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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개봉을 했지만, 인셉션(Incettion)은 10년 전에 개봉을 한 영화다. 그때도 지금도 영화관 관람을 놓쳤기에, 어둠의 경로가 아니라 제대로 올레티비에서 결제를 하고 봤다. 시작하고 얼마 후 바로 후회했다. 이건 작은 모니터가 아니라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10년 전 영화라 요즘 영화에 비해 뒤쳐져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최근에 본 어떤 영화보다도 뛰어나다. 다 좋은데 인셉션은 스토리가 짱이다. 어쩜 이런 영화를 만들 수가 있을까? 누구나 쉽게 꾸는 꿈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다니, 놀란의 놀라운 상상력을 아니 인정할 수가 없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나오자 마자, 영화를 다시 처음으로 되돌렸다. 만약 영화관에서 봤다면, 그 자리에서 다시 예매를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엔딩을 보고 나서야, 첫장면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딩을 몰랐을때는 첫장면과 다음 장면에서 주인공은 그대로이고 사람과 배경이 바꿨는데, 왜 달라졌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영화내내 무지 궁굼했는데, 엔딩을 보고나서야 이해가 됐다. 아무래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n회차 관람을 계획했나 보다.

 

2014년 개봉한 인터스텔라도 재미와 어려움이 함께 있던 영화였는데, 인셉션 역시 그렇다. 그저 멍때리고 보면 뭔 영화인지 전혀 모른채, 그저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했을 거 같다. 하지만 2번 정도 반복을 하니, 놀란 감독의 상상력을 조금은 이해할 거 같다. 꿈이라는 지극히 가벼운 소재를 가지고, 이처럼 무겁고도 엄청난 영화를 만들 사람은 그밖에는 없을테니깐.

 

영화내내 긴장을 놓칠 수 없었던 이유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하면서 봐야 했기 때문이다. 영화관이라면 못했을, 이전 화면으로 다시 가거나, 화면을 멈추기도 하면서 중간중간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영화의 핵심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로버트 피셔에게 인셉션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 타는 장면부터는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에 집중을 하면서 봤다.

 

영화는 피셔에게 접근해 입셉션을 하는 걸로 나오지만, 또다른 인셉션이 숨어있다. 그 주인공은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무의식 속에 악으로 등장하는 와이프와의 인연을 끊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놀란 감독이 관객에게도 인셉션을 했다. 결말에 대해 여러가지 의미를 갖게 하도록 생각을 심은게 아닌 가 싶다. 왜냐하면 처음 봤을때는 해피엔딩이라 생각했는데, 두번째는 현실이 아니라 그가 만든 꿈에서 아이들을 만난 거 같았기 때문이다. 감독이 그린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내일쯤 한번 더 볼 생각인데, 그때는 다른 결말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영화의 결말은 활짝 열려있다. 

 

누구나 꾸는 꿈, 놀란 감독은 이 꿈을 훔칠 수도 있고, 새로운 생각을 집어 넣을 수도 있고, 여러명이 공유할 수도 있다고 설정했다. 꿈을 꾸는 동안 타인의 무의식 상태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것은 추출이며,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새로운 생각을 심는 작전은 인셉션이다. 영화에서 서류가방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누군가의 꿈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진정제를 투입하는 드림머신으로 최대 8명까지 가능하다.

 

인터스텔라에서도 지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이 다르다고 나왔듯, 인셉션에서도 현실과 꿈의 시간은 다르게 설정됐다. 꿈 속에서 뇌활동은 평소의 20배가 되고 꿈속의 꿈에서는 배가 된다. 즉, 현실에서 몇분은 꿈에서는 몇시간 또는 몇년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정을 깔고, 현실에서 꿈으로, 그 꿈에서 또다른 꿈으로, 그리고 또또 다른 꿈으로 총 4번을 이동한다. 6명의 일당과 피셔가 만나는 비행기는 현실, 여기에 드림머신이 등장하면서 꿈으로 넘어간다. 1차 꿈은 비오는 거리에서 자동차 질주, 2차 꿈은 호텔, 3차 꿈은 설원 마지막 꿈은 림보라고 부르는 원초적이고 무한한 무의식으로 이루어진 꿈의 밑바닥이다. 

 

꿈에서 공간은 맘대로 연출이 가능
꿈의 밑바닥 림보
CG기 아니라 세트였다니 놀라워라~

이야기 구조는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그에 비해 인물은 단순하다. 왼쪽부터 약제사 유서트(달립 라오)는 특수한 약물을 만들어 사람들이 꿈의 세계로 접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페이크맨 임스(톰 하디)는 꿈의 세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 신원을 위조해 표적이 믿도록 속이는 일을 한다. 포인트맨 아서(조셉 고든레빗)는 제작자로 체계적으로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하며, 팀원들이 꿈의 세계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것을 책임진다.

 

침입자이자 추출자 돔 코브(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는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침투해 생각을 훔치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물이다. 셀계자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는 꿈의 세계를 창조하는 설계자로서 팀의 필수적인 멤버다. 의뢰인 사이토(켄 와타나베)는 재력과 막강한 능력을 가진 기업의 거물로서 코브에게 집으로 보내준다는 제안으로 인셉션이라는 특수임무를 맡긴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표적인 로버트 피셔(킬리언 머리)와 코브의 아내이자 코브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아 그를 괴롭히고 자극하며 작전을 방해하는 쉐이드 멜(마리온 코티아르)도 나온다.

 

림보에서 사이토를 찾아 함께 나오겠다는 코브, 영화는 모든 이들이 꿈에서 깨어난다. 코브는 입국 심사를 통과하고 그렇게 바라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림보에서 그들이 했던 킥(꿈에서 깨어나기 위해 하는 느낌이나 충격)은 사이토가 잡으려고 했던 권총일까? 코브가 아이를 만나기 전에 토템(다른 사람의 꿈속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물건)을 돌린다.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면 꿈이라는 거, 팽이가 멈추는 걸 확인하지 않고 코브는 아이들을 만나고, 장면은 다시 팽이에 집중을 한다. 멈출 거 같던 팽이는 영화가 끝날때까지는 위태위태하지만 계속 돌고 있다. 어차피 열린 결말이니깐, 내맘대로 정해도 될 듯 싶다. 고로 나의 결말은 코브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며, 아이를 만났고 팽이는 멈췄다. 인셉션은 10년이 지난 후에 다시 봐도 놀란의 놀라운 상상력에 탄복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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