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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모던-걸 M컨템포러리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당당하게 산 그녀들이 있었다.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그 시대에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한 그녀들, 세상은 그녀들을 못된 걸이라 조롱했지만, 우리는 그녀들을 모던 걸이라 부른다. 

 

M컨템포러리는 르메르디앙서울 호텔 1층에 있다. 강남 모던걸답게 장소 역시 강남 한복판이다. 5성급 호텔이지만, 호텔이 아니라 전시장으로 향했다.

 

전시기간은 4월 30일이며, 관람시간은 11시부터 8시까지다. 성인은 15,000원인데, KT 50% 할인으로 7,500원으로 관람했다. 대중교통으로 왔지만, 주차는 전시 관람 시 티켓부스에서 르메르디앙호텔 3시간 무료 주차 등록을 해준단다.

 

경복궁갈때 한복을 입듯, 강남모덜걸을 관람하기 전에 개화기(100년전) 의상을 입어볼 수 있다. 렌탈가격은 3시간 이내 1인은 3만원, 2인은 5만원(의사+소픔), 신발은 3천원이다. 나홀로 관람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온다면, 한번쯤 입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왜냐하면 포토존이 진짜 무지 많기 때문이다. 맞은편에 개인사물함이 있지만, 무료가 아니라 유료(1,000원)다.

 

"안녕하세요. 저는 1915년, 당신이 살고 있는 이 땅에서 태어난 모던걸 신경자입니다. 여러분들이 여기 와주셔서 행복해요. 저를 꼭 기억해주세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만나는 강남 모던걸, 그녀의 이야기는 커튼 너머에 있다. 참, 강남모던걸은 EE토탈아트, 308아트크루, 다혜, 라미, 몽상, 수수, 아가미, 아트메리, 은진, 줄리, 호사 작가 등이 참여를 했다. 

 

신경자, 그녀 이야기
작품명: 언니의 진주목걸이 / 숍-껄
작품명: 명랑 딴스-홀 / 한낮의 카페

작품마다 그녀의 이야기가 나와 있다. 간단하게 정리를 하며, 어린 시절 오빠가 죽고 네 가족만 남았는데, 언니는 독립운동을 하러 만주로 떠났다. 떠나던 그날 밤 언니는 자신에게, 나라는 언니가 찾아 올테니, 너는 부모님을 지키고 기다려라라고 말했다. 언니처럼 살 용기가 없던 경자는 나는,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의상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미국 유학이 좌절되면서 예쁜 옷을 맘껏 입을 수 있는 백화점 숍껄이 됐다. 

여자는 왜 눈치를 봐야하며, 마음껏 공부할 기회를 주지 않는지 세상에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답은 없었다. 나라를 잃고 무기력해진 모던걸과 모던보이는 카페에 모여 쓰디쓴 커피를 마셨다. 미친듯이 일하고 연애하며 살았지만, 헛헛한 마음에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언니가 좋아하던 노래를 들으며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다혜 작가의 태극기 드레스
포토존이 무지 많다는...

포토존이 많다는 것도 특이했지만, 참여작가가 많은만큼 전시 구성이 꽤 역동적이다. 경자 이야기가 끝나고 바로 순정만화(?)가 등장할 줄은 전혀 몰랐다. 영화 암살의 한장면과 함께 작품 속 주인공의 촉촉한 눈망울에 슬픔이 느껴진다.

 

태극기, 무궁화, 그리고 그녀
클릐오 화장방

후원에 클리오가 있던데 대놓고 PPL이다. 전시회인지 파우더룸인지 헷갈린다. 왜냐하면 거울 앞에 메이크업 제품이 있고, 테스트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 전시회의 트렌드일까? 작품감상은 둘째고, 인증사진이 먼저인 듯 싶다. 평일이라 관람객이 많지 않았지만, 아이와 함께 온 엄마부대는 포토존마다 아이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고, 개화기 옷으로 갈아입고 온 분들 역시 감상보다는 촬영이 우선이다. 전시회라 쓰고, 셀프 스튜디오라 불러야 할 정도로 포토존이 많긴 많다.  

 

예술가이자 신여성이었던 김향안을 위한 공간. 그녀는 전통적 여성상을 깨트리고, 당당하고 주체적인 모습으로 세상에 나아간 여성들을 지칭하는 모던 걸임과 동시에, 여성의 재능이 실력 이상으로 찬양되는 폐단과 상식적인 여성관이 품기에는 뛰어난 여성들에 대한 불편함이 선진 사회에도 존재함을 깨닫고 두뇌적인 실력, 경제적인 실력을 언급했던 진정한 모던 걸이었다. 그녀의 진면목을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가 되고, 성숙하여 번데기가 되어, 결국 자유롭게 세상 밖으로 날아오른 나비로 재탄생시켰다. 

 

남녀간의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이 변하듯, 사랑도 변한다. 그러니 이 사랑이 끝나고 다른 사랑이 시작되면 나는 또 다른 사랑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랑보다 먼저 사랑해야 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구원이다. 침대에 있기에,   야한 상상을 할뻔 했지만, 이곳은 "옆에서 볼까 누워서 볼까" 존이다. 진짜 눕지는 않았지만, 누워야(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다) 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저 배경으로 담으니 별 감흥이 없지만, 극심한 병목현상을 보인 곳이다. 평일 관람은 출퇴근길 교통상황이라면, 주말 관람은 명절 고속도로가 아닐까 싶다. 셀피에 욕심이 없으니, 후다닥 담고 이동했다.

 

레트로풍의 욕심을 현대적으로 해석

욕실 거울에 비친 작품명: 모던걸, 그녀만의 장신구다. 지금 봐도 절대 촌스럽지 않은 순백의 드레스,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욕실에서 자연스럽게 침실로 이동

어둠 속에 있지만 왼편으로 빈티지 느낌이 팍팍나는 멋스러운 화장대가 있고, 그 위에 모덜걸의 상장(?)일 수 있는 멋진 모자가 올려져 있다.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했던 시대에서, 자를 수 있게 되었을때 모던걸이라면 누구나 단발을 선택했을 거다. 그런데 모자는 왜?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갓을 쓴 남성처럼 여성들도 자신들의 지위향상을 위해 모자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멋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어떤 일 하십니까
태극기를 만들며

디자이너, 가수, 숍껄, 티켓판매원, 할로껄, 엘레베타껄 그리고 의사와 소설가. 이중에서 관심있는 분야는 소설가. 그나저나 그녀들의 패션감각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포토존 허벌라게 많다
역시나 포토존
마드모아젤 나혜석

모던 걸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 나혜석.

▲ 녀자이자 사람입니다.
지금은 녀자도 사람이라 해요. / 사람인 이상에는 못할거시 업다고 해요. / 세상엔 여자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 그래서 가끔 나는 화가 납니다. / 우리는 여자이기 이전에 사람입니다. /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가질 수 있습니다.  / 공부도, 일도, 명예도, 권력도, 사랑도, 아름다움도, / 여자의 권리를 막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 맞설 것이고, 넘어설 것이고, 이길 것입니다. / 그렇게 가고, 가고, 또 가다보면 다른 세상이 오겠죠? / 여자라서 행복해지는 세상이 오고 말겠죠?

 

전설의 무희 최승희
우리가 원한다면 우린 어디든 날아갈 수 있어요.
작풍명: 어둠 /  열망

최승희는 춤추는 여자는 기생 아니면 무당이라는 여성 비하적 사고방식을 깨트린 해방가이다. 그녀는 근현대무용에 한국 전통을 불어넣은 독창적인 춤으로 한국무용 발전에 생애를 바쳤다. 아름다운 육체의 선으로 물 흐르듯 표현하는 그녀의 춤사위는 전 세계의 관객에게 한국을 알렸다고 한다. 나혜석, 최승희 그녀들의 죽음이 안타까운 건, 시대를 너무 앞섰기 때문이다.

 

이곳을 딴스홀로 허하라!
전시의 끝은 뭐다?

아트샵이다. 화려한 귀걸이에 달콤한 초콜릿까지 유혹하는 기념품은 많았지만, 구입은 일절 안한다. 왜냐하면 딱히 필요함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한때 그림엽서 정도는 구입을 했는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쓰레기가 된다.

 

2층에서 본 

작품이 있는 곳에는 포토존도 있다. 고로 사진 찍기 좋은 전시회를 찾는다면, 강남모던걸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요즘 전시회의 트렌드가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참여(사진촬영)라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아무래도 셀피 연습을 해야겠다. 

ps... 100년 모던 걸 언니야들에게, 당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는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가 아니라 나로 살 수 있는 거겠죠. 당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100후 모던걸들을 위해 오늘을 멋지게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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