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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문박물관마을

영화처럼 동상이 살아서 움직이지는 않지만, 마치 살아 있기라도 한 듯 늘 새롭다. 갈때마다 똑같다면 재미가 없는데,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갈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하드웨어는 그대로이지만, 소프트웨어는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나보다. 일년 만에 다시 찾은,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이번에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온 이유는 마을 구경도 좋지만, 돈의문 AR, VR 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현재 모습이 아닌 옛날 돈의문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복원을 하면 좋겠지만, 너무 큰 바람임을 알기에 현실은 현실인데 가상현실에서 돈의문을 만난다.

 

돈의문은 일제에 의해 멸실되었지만, 유일하게 현판만 현존하고 있다고 한다. 원판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체험관에 있는 현판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김각한 장인이 제작한 재현본이다.

 

현판 옆으로는 미니어처 돈의문이 전시되어 있고, 밖에 있는 모니터로 돈의문을 모습을 여러각도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체험관 2, 3층에서 VR 장비를 착용하면 좀 더 생생하게 돈의문을 만날 수 있다.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서울 성곽의 4대문 가운데 서쪽 큰 문을 담당했던 서대문(돈의문)은 확실히 있었다.

 

VR체험만 하고 가면 재미가 없으니, 겸사겸사 마을구경을 해야겠다. 마을이 살아 있다고 했으니, 작년에 없던 전시물이나 공간 위주로 둘러봤다. 코시국이라서 마을 한바퀴를 하기 전, 마을 안내소부터 들려야 한다. 왜냐하면 손소독에 QR코드 등 개인방역을 해야 하니깐.

 

손목밴드가 있어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요~
마을안내소 옆에 있는 한옥 중 한 곳!

추억의 공기놀이다. 라떼는 플라스틱 공깃돌이었는데, 여기는 나무공깃돌이다. 나무는 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영 어색하다. 어렸을때 쉬지않고 50년까지 쭉 갔는데, 지금은 3단에서 꼭 실수를 한다.

 

딱지치기는 나름 쫌 했는데, 제기차기는 영 소질이 없었다. 아무도 없기에 도전을 해볼까 하다가, 슬쩍 만져보고 내려놨다. 그때나 지금이나 잘할 자신이 없어서다. 시국이 시국이니, 추억의 놀이기구 옆에는 항상 손소독제가 있다. 

 

돈의문상회!

우리에게는 익숙하고 친숙한 고무신. 본 적은 참 많은데, 신어본 적은 없다. 착용감이 어떨까 궁금하지만, 판매용이라서 바라만 봤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신어볼 기회가 생긴다면 꽃고무신을 신고 싶다.

 

스탬프 찍는 곳에도 손소독제는 필수!
윷놀이 그리고 투호던지기!
돈의문구락부!

구락부는 클럽을 한자로 음역한 근대 사교모임을 말한다. 외관은 그대로인데, 내부가 달라졌다. 인스타 갬성이라고 해야 할까나? 셀카를 찍을까 말까 살짝 고민을 했다. 참, 노래방 기계도 있던데, 그당시 모던걸이 되어 한곡조 뽑고 싶었으나 부끄러움이 많아서 생각만 했다.

 

포토존이 아닐까?!
모던 걸 옷방인 듯!

모던 걸(신여성)은 근대적 지식과 문물, 이념을 체현한 여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1920년대 당시 신여성들의 자유연애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했다고 한다. 박가분, 타미나크림, 비엔나영양크림 등 그때나 지금이나 화장품은 여성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이다. 참, 의상이나 소품은 착용이 안되니,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 

 

구락부 2층!

1층이 개방된 공간이라면, 2층은 그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은밀한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연령제한이 없으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구락부라서 모던보이를? 아이들이 놀고 있는 사진 속 벽면에는 영화 모던보이가 상영 중이다.

 

새문안극장!

리어카 목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봤다고 하고 싶은데, 어릴때 타본 적이 있다. 지금 보니 진짜 별 거 아닌데, 그때는 리어커 아저씨만 오면 타고 싶어서 엄마한테 떼를 썼다. 이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다시 보다니, 무지 반갑다.

 

영구 없다~
영화는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맨발의 청춘인듯!
돈의문 컴퓨타 게임장!

에전 학교 앞에는 무조건 문방구가 있었다. 어릴때 슈퍼마켓 또는 문방구집 친구가 부러웠다. 슈퍼집 아이는 늘 무언가를 먹고 있었고, 문방구집 아이는 딱지에 구슬 그리고 종이인형까지 다 갖고 있었다. 거들먹거리는 모습은 얄밉지만 부러웠기에, 그 친구를 이겨본 적이 없다.

 

실제로 게임을 할 수 있다. 고장 표시가 아니라 거리두기 표시임. 그때나 지금이나 갤러그를 하면 초반에서 다 깨진다. 그때도 지금도 게알못이니깐. 

 

2층은 만화방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모습은 지난번과 똑같아서, 동전딱지와 못난이 인형만 담았다. 딱지는 잘 못했지만, 지우개씨름은 좀 했다. 삶은 지금이 훨씬 윤택해졌지만, 놀이터에서 다방구를 하면서 놀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사방치기 달인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여기는 아해로 골목놀이관으로, 개화기 이전부터 골목놀이에 대해 나와있다.

개화기 이전에는 공기놀이, 자치기, 제기차기, 줄다리기, 실뜨기, 투호놀이, 팽기치기 등.
개화기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도야지몰기, 깡통치기, 만세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수건돌리기, 돌줍기, 동대문 열기 등.
전쟁이후 산업회시기에는 깽깽이, 다방구, 동서남북, 공차기, 김일성놀이, 삼팔선놀이, 종이인형, 지우개 따먹기 등.
서울올림픽 전후 현대는 빙고, 피구, 공공칠빵, 발야구, 와리가리, 아이엠그라운드, 부루마블, 스카이콩콩 등

골목놀이의 역사가 어마어마하다. 개화기 이전에 했던 제기차기를 지금도 하고 있으니, 잼있는 놀이는 세대가 바뀌어도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미래유산관!

서울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이다.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 등을 이해하는데 현저하게 도움이 되는 것, 서울을 소재 또는 배경으로 하는 작품 또는 서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기념물, 특색있는 장소 또는 경관으로서 서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 그리고 서울의 생활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현저하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신촌에는 독수리다방, 대학로에는 학림다방!

구별로 서울미래유산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분야라 평래옥, 역전회관, 나폴레옹 과자점, 안동장 등 주로 식당 위주로 다녔는데, 범위를 넓혀서 더 많은 서울미래유산을 만나보고 싶다.

 

그림으로 만나는 서울미래유산!

왼쪽 위부터 라 칸티나, 미네르바, 석파랑(손재형 옛가옥), 영등포산업교회&성문밖교회. 왼쪽 아래부터 북정마을, 학림다방, 동흥관, 청진옥이다. 이중에서 북정마을만 가봤는데, 나머지 곳도 다 가보고 싶다.

 

요즘도 편의점에서 얼음을 팔고 있지만, 지금 얼음과 그때 얼음은 다르다. 지금과 달리 얼음이 무지 귀했던 그때 그시절이다.

 

시민갤러리!

나의 추억이 역사가 되는 곳으로, 시민수집가들이 소중한 생활유산을 보여주는 시민 참여형 전시공간이다. 이영진 수집가의 나의 미니카 수집이야기가 전시 중이다. 약 200여점의 미니카를 볼 수 있으며, 9월 5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나는 나무에서 핸드폰이 나오는 나무를 그렸습니다." 동심은 동심인데, 그림을 그린 아이는 휴대폰이 무지 갖고 싶었나 보다. 미니카 전시관 옆 또다른 공간은 동심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작년에는 없던 스탬프 투어가 생겼다. 마을 구경을 하면서 도장 하나씩 받는 기분도 쏠쏠하니 괜찮다. 선물은 저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된다. 

 

마을의 골목은 이웃과 정을 나누던 소통의 장이었다. 밥 짓는 냄새, 아이들 웃음소리, 두부장수의 종소리,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화분들, 어머니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던 평상은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사라져갔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그때 그시절, 일상이던 모습들을 이제는 박물관에 가야 만날 수 있다니 서글프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을 걷다 추억을 만나다

돈의문박물관마을 금세 다시 가려고 했는데, 어느새 반년이 훌쩍 지났다. 늦어도 올 초에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잠정휴관이 됐다. 기다리고 기다리니 부분개관 소식이 들려온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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