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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밀리의 서재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1권 셜록홈즈의 모험 | 추리소설 원조는 역시 셜록

 

얼마 전 셜록홈즈 관련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난 후, 알 수 없는 허전함이 생겼다. 영드 셜록의 시즌4는 아직이고, 아이언맨 아저씨가 나온 영화 셜록홈즈의 3편도 아직이고, 셜록의 동생 에놀라 홈즈의 2편도 아직이기 때문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갈증을 채울 수 없으니, 어릴때 읽었던 셜록홈즈 전집을 다시 찾았다. 히가시노 게이고, 스티븐 킹, 명탐정 코난 등 추리소설(만화)의 대가는 많지만, 역시 원조는은 아서 코난 도일이다. 요즘 추리소설은 잔인함이 기본인데,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은 뭔가 낭만적이다. 물론 살인이 없는 건 아닌데, 소설에 흐르는 전반적인 느낌은 차갑거나 냉혹하지 않고 따스하다.

 

원작과 드라마 영화 속 인물의 특징

원작소설과 달리 영드나 영화는 셜록을 좀 더 강한 인물로 다루고 있다. 영드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소시오패스적인 천재로 나온다. 원작은 19세기를 다루고 있지만, 영드는 21세기를 다루고 있다. 원작 소설 속 셜록도 천재이긴 하지만, 영드처럼 까칠한 인물은 아니다. 영화 셜록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몸을 잘 쓰는 액션 천재로 나온다. 물론 멋진 추리를 펼치는 장면도 있지만, 가장 긴박한 장면은 악당과 싸우는 부분이다. 그래서 아이언맨을 셜록홈즈로 했는지 모르지만, 액션 셜록을 보고 싶다면 영화를 봐야 한다. 그에 반해 동생이 주인공인 에놀라 홈즈에서 셜록은 천재성을 보여줄 시간이 없다. 왜냐하면 셜록이 등장하는 장면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에서 왓슨은 친구같은 조수로 나온다. 친구보다는 조수의 비중을 더 높게 두는데, 영드나 영화는 조수보다는 친구의 비중을 더 높게 둔다. 소설이 상하관계라면, 드라마나 영화는 확실히 수평관계다. 군의관 출신에 메리와 결혼 한 건, 원작과 동일하다. 그런데 영드만 메리의 비중을 엄청 높게 잡았다. 원작에서도 메리가 과거 암살자였는지 책을 다 읽지 않았기에 아직은 모르지만, 1권에서는 그저 왓슨의 부인으로 나온다.

 

홈즈의 재능 알람표

1권 오렌지 씨앗 다섯 개에서 왓슨이 홈즈를 만나고 얼마 후, 그의 재능을 알람표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셜록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거다.

식물학: 광범위하게 공부했지만 깊이는 불충분.

화  학: 부분적으로 강함.

지질학: 런던 주변 100킬로미터 이내라면, 옷이나 구두에 묻은 흙이나 먼지를 보고 어느 지역인지 알아 맞힐 수 있음.

해부학: 깊이 알지만, 체계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음.

문  학: 순문학은 어설프지만, 범죄기록에 관해선 걸어 다니는 사전.

법률학: 변호사도 상의하러 옴.

철  학: 아는 바가 없음.

천문학: 거의 모르는 상태임.

정치학: 전혀 관심이 없음.

예  술: 바이올린은 수준급.

무  술: 권투는 4회전 선수 정도. 검술은 영국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음. 유도는 검의 띠 수준.

경제학: 백치에 가까워, 싸구려 하숙집에서 겨우 얹혀살 정도.

건  강: 지나친 흡연으로 니코틴 중독 증세가 있음. 

셜록이 천재이기는 하나, 모든 면에서 다 천재는 아닌 거 같다. 특히, 경제는 돈 잘 버는 형이 있는데도 하숙집에서 사는 이유를 알 거 같다. 더불어 정치색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베이커가 221b번지

인물도 아니고 사건도 아닌데도, 잊혀지지 않는 건 셜록이 살고 있는 하숙집 주소다. 워낙 자주 등장하기도 하지만, 셜록 홈즈를 상징하는 애칭같기도 하다. 현재 영국 베이커가 221b번지에는 셜록홈즈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자유롭게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영국으로 셜록홈즈를 만나러 떠나고 싶다.

 

셜록이 실패한 사건

1권 첫 에피소드는 보헤미아 스캔들로, 셜록이 유일하게 실패한 사건이다. 보헤미아 왕국의 국왕이 의뢰인으로 그는 아이린 애들러가 갖고 있는 편지를 되돌려 받기 위해 셜록을 찾아왔다. 늘 그러하듯, 셜록은 자신만만했지만 결과는 편지를 국왕에게 전하지 못하고, 아이린 애들러는 멀리 떠났다. 왓슨은 홈즈의 생애 통틀어 유일무일한 패전이라고 했다. 

 

패전을 안겨다 줄 인물을 영화나 드라마가 그냥 둘리가 없다. 영화는 레이철 맥아담스가 셜록과 연인인듯 아닌듯 묘한 관계로 나온다. 그리고 영드는 원작과 비슷한 내용의 에피소드가 있다. 여기서 아이린 애들러가 셜록을 처음 만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왜냐하면 설록은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이나 행동으로 어떤 인물인지 추리를 한다. 이를 간파한 아이린은 셜록이 추리를 할 수 없도록 나체로 그 앞에 등장한다. 언제나 당당하던 셜록은 아이란의 모습에 물음표만 남발한다. 워낙 독특한 캐릭터이다 보니, 그녀의 등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종종 나온다. 죽을뻔한 그녀를 셜록이 구해주기도 하고, 셜록에게 패배를 안겨다 준 인물이지만, 둘의 관계는 밀당, 썸, 암튼 묘하다. 

 

셜록홈즈의 천재성

"왓슨, 이분은 예전에 목수 일을 하셨던 모양이야. 최근에는 열심히 글을 쓰고 계시고...." 홈즈가 이렇게 말하자, 윌슨 씨는 깜짝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니. 그걸 어찌 아셨습니까? 제가 말씀 드렸던가요?" "아닙니다. 그저 당신의 손을 보니 왼손에 비해 오른손이 크고, 뼈마디도 굵어서 추측해 본 것뿐입니다. 상당히 힘든 일을 하셨다는 건, 틀림 없었고요."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고, 최근에 글을 쓰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다?" "옷을 보고 알았습니다. 오른쪽 소매 끝은 번들거리고, 왼쪽 팔꿈치가 바닥에 닿는 부분이 상당히 낡았으니까요." (본문 중에서) 

영드나 영화 그리고 책을 봐도, 사람의 옷이나 행동만으로 어떤 인물인지 정확히 밝혀내는 셜록의 능력은 과히 존경스럽다. 따라하고 싶어도 이건 아무나 따라할 수 없을거다. 이래서 셜록홈즈를 아니 좋아할 수 없다. 

 

셜록홈즈 1편은 총 6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보헤미아 스캔들은 아이린 애들러라는 캐릭터가 등장을 하고, 붉은머리클럽, 사라진 신랑, 보스콤 계곡의 미스터리, 오렌지 씨앗 다섯 개 그리고 입술이 비뚤어진 사나이다. 마지막 입술이 비뚤어진 사나이는 영드 셜록 에피소드에도 나온다. 왓슨이 이웃집 아들을 찾기 위해 간 아편굴에서 약에 찌든 셜록을 발견한다. 원작은 입술이 비뚤어진 사나이의 정체를 밝히는 거지만, 영드는 아편굴을 그저 소재로만 이용했다.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에피소드가 많다보니, 원작의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거 같다. 또 어떤 에피소드가 드라마에 나왔는지 찾아보면서 읽으면 더 재미날 거 같다. 

 

셜록의 영원한 라이벌은 모리아티 교수는 아직 등장 전이다. 몇권에서 그가 등장할까? 총 9권이니, 읽다보면 나오겠지. 다시 읽기 시작한 셜록홈즈 전집, 역시 아서 코난 도일은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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