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알덴테
갑자기 꽂히는 그런 날이 있다. 몸 속에 영양소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던데, 느끼는 어느 영양소일까? 암튼 느끼한 크림파스타가 미치도록 먹고 싶다. 피클따위 도움없이 느끼느끼를 채우기 위해 도화동에 있는 알덴테로 향했다.
파스타전문점에서 돈까스를 먹었지만, 지금은 파스타를 먹으러 왔다. 개인적으로 오일파스타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느끼 팍팍~ 크림파스타다.
테이블이 그리 많지 않다. 한때는 크고 넓은 곳만 찾아 다녔는데, 요즈음 작고 소박한 곳을 더 좋아한다. 어릴때 음악을 크게 틀어주는 술집에 자주 갔는데, 요즈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나의 소중한 고막을 위해서라도 작고 소박하고 조용한 곳이 좋다.
이탈리안 전문점이니, 파스타 다음에 피자가 자동적으로 따라와야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다. 파스타 메뉴가 제일 많고, 리조또 그리고 돈까스가 있다. 많고 많은 파스타 메뉴 중, 빵 속에 진하고 고소한 크림스파게티인 빠네파스타(12,000원)를 주문했다.
후추를 더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느끼하게 먹어야 하니깐. 피클과 단무지는 멀리할 생각히다. 왜냐하며 느끼하게 먹어야 하니깐. 메뉴판을 보니, 마늘빵 추가가 가능하던데 빠네파스타라서 추가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같이 먹는다면, 우아하게 빵을 잘라서 스프에 넣어서 먹을텐데, 혼밥이니 들고 고기를 뜯듯 마늘빵을 뜯어 먹는다.
우와~ 느끼느끼에 지대로 빠질 거 같다. 빵 속에 크림이 흘러넘치도록 잔뜩 들어있다. 그리고 파스타와 빵, 느끼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폭탄이로구나. 칼로리에 탄수화물까지 걱정이 살짝 되지만, 먹기 전부터 이딴 생각은 안해야 한다. 생각 따위는 접고 포크를 들고 공격을 하자.
같은 크림인데 아까 먹었던 스프는 이유식이라면, 빠네파스타는 알콜이 100도다. 먹지도 않았는데, 비주얼만 봐도 느끼 폭포에 제대로 입수할 거 같다.
식당명이 알덴테인 이유를 알 거 같다. 알덴테는 파스타의 면이 살짝 덜 익어 단단한 상태 일컫는 요리 용어인데, 역시 심이 살아있다. 국수를 먹을때는 후루룩 넘기는데, 이건 후루룩하다가 목에 걸릴 수 있으니 저작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빠네파스타이니, 빵도 먹어줘야 한다. 파스타면과 달리 빵에 크림을 더하니 촉촉하고 부드럽다. 따로 먹어도 좋고, 같이 먹어도 좋고, 어떻게 먹어도 다 좋기만 하다.
많은 듯 싶어 빵 3조각은 따로 빼놨다. 그나저나 버섯 정도는 추가해도 될텐데, 파슬리 가루만 있을뿐 크림과 파스타면 그리고 빵만 있다. 알덴테에서 파스타는 처음인데 선택이 좋았다. 느끼느끼이니 한입 먹고 바로 피클로 달려갈 거 같은데, 신기하게도 느끼보다는 고소함이다. 정말로 몸이 느끼를 원했나 보다. 이걸 고소하다고 하면서 피클 없이 먹고 있으니 말이다.
1차로 면을 해치웠다. 이제는 2차로 그릇(빵)을 해치워야 한다. 크림도 많이 남아 있고, 크림을 듬뿍 머금고 있는 그릇을 먹지 않는 건, 100% 내 손해다. 조금씩 잔인하게 녀석(?)을 없애는 중이다.
녀석을 완벽하게 정복하려고 했는데,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다. 어쩔 수 없이 빵은 포기하고, 숟가락으로 크림만 빡빡 긁어 먹었다. 남은 3조각 빵은 포장을 했고, 얼마전에 선물로 받은 블루베리 잼을 듬뿍 발라서 해치웠다. 당분간 아니 꽤 오랫동안은 느끼느끼를 찾지 않을 거 같다. 이번에 제대로 충전을 했으니깐.
도화동 알덴테 이탈리안 전문점에서 돈까스를 외치다
도화동 알덴테 이탈리안 전문점이면 그에 걸맞은 메뉴를 주문해야 한다. 하지만 거침없이 돈까스를 주문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등심돈까스를 외치다. 마포역 2번출구 옆 도화동 마포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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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파스타 가끔 먹어야죠.
맛있어 보입니다.^^
빠네 파스타 맛있겠네요
빵으로 좀더 든든하기도 할거 같구요 ㅎㅎ
오호!~
독특한 파스타네요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
파스타가 거의 흘러내릴정도네요 ㅋㅋ 저렇게 넘치도록 주다니! 이거 하나 클리어하면 저도 당분간 까르보나라 생각이 안나긴 하는데.. 시간 지나면 뭐 홀린 듯 또 찾게 되네요 ㅋㅋ
비밀댓글입니다
빠네파스타 실감나는 리뷰 잘보고갑니다
완전 느끼함 그대로이군요 ..
제가 좀 담백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이런 느낌함은 쉽게 섭취를 못하겠더군요 .ㅎ
음식을 잘 만들었기도 했겠지만, 고소함을 가득 느끼셨다니
몸이 느끼함을 제대로 원했는가 봅니다.
느끼함을 드셨으니, 이제 얼큰한 것도 땡기시겠습니다. ㅎ
아아아아!~~
사랑하는 빠네네요~~^^
크림의 고소함을 가득 담아 주셨네요~^^
아 오늘 점심에 파스타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엄청 느끼한 빠네 파스타 급 땡기네요 ㅋㅋ
제가 가려는 곳도 있었음 좋겠어요^^
빠네 파스타 한번씩 먹으면 정말 맛있지용! ㅎㅎ
무엇보다 우리 와이프가 애정하는 메뉴랍니다!
잘보고 가용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
비밀댓글입니다
그러고 보니 빠네파스타 먹은지도 꽤 된 것 같네요
은근 좋아하는 메뉴거든요.^^;
주말에 간만 데이트 한 번 즐겨야겠습니다.
빠네파스타 안먹어봐서.ㅎㅎ 꼭 먹어보고싶네요.~
도화동 알덴테... 까칠양파님의 블로그에서 전에 한번 봤던 기억이 납니다.
뜻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본 기억이 나거든요. ㅎㅎ
한 번씩 어떤 음식이 엄청나게 생각날 때가 저역시도 있는데,
저는 고소하고 느끼한 음식 보다는
치킨이나 탕수육이 먹고 싶을 때가 있더라구요.
그럴 땐 먹어줘야 합니다. ^^
빠네 파스타 너무 좋아하는데 비쥬얼이 그냥 장난 아니네요 ㅠㅠㅠ 늘 빵이랑 다는 못 먹지만 크림 소스에 빵까지 찍어먹는게 최고 ㅠㅠㅠ
비밀댓글입니다
파스타 맛있겠어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요즘 스프 주는곳 흔치 않던데~
빠네 파스타 비주얼은 장난이 아니네요~
딸이 집에와서 파스타 먹으러 다닐 생각에 흥분되는데
빠네파스타는 보기만 해도 느끼느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