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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동 굴뚝배기전문점모려

겨울은 먹거리가 넘쳐나는 계절이다. 굴과 매생이를 시작으로 꼬막 그리고 방어회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그런데 과메기는 아직이다. 혼밥이 가능하다면 진작에 해치웠을텐데 둘이서 먹어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드디어 그날이 왔고, 굴전문점이지만 과메기를 먹으러 갔다. 내수동에 있는 굴뚝배기전문점 모려다.

 

지난번에는 혼자였기에 굴정식을 먹었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 그때 놓쳤던 과메기, 지금은 놓치지 않을테다. 친구와 만나자고 했을때, 무조건 여기에 가야 한다고 우겼다. 과메기를 먹어야 하니깐. 한때는 포항 구룡포까지 가서 과메기를 먹기도 했는데, 올 겨울은 못 먹고 지나가는구나 했다. 하지만 기회가 왔고, 절대 놓쳐서는 아니 된다.

 

어디에 앉을지 당신 자유~

충무로에 과메기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 과메기하면 그 집이 생각났는데, 이제는 모려다. 주인장의 강력 추천도 있지만, 맛을 보고 나니 과메기 시즌이 돌아오면 오지 말라고 해도 간다.

 

과메기(소 25,000원)로 시작해 모려정식(12,000원)으로 끝낸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서비스로 나온 멍게탕에 빠져 버리게 될지.

 

굴뚝배기전문점 모려 과메기 등장이오~

기본찬은 늘 그러하듯 변함이 없다. 아삭한 깍두기와 잘 익은 배추김치 그리고 부추무침이 나오고, 양파와 마늘종, 쌈장도 나온다. 과메기를 주문해서 초장이 추가로 나왔다.

 

겨울제철 먹거리 과메기 등장이오~

양이 적은 듯 싶지만 먹다보면 둘이서 먹기 충분하다. 누군가는 비린내가 난다고 하겠지만, 해산물 킬러에게 과메기는 향기로운 향만 날 뿐이다. 올 겨울 처음 만나는 과메기, 격하게 반갑다. 과메기를 더 돋보이게 하는 조연은 김, 다시마, 깻잎, 마늘, 파, 마늘종 그리고 양파다.

 

초장만 살짝 더해 먹어도 좋지만, 기름진 과메기는 단독보다는 조연들과 함께 먹어야 좋다. 김은 무조건 2장, 여기에 다시마를 더하고 마늘과 마늘종, 파 그리고 초장을 올리면 끝이다. 과한 쌈으로 인해 과메기 맛이 사라지지 않을까? 그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워낙 독보적인 녀석(?)이라 어떠한 재료를 만나도 풍미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래서 과메기는 호불호가 확실하다.

 

과메기를 먹을때 김과 깻잎은 함께 할 수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김과 깻잎은 개성이 강하다 보니 따로는 좋은데 함께하면 어정쩡하다. 그에 비해 다시마는 김도 깻잎도 다 수용한다. 굴, 꼬막, 방어를 먹을때도 그랬지만, 특히 과메기는 녹색이를 무조선 소환해야 한다. 과메기가 갖고 있는 깊고 진한 기름을 해결하기 위해서 녹색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한잔에 한점, 아주 좋다.

 

과메기 고수라면 초장보다는 쌈장이다!

과메기는 처음과 끝이 다르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품고 있던 기름을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바로 나왔을때는 기름이 살짝 돌긴해도 매끈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기름종이로 닦아주고 싶을만큼 물광 아니 유광이 됐다. 빠져나온 기름으로 인해 맛은 더 강하고 진하다.

 

국물이 필요할텐데 하면서 주인장은 멍게국(탕)을 서비스로 줬다. 과메기로도 충분히 바다를 즐기고 있는데, 이건 망망대해다. 국이 나오자마자 멍게의 진한 향이 테이블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멍게가 그리 많이 들어 있지도 않은데 어찌나 향이 강한지, 국물 한숟갈에 포로(?)가 되어 버렸다. 성게미역국은 먹어봤지만, 멍게국은 정말 난생처음이다.

 

모려정식을 주문하면 굴전, 굴젓, 생굴이 나온다!

과메기로 1차를 했으니, 모려정식으로 2차를 해야 한다. 과메기만으로는 배가 부르지 않으니깐. 지난번에 굴밥을 먹었기에 이번에는 굴뚝배기(국밥)를 주문했다. 굴국밥이 나오기 전, 생굴과 굴전, 굴젓이 먼저 나온다. 생굴은 신선도가 좋아, 초장없이 그냥 먹어도 비릿한 맛은 일절 없고 굴의 진한 풍미만 느껴진다. 여기에 살짝 데친 굴로 부친 굴전은 계란으로 인해 고소함이 더해졌다. 1인분치고는 양이 많네 했더니, 주인장이 둘이 먹어야 하니 많이 줬단다. 이런 친절에 우리는 그저 무한 감동뿐이다.

 

어리굴젓은 아니고 주인장이 직접 만든 굴젓이다. 짭조름한 굴젓과 함께 먹으라고 밥도 서비스로 나온다. 젓갈은 역시 따끈따끈한 맨밥과 먹어야 제맛이다. 모려에 오면 단품이 아니라 정식을 주문해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뜨거운 굴뚝배기 등장이오~

왜 굴뚝배기전문점 모려라고 했는지 알겠다. 굴국밥으로 많이 불리지만, 여기서는 굴뚝배기라 부른다. 이름만 다를뿐 맛은 거기서 거기겠지 했는데 다르다. 특히 국물맛이 다르다. 

 

계란도 들어있다는 거 안 비밀!

15가지 재료를 넣어 3시간 이상 끓여 만든다고 하더니, 국물이 진하고 깊다. 감기, 몸살, 숙취, 위장장애 시 원기회복에 효과가 좋다고 메뉴판에 나와 있던데, 그때문인지 방금 전에 마신 녹색이가 저 멀리 도망쳤다. 좋아하는 굴은 거들떠도 안보고 연신 국물만 먹고 있다.

 

굴뚝배기도 참 좋은데, 사실 이날 베스트는 멍게탕이다. 짠맛이 강해 밥을 말아서 먹었더니, 짠맛은 줄고 깊고 푸른 바다향만 가득이다. 봄이 오면 멍게비빔밥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멍게굴탕부터 먹어야겠다. 탕에 들어가는 멍게는 숙성 과정을 거친다고 하니, 굳이 봄이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다. 

 

과메기부터 굴뚝배기 그리고 멍게탕까지 음식이 아니라 바다를 먹었다. 밥배 따로 디저트배 따로 있다고 하더니, 포만감을 넘어 과식을 했는데도 커피와 함께 나온 따끈한 식빵에 자꾸만 손이 간다. 이번에는 굴이 빠진 멍게탕이지만, 다음에는 제대로 된 멍게굴탕을 먹으러 가야겠다. 

 

 

 

굴밥 굴전 굴젓 생굴까지 다양하게 내수동 굴뚝배기전문점 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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