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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이 됐지만, 여전히 주말에는 시체놀이를 주로 한다. 하루쯤 세수도 하지 않고 뭉그적뭉그적하다보면, 낮에는 어김없이 낮잠을 자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지난 영화를 찾아보게 된다. 돈을 내면 최신 영화를 볼 수 있지만, 굳이 하지 않는다. 돈이 아깝기도 하고, 예전에 놓친 잼난 영화를 지금은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두편의 브로맨스 영화를 지루하게 봤는데, 이번에는 웃다보니 어느새 결말이다.  

 

킬러의 보디가드는 설정부터 재미 유발이다. 킬러와 보디가드라?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어, 엎치락 뒤치락 엄청난 에피소드를 만들테고, 결국 브로맨스 영화답게 절친으로 마무리를 지을 거 같다. 이에 반해 시동은 브로맨스보다는 강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을 한다. 브로맨스도 있고, 가족간의 사랑도 있고, 청춘들의 성장기도 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데, 뭐니뭐니해도 단발머리 곱게 빗은 마블리가 핵폭탄이다.

 

 

 

킬러의 보디가드는 무삭제판으로 이달 20일에 재개봉을 한다고 한다. 조그만 아이패드로 봤으니, 남아도는 통신사 포인트로 영화나 볼까 고민 중이다. 그나저나 어찌하다 보니 벌써 3번이나 봤다. 엄청난 명작이라면 충분히 여러번 볼 수 있는데, 킬러의 보디가드는 그냥 킬링타임 영화다. 그런데 볼때마다 지루함보다는 재미가 앞선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한때 잘나가던 보디가드는 한순간의 실수로 트리플A 등급에서 나락으로 떨어진다. 마지막까지 잘 모셨던 의뢰인이 비행기를 타자마자 총에 맞아 죽었기 때문이다. 범인이 누군지 몰랐는데, 지금 자신이 지키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다. 설정 한번 기가 막히다. 여자친구의 부탁이니 거절도 못하고 맡겠다고 했지만, 사람을 250명이나 죽인 킬러를 보호해야 하다니 시작부터 능률은 지하암반수다.   

 

 

말 한번 잘못했다고 나쁜눔으로 찍히다~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해~
액션을 볼만해~

 

보디가드(라이언 레이놀즈)와 킬러(사무엘 L 잭슨). 둘의 만남부터 재밌더니, 에피소드도 엄청나다. 지명수배 1순위 킬러를 국제사법재판소까지 무사히 모시고(?) 가야 한다. 왜냐하면 킬러가 증인이기 때문이다. 보디가드는 재판소로 오지 못하게 막는 집단으로부터 그를 지켜야 하고, 더불어 도망이라고 갈까봐 감시도 해야 한다. 

 

자동차, 오토바이, 보트 등 화려한 액션이 많아서 볼거리는 풍부하다. 컴퓨터 게임을 하듯, 사람을 총으로 쉽게 죽이는 건 맘에 안들지만, 브로맨스에 로드무비까지 그들의 여정은 판타스틱하다. 이런 와중에도 사랑을 지키기 위한 킬러의 헌신적인 노력은 눈물겹다. 감옥에 있는 그녀에게 꽃을 선물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는 킬러들이 넘실대는 그곳을 아무런 제약없이 통과를 한다. 왜냐하면 트리플A 보디가드가 옆에서 다 막아주고 있으니깐.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악당(개리 올드만)은 조신하게 감옥으로 가지 도망가다가 죽고, 킬러는 감옥에 갔으나 와이프 생일에 맞춰 탈옥을 한다. 보디가드는 헤어질뻔한 여친도 되찾고, 트리플A로 다시 등업이 됐을 거다. 올해 킬러의 보디가드2가 개봉된다고 하던데, 개봉일이 없는 걸로 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가 된 듯하다.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지만, 킬러의 보디가드는 전작도 속편도 다 좋았으면 좋겠다.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우리 펭수가 추천한 영화이니, 펭클럽이라면 관람은 필수다.

 

 

 

시동은 브로맨스 부분이 있긴 하지만, 성장기 영화에 더 가깝다. "하고 싶은대로 하는게 잘못이야." 택일이의 대사에서 성장기 느낌이 강하게 왔다. 영화를 보면서 만화적인 요소가 많구나 했는데, 웹툰이 원작이다. 영화가 개봉했을때 얼핏 본 거 같은데, 관심이 없다보니 잊고 있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줄거리가 궁금해서 웹툰을 처음으로 유료결제까지 하면서 봤지만, 시동은 딱히 원작이 궁금하지는 않다. 영화는 재미있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지만 웹툰까지는 아닌 거 같다.

 

이 글을 쓰면서 1, 2편을 살짝 봤는데, 영화에 비해 웹툰 속 인물이 맘에 들지 않는다. 엄마는 엄마가 아니라 누나같고, 상필이는 영화(정해인)보다 못생겼고, 택일이는 노랑머리만 같을뿐 박정민이 훨씬 택일이 같기 때문이다. 거석이형(마동석) 얼굴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를 보려면 몇 편을 더 봐야해서 관뒀다. 웬지 택일이처럼 거석이형도 마블리가 더 어울릴 거 같다.

 

 

아들바보 억척엄마
죽마고우 / 곧 연인이 될 사이
자는 중? 안 자는 중?

 

줄거리는 택일이는 가출을 했고, 돈을 벌기 위해 중국집에서 알바를 시작했고, 그러다 만난 독특한 주방장과의 티격태격 후 친해지고, 어찌하다보니 독특한 주방장에게는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은 건달 보스다. 결론은 택일이는 다시 엄마와 살게 되고, 굴러들어온 택일이의 곧 여친은 중국집 사장님 딸이 되고, 건달 마블리는 다시 주방장으로 컴백한다. 공식대로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웃음 코드가 지배를 한다. 그러다 마블리의 비밀이 밝혀질 무렵부터 눈물 유발구간이 살짝 오지만, 어릴적에 읽은 동화책처럼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나름 산뜻하게 끝이 난다. 

 

줄거리만 보면 뻔하디 뻔하 영화같다. 하지만 시동에는 줄거리쯤은 가볍게 무시해도 될만큼 인물별 캐릭터가 어마어마하다. 영화 변산을 볼때도 느꼈지만, 박정민은 흔들리는 청춘 연기를 정말 잘하는 거 같다. 주먹 좀 쓰는 거 같은데, 언제나 멍을 달고 다닌다. 그런데도 깡은 있는지 곧 죽어도 큰소리다. 불량학생처럼 보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속마음은 친구 걱정에, 엄마 걱정에, 자신을 기절시킨 여자 걱정까지 따뜻한 남자다. 

 

그리고 단발머리 곱게 빗은 또 한 남자가 있다. 피지컬만 보면 중국집 주방장이 아니라 조폭 보스인데, 그의 주먹은 사람을 때리지 않고 웍을 돌린다. 덩치값 못하는 겁많은 주방장처럼 보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단발머리로 조신함을 강조하고 싶어도 덩치가 반전이다. 마동석에게 마블리라는 애칭이 있지만, 정말 대놓고 마블리로 만들 줄은 몰랐다. 택일이를 따라 들어간 주방에서 그의 모습을 본 순간 첫 숨멎이 왔고, 눈을 뜨고 자는 모습에 두번째 숨멎이 왔다. 그리고 불의 앞에서 자신의 몸을 감추는 순간 세번째 숨멎(숨이 멎다 줄임말)이 왔다. 정해인의 사채업자 연기는 옥의 티였지만, 다른 캐릭터들이 워낙 막강하니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볼만한 킬링타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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