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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조선김밥

김밥집이니 당연히 메인은 김밥이다. 그런데 김밥을 뛰어넘는 놀라운 녀석(?)을 만났다. 거짓말 안하고 매일 아침마다 먹을 수 있다면, 건강은 알아서 따라 올 듯 싶다. 묵나물로 만든 조선김밥에 찌개인듯 찌개아닌 콩비지스프를 더한다면 완벽한 한끼다. 소격동으로 알고 있었는데 행정상 주소는 안국동인 조선김밥이다.

 

소격동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도를 확인하니 조선김밥은 안국동에 있다. 경계선에 있어서 소격동으로 많이 알려진 듯하나, 안국동이 맞다.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암튼 김밥 하나 먹자고 마포에서 버스를 타고 환승까지 하면서 왔다. 근처에 경복궁이 있기에 밥을 다 먹고 소화도 할겸, 고궁 나들이를 할까 하다가 추워서 관뒀다. 그나저나 조선김밥은 정독도서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 북촌이나 삼청동 나들이를 할때, 이 골목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는 그저 그런 김밥집이라 생각하고 지나쳤나 보다. 

 

조선김밥, 이름 한번 참 거창하다. 그러나 묵나물로 만든 김밥을 먹으면, 왜 조선김밥이라고 했는지 알게 된다. 지금까지 먹었던 김밥과는 전혀 다른 맛이고, 김밥이라고 부르지는 않았겠지만 조선시대때에도 이런 류의 김으로 만 밥이 있었을 듯 싶다. 김밥이라고 해서 분식집인가 했는데, 분식집치고는 메뉴가 참 단출하다. 

 

11시에 문을 열고,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 메뉴는 딸랑 4개, 김밥은 2종류이고 나머지는 콩비지와 조선국시다. 혼밥이라 무리해서 주문을 하면 안되지만, 김밥은 포장이 가능하니 조선김밥(4,800원)과 오뎅김밥(4,800원)을 다 주문했다. 그리고 잠시후 추가 주문을 하게 된다.

 

조선김밥과 오뎅김밥 등장이오~
멸치볶음과 무장아찌무침

김밥집치고는 기본찬이 꽤 괜찮다. 단무지만 나올 줄 알았기 때문이다. 우동국물인 듯한 육수가 주로 나오던데, 여기는 미역국이 나왔다. 맛이 나쁜 건 아닌데, 요며칠 아침으로 굴미역국을 먹고 있다보니 살짝 물린다. 그래서 콩비지를 추가 주문했는데, 김무침과 배추김치가 추가로 나왔다. 

 

김밥을 가늘게 썰어서 그런가? 그게 아니면 빅사이즈 김밥김을 사용하는지, 다른 김밥과 달리 길다. 아무리 포장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무리를 했다. 이래서 옆테이블 남성분은 김밥을 한줄 주문했구나 싶다. 푸짐해서 좋긴 하지만 양이 많긴 많다.

 

김밥의 하이라이트는 꼬다리

왼쪽은 오뎅김밥이고, 오른쪽은 조선김밥이다. 맛살, 햄, 계란, 단무지, 당근, 우엉은 똑같이 들어가고, 오뎅김밥에는 고추냉이를 품고있는 어묵이, 조선김밥에는 묵나물이 들어있다. 김밥에 나물이라니, 그동안 많고 많은 김밥을 먹었지만 묵나물이 들어있는 김밥은 난생처음이다.

 

오뎅김밥이라고 해서 엄청 매운 빨간오뎅 김밥인 줄 알았는데, 고추냉이로 알싸함을 더했을뿐 일절 맵지 않다. 묵나물이 들어있는 조선김밥은 김밥계의 평양냉면이라고 해야 할까나? 순수하고 담백하다. 생김새는 김밥이 맞지만, 먹다보면 김밥 느낌보다는 나물밥을 먹고 있는 듯하다. 나물이 이에 껴서 살짝 짜증이 나지만, 그 짜증도 순화시키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이건 콩비지계의 혁명이야~

김밥이라 밥이 뜨겁지가 않으니 뜨끈한 국물을 찾게된다. 미역국으로도 충분하지만, 아침에 굴미역국을 먹고 나왔는데 또 먹자니 질린다. 사실 김밥도 김밥이지만, 이집 콩비지가 엄청 궁금했다. 검색을 했을때, 기존에 먹었던 콩비지와는 전혀 다른 비주얼이라서 그맛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김밥에 콩비지(7,500원)까지 양도 가격도 무리이지만, 궁금하니 먹어야 한다. 참, 콩비지를 주문하면 밥이 같이 나오는데, 김밥을 2줄이나 주문했기에 밥은 필요없다고 했다. 

 

이제야 제대로된 한상차림

역시 콩비지를 먹기 잘했다. 콩비지가 쓰고 비지스프라 읽어야 할 정도로 엄청 곱다. 계산할때 물어보니, 껍질을 깐 콩을 곱게 갈아서 콩비지를 만든다고 한다. 툭툭 떨어지는 진한 콩비지는 된장을 넣고 끓여서 구수함이 배가 됐다. 여기에 김치와 고기는 갈아서 넣었는지 콩비지 맛을 헤치지 않으면서 식감에 변화만 준다. 여름에 콩국수를 먹는다면, 겨울에는 조선김밥의 콩비지다. 매일 아침마다 먹을 수 있다면 보약을 먹듯 엄청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콩비지에는 고추냉이로 알싸한 오뎅 김밥보다는 묵나물로 만든 순수한 조선김밥이 더 잘 어울린다. 각각 따로 먹어도 좋고, 함께 먹어도 좋다. 처음이라 무리해서 주문을 했지만, 앞으로는 조선김밥에는 콩비지를, 오뎅김밥에는 조선국시를 주문해야겠다. 

 

정성이 가득 들어있는 콩비지를 남길 수가 없다. 싹싹 긁어먹으니 김밥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남기면 음식물쓰레기가 되지만, 김밥은 포장을 하면 된다. 점심치고는 과한 가격이지만 한끼가 아니라 저녁까지 두끼를 한번에 챙겼으니 괜찮다.

 

김밥은 간단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김밥도 있다. 묵나물 하나에서 느껴지는 주인장의 정성은 콩비지로 이어진다. 근처에 괜찮은 빵집도 하나 찾았는데, 다음에는 이번에 놓친 조선국시를 먹으러 가야겠다. 

 

 

 

푹 익은 부추김치가 독특한 조선국시 안국동 조선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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