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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봄 덕수궁

깊어가는 가을과 달리 봄은 진해져간다. 3월의 푸릇푸릇함은 4월의 풋풋함을 지나 5월의 싱그러움으로 이어진다. 6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싱그러운 봄을 만나러 덕수궁으로 간다.

 

개인적으로 5월의 싱그러움을 좋아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탓인지, 초록잎이 아직은 연두빛을 띠고 있다. 4월은 너무 빠르고, 6월은 너무 늦다. 화려한 장미가 등장하기 전, 싱그러운 나뭇잎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지금이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수목원에 가고 하지만, 맘과 달리 묶인 몸이라 멀리 갈 수가 없다. 

도심에서 수목원 느낌이 나는 그런 곳이 없나 하고 곰곰이 생각을 하니, 고궁이라는 단어가 스멀스멀 떠오른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에서 어디를 갈까? 싱그러움과 함께 하는 봄날 산책지는 바로바로바로~ 덕수궁이다. 

 

월대 재현으로 내년 봄, 달라진 덕수궁을 기대해본다. 코로나19로 인해 석조전은 관람이 중단됐다.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11월에 왔는데, 이번에는 봄의 정취를 즐기러 5월에 왔다. 울긋불긋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었던 나무들은 봄과 함께 푸르름으로 갈아입었다. 

 

미세먼지로 인해 푸른하늘을 만나기 참 힘들었는데, 제대로 5월의 멋진날을 보내라는 신의 계시인지 하늘조차 푸르르다. '아~ 날씨 겁나게 좋다.'

 

덕수궁에 대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 그저 5월의 싱그러움을 즐긴다.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정말로 수목원에 온 듯 차소리는 들리지 않고 바람을 따라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도 귀도 그리고 마음까지 정화되는 순간이다.

 

덕수궁 광명문

3월과 4월은 봄꽃의 향연이라면, 5월은 초록 나뭇잎의 향연이다. 더 진해지기 전, 6월이 오기 전, 지금 이순간을 기록해야 한다. 왜냐하면 5월의 싱그러움을 사랑하니깐.

 

초록잎만 사랑한다고 봄바람이 시샘을 하는지, 바람이 꽤 강하게 분다. 손으로 잡고 찍을 수도 없고,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그렇게 한참을 청단풍을 보고 또 봤다.

 

하늘 참 좋을시고~
덕수궁 중화문 그리고 중화전!
요렇게 바라보는 것도 나름 괜찮네~

역사공부가 아니라 봄산책이기에 전각은 대충, 그저 자연에 집중한다. 지난 가을 노란 카펫을 만들어 준 은행잎은 현재 초록초록이다. 

 

죽은 나무인 줄 알았는데~

덕수궁에 오면 총 3번의 쉼을 갖는다. 첫번째는 석조전을 마주하고 있는 등나무 벤치다. 힘들어서 쉬는 게 아니라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다.

 

연보랏빛 등나무꽃!

절경이고요. 장관이네요가 절로 나온다. 역시 푸른하늘이 있어야 사진이 산다. 석조전 내부 관람은 할 수 없지만, 예전에 했었기에 그리 아쉽지 않다. 물론 내부도 같이 보면 더 좋겠지만, 이런 풍경을 마주하고 있으니 더 바랄게 없다.

왼쪽에 있는 건물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다. 덕수궁에 10번 이상은 온 듯한데, 생각해보니 미술관은 한번도 간 적이 없다. 지붕 밖이 온통 작품인데 굳이 안으로 들어가 필요를 느끼지 못했나 보다.

 

수양벚나무를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앞에 두고도 몰라보는 나는 참 바부다. 아무래도 꽃이 필때 본 적이 없어서 그랬나 보다. 5월의 싱그러움도 좋지만, 내년에는 벚꽃이 필때 와야겠다.

 

석조전은 현재 장애인용 승강기 설치 공사 중이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훼철된 덕수궁 돈덕전은 여전히 재건공사 중이다. 석조전 뒤편으로 오면 마치 수목원에 온듯 강렬한 푸르름을 만나게 된다.

 

너만 여전히 가을이구나~

아무도 없기에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미세먼지도 없고, 나무가 내뿜은 신선한 공기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다. 서울 도심 한복판이지만, 나무가 주는 공기맛이 확실히 다르다. '아~ 상쾌하다.'

 

덕수궁 정관헌!

첫번째는 석조전을 마주하는 등나무 벤치였다면, 두번째는 정관헌을 마주하는 청단풍나무 아래 의자다. 정관헌에서 고종은 커피를 즐겨마셨지만, 나는 텀블러에 챙겨온 맹물을 마신다. 왜냐하면 카페인에 약한 1인이니깐.

 

백송!

창경궁에서 봤던 백송이 덕수궁에도 있다. 백송은 어릴때 초록색이 들어있는 푸른빛이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차츰 흰 얼룩무늬가 많아진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이 원산지인데, 조선시대 사신으로 간 관리들이 귀국을 하면서 솔방울을 가져다 심은 것이 여기 저기 퍼졌다고 한다.

 

덕수궁 한바퀴를 하다보면 마지막 코스는 늘 연못이다. 내심 반영을 기대했는데, 물 위에 뭐가 참 많다. 일부러 천천히 걷기도 했지만, 충분하게 쉼을 갖다보니 덕수궁에 온지 한시간 하고도 30분이나 지났다.

12시가 됐고,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온다. 근처에 사찰이 있나 했는데, 절이 아니라 서울성공회성당이다. 싱그러움은 눈으로, 신선한 공기는 코로, 경견한 종소리는 귀로 맞이한다. 

 

세번째 쉼은 중화전 옆 벤치다. 다른 곳에 비해 사람이 많아서 그리 오래 앉아 있지 못했지만, 다시 못올 2021년 5월을 충분히 즐겼다. 예전같으면 여기저기 많이 다녔을텐데, 아쉬운 만족은 올해까지만이다. 덕수궁에서의 봄나들이 끄읕~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 역사관 옛모습 그대로

원래는 유럽식 궁궐이었는데, 미술관, 의사당, 회의장, 박물관, 다시 미술관, 전시관, 사무소 등으로 많이도 바꿨다. 갖다 쓰더라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주면 되는데, 변신은 훼손을 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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