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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개화식당

방송에 나온 식당을 그닥 신뢰하지 않지만, 흙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듯 나름 괜찮은 식당이 나올때가 있다. 현지인 친구의 도움이 크긴 했지만, 방송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몰랐을거다. 찜닭 스타일의 깐풍기와 바람이 불면 밥알이 날아가듯 고슬고슬하게 볶아낸 볶음밥은 무조건 같이 먹어야 한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개화식당이다.

 

개화식당? 이름만 듣고는 중국집이라는 생각을 못할거다. 그저 동네(실제는 통복시장 내에 있는 식당)에 있는 백반집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분위기는 진짜 백반집인데, 짜장면, 짬뽕, 유니짜장 등 중화요리를 하는 중국집이다. 오토바이는 있지만, 배달은 하지 않는다.

 

내부가 나뉘어져 있다. 우선 주방쪽으로 몇개의 테이블이 있고,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또다른 공간이 나온다.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가, 확장을 한 것일까?(확실하지 않으니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

 

스브스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
메인 메뉴판

큰 메뉴판이 있지만, 종이에 적혀있는 메뉴판을 더 많이들 보는 거 같다. 왜냐하면 개화식당의 베스트 메뉴만 모아놨으니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8시까지인데,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점심은 언제까지 하는지 모르지만, 저녁 오픈시간은 오후 4시부터다. 생활의 달인 현판에 나와 있듯 깐풍기(25,000원)와 볶음밥(7,000원)을 주문했다. 혼밥이라면 볶음밥만 먹었을텐데 둘이 오니 깐풍기까지 먹는다. 

 

중국집이니 기본찬은 단무지와 양파다. 참, 개화식당에 오기 전에 전화로 문의를 했다. 술을 갖고 가서 마시고 싶은데, 따로 비용을 내야 하나요? 안내도 된단다. 그래서 호랑이배꼽 막걸리를 시작으로 천비향 오양주 약주까지 다 마셔버렸다. 앞으로는 장땡, 지땡 막걸리는 못 마시겠다. 아스파탐이 있고 없고 차이가 이리도 대단하니 말이다. 호랑이배꼽(7,000원)이라고 해서 강한 탁주일 줄 알았는데, 요구르트라고 해도 될 정도로 부드럽다. 몸값은 비싸지만 맛이 좋으니 아니 마실 수가 없다.

 

개화식당 깐풍기 등장이오~

어라~ 깐풍기가 나왔을때, 첫 반응이다. 뭔가 이상하다. 그동안 먹었던 깐풍기는 빨간맛이었는데, 이건 튀긴 찜닭이라고 해야 할까나? 나의 상식을 벗어난 음식이 나왔다. 깐풍기=빨간맛, 공식이 깨졌다. 

 

튀겼지만, 치킨처럼 튀김옷이 과하지 않다. 바삭함은 떨어지지만, 소스와의 조화가 좋다. 찜닭 느낌이 난다는 건, 비주얼일뿐 맛은 확실히 다르다. 찜닭은 국물로 인해 촉촉하다면, 개화식당의 깐풍기는 소스의 기름으로 인해 오일리함은 있지만 기름맛이 절대 과하지 않다. 수분크림보다는 수분에센스라고 해야할까나?  

 

공식이 또 깨졌다. 깐풍기는 순살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개화식당의 깐풍기는 닭뼈가 그대로 있다. 그래서 날개, 다리, 모가지 등등 부위를 바로 알 수 있다. 오리지널 깐풍기는 이런 맛인데 그동안 몰랐던 것일까? 소스로 인해 첫맛은 짭짤하지만, 계속 먹다보면 간은 적절하게 맞춰져 간다. 소스는 단맛이 살짝 있지만 과하지 않고, 맵지 않으니 자꾸만 손이 간다. 그런데 튀긴 닭인데, 기름을 잘 걷어냈는지 느끼함은 제로 담백하다. 

 

호랑이배꼽 막걸리를 후다닥 해치우고, 천비향 오양주 약주(35,000원)를 꺼냈다. 역시 내 취향은 막걸리나 소주보다는 약주다. 알콜은 16%로 그리 과하지 않고, 누룩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지고, 끝에 툭 치고 들어오는 단맛까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천비향 오양주 약주와 깐풍기와의 조화는 둘 다 과함이 없으니 아니 좋을 수 없다.

 

원래 계획은 볶음밥에 짬뽕 혹은 유니짜장까지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깐풍기 양이 꽤나 많았고 서울가는 기차를 타야해서 볶음밥만 주문을 했다. 왜 깐풍기와 볶음밥의 달인이라고 했는지, 볶음밥이 나오자마자 눈치챘다. 깐풍기에서도 느꼈지만, 확실히 기름 관리를 잘하는 집이다. 기름에 볶은 밥인데도 불구하고, 접시는 건조할 정도로 기름기가 없다. 

 

짬뽕국물이 아니라 후추항 가득 퍼지는 계란탕이 나왔다. 볶음밥이라 짜장소스가 같이 나왔지만 밥 자체가 워낙 좋으니 짜장에 비벼서 먹지 않을거다. 밥알이 하나하나 코팅되어 있는 볶음밥에 짜장을 붓는 건 자살골(?)이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볶음밥, 정말 오랜만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볶음밥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 볶음밥은 너무나 기름지다. 담백하다 싶을 정도로 느끼함은 일절 없고,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온다. 밥알 사이에 있는 검은 녀석(?)의 정체는 해바라기씨다. 밥이 주지 못하는 식감을 해바라기씨가 살려내고, 더불어 고소함까지 담당하고 있다. 

 

깐풍기에 이어 볶음밥까지 평택이란 곳을 자주 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평택하면 개화식당이 가장 먼저 생각나겠다. 깐풍기로 인해 포만감은 벌써 찾아왔지만, 포기할 수 없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먹을지 모르기에 목까지 차오를때까지 꾹꾹 넣어줘야 한다.

 

볶음밥 자체가 워낙 훌륭하니 굳이 흥건한 짜장소스를 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깐풍기 소스는 볶음밥을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 신스틸러다. 사실 깐풍기 소스와 볶음밥을 같이 먹어야 하는지 몰랐다. 각각 따로 먹고 있는데, 주인장이 슬쩍 다가와서 알려줬다. "볶음밥에 깐풍기 소스를 섞어서 먹으면 별미다." 깐풍기가 주연이고 볶음밥은 조연이라 생각했는데, 볶음밥을 더 맛나게 먹기 위한 큰그림이었다. 개화식당에서 깐풍기와 볶음밥은 무조건 셋뚜셋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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