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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바다 그리고 모래작품 전시회 (feat. 샌드 쥬라기월드)

사람도 얼굴이 다 다르듯, 바다도 그런가 보다. 기장 앞바다는 비에 바람까지 불어도 호수처럼 잔잔한데, 해운대 앞바다는 중2병이라도 걸렸는지 잔뜩 성이 났다. 호수같은 바다도 좋지만, 확실히 바다는 화가 나 있어야 보는 맛이 있다. 더불어 모래작품 관람까지 부산 해운대 바다와 샌드 쥬라기월드다.

 

구름은 많지만 어제와 달리 하늘은 푸르기만 하다. 비가 오지 않으니 이제야 여행할 맛이 나는데, 부산여행 둘째날은 친구없이 나혼자 다녀야 한다. 백팩에 작은 에코백 그리고 가볍지만 부피가 큰 미역 봉다리까지 차없이 걸어서 다니려고 하니 겁나 불편하다. 호텔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오긴 왔는데, 바다 구경을 하려니 넘 거추장스럽다.

 

해운대 관광안내소!

와~ 바다다 하면서 달려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다. 거추장스러운 짐을 맡겨야 해서다. 해운대관광안내소에 들어가니, 짐을 맡길 수 있는 물품보관함이 있다. 백팩만 넣으면 천원이면 되는데, 부피가 큰 미역 봉다리때문에 거금(?) 2,000원을 내고 맡겼다. 두어시간 보관을 했으면 아깝지 않을텐데, 30분 뒤에 다시 찾으러 왔다는 거, 안 비밀이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기보다는 잔뜩 성이 나야 멋져 보인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동백섬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그럼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짐을 찾아야 하니깐. 동백섬을 지나 옵스에 가서 빵을 먹으면 딱인데, 맡겨 놓은 짐때문에 포기다. 그런데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 옵스 매장이 있어, 이날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누가 버린 것일까?

어제는 비때문에 우산이 필요했고, 지금은 강한 햇살땜에 우산(양산)이 필요하다. 카메라와 어른폰 그리고 카드지갑만 빼고 나머지는 물품보관함에서 쉬고 있다. 다시 가면 되는데, 그것도 귀찮아서 햇살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외선 크림을 야무지게 발랐으니깐.

 

방향을 바꿀 수 없어~

동백섬을 한번 봤으니,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그러나 돌리지 않고 계속 한 방향만 바라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귀한 내 카메라에 엘00을 담기 싫으니깐. 

 

바다를 좋아하긴 하지만, 구경하는 건 10분이면 족하다. 남들은 백사장을 걸어다니면서 바다를 바라보던데, 포인트를 정하고 앞뒤옆으로 살짝만 움직일뿐 걸어다니지 않는다. 걸다보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지고, 모래가 친구하자면서 신발 속으로 들어오는 게 싫어서다.

그래서 일출이나 일몰이 아니면, 바다 구경은 10분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30분 이상 걸렸다. 왜냐하면 모래작품 전시회, 샌드 쥬리기월드를 보기 위해서다. 

 

해운대에 공룡이 나타났다!

해운대모래축제는 2005년 APEC 정상회의 기념행사로 처음 개최가 되었다. 축제를 안했던 적이 없었는데,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취소가 됐다고 한다. 올해도 코로나 시국이라 축제가 아닌 모래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그저 바다만 보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모래작품 전시회라니 운이 좋다. 그런데 운영시간이 오후 6시부터란다. 해가 지고, 조명과 함께 보는 전시회인 듯 싶은데, 아침에 왔으니 조명은 햇빛뿐이다. 운영시간이 아니라서 관람데크 출입은 안되지만, 야외공간이다 보니 거리두기를 하면 볼 수 있다.

 

암모나이트!

가까이에서 보면, 어떤 작품 아니 어떤 공룡인지 일일이 확인이 가능한데, 멀리서 보니 어렵다. 해가 지고 다시 오면 좋겠지만, 앞으로 4시간 후 서울행 KTX를 타야 한다. 아쉬움은 크지만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예정에 없던 모래작품 전시회이니깐.

 

디테일의 끝판왕이라고 해야 할까나? 말벅지를 능가하는 룡벅지다. 재료는 모래와 물일텐데, 어쩜 이렇게도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까? 와~ 와우~ 감탄사 말고는 더이상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살아 있는 듯 디테일 인정!

공룡을 엄청 좋아하는 조카를 따라서 나름 공룡 이름을 좀 외웠다 생각했는데, 하나도 모르겠다. 안내문이라도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대포 렌즈라면 모를까? 200줌으로는 어림도 없다.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알아요." 

진짜 해운대에 공룡이 나타난다면, 어디가 가장 먼저 공격을 받을까? 아무래도 고층건물일테고, 가장 가까운 그곳이 타깃이 될 확률이 높을 거다. 이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임을 밝힌다.

여행은 계획대로 착착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아무 준비없이 발길 닿는 대로 다니는 것도 좋다. 고로 이번 부산여행의 마지막은 걷다보니 어느새 해리단길에 왔고, 왔으니 점심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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