지 않는다. 고로 먹지 말고 그저 바라만 봐야한다.
빨간머리 앤이 자작나무 숲을 좋아하듯, 서울로7017 자작나무 구간을 가장 좋아한다. 몇 그루 안되는 자작나무도 이렇게 나 좋아하는데, 강원도 인제에 있는 자작나무숲에 가면 너무 좋아서 미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여태껏 안가고 있다?
호수나 저수지는 아니지만, 서울로7017에도 수생색물원이 있다. 아직은 이른감이 있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오면 수련에 연꽃까지 허전함이 꽉 채워질 것이다.
배롱나무의 화사한 진분홍 꽃은 아직이다. 왜냐하면 8월에 피기 때문이다. '너는 연꽃 필때 다시 만나자.'
이름표가 없었더라면 앵도나무 열매가 여기도 또 있네 했을 거다. 하지만 요건 보리수나무 열매로, 난생처음 봤다. 어떤 맛일까 궁금하긴 하나, 먹지 않고 바라만 봐야 하기에 사진만 찍었다. 검색을 하니 감귤 맛이 난다고 하던데, 마트나 시장에서 판매를 한다면 사서 먹어보고 싶다.
왕대는 외로워~ 다른 나무들도 그렇지만, 특히 대나무는 숲이 좋지, 몇 그루는 너무 외로워 보인다.
계절은 참 솔직하다. 아직 봄인 줄 아는지, 여름 꽃은 현재 준비 중이다. 연꽃, 배롱나무 그리고 수국까지 선글라스에 양산까지 태양을 피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다시 와야겠다.
주산지가 울릉도인 섬기린초가 서울로7017에 있다. 노란 꽃이 7월 경에 핀다고 하니, 뙤약볕은 싫지만 다시 와야겠다. 초창기와 달리 봄꽃과 야경이 아니면 이동을 위해 걷기 바빴다. 느리게 천천히 걸으며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을 그동안 놓치고 있었다. 봄꽃에 이어 여름꽃 그리고 가을 단풍까지 분기별로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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