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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 콧수염이 매력적인 괴짜 천재를 만나다 (in DDP 디자인 전시관)

미술에 있어서는 문외한이지만, 좋은 전시회가 있으면 기를 쓰고 간다. 여전히 어려운 분야지만, 안 본 것보다는 나으니깐.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은 거의 모르고, 그저 코수염이 인상적인 화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가 너무나 중요했고, 그의 작품을 사진으로 꼭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201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이후 3년 만에 왔다. 문화생활을 자주 해야 하는데, 이불 안에서 편히 볼 수 있는 OTT에 흠뻑 빠져있다 보니 전시회 관람이 넘 뜸했다. 솔직히 살바도르 달리전이 KT 멤버십 50% 할인이 없었다면 왔을까? 아마도 볼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놓쳤을 거다. 하지만 할인을 받아서 전날 결제(10,000원)를 했고, 지금 여기 DDP 디자인 전시관 앞에 도착을 했다.

 

나는야~ 접종완료자!

티켓으로 교환을 하고 QR코드에 손소독까지 끝내고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 직원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다. 살바도르 달리전은 다른 전시회와 달리 사진 촬영이 안된다. 미리 알았더라면 왔을까? 아마도 블로그에 올릴 사진이 없다고 투덜대면서 놓쳤을 거다. 하지만 왔고 리뷰를 포기하고 관람만 할까? 심각하게 5초 정도 고민을 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전시회를 안보겠다. 환불을 해달라~" 핑계가 너무 비겁(?)하므로 관람을 하기로 했다. 북적북적은 아니더라도 관람객이 은근 많았다. 이럴때 사진 찍기 참 난감한데, 이번에는 애당초 찍을 수 없으니 작품에 더 집중하게 됐다. 아쉬움 점은 안내문을 찍을 수 없다는 거, 그래서 중요한 부분은 사과폰 메모장에 입력을 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 블로그 리뷰를 포기하느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묘수를 찾았다. 미술전시회에는 꼭 기념품 매장이 있다. 이곳에는 도록에 그림 엽서가 있다.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직접 찍은 사진이니깐.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전시회는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으로, 스페인 피게레스에 위치한 달리 극장 박물관을 중심으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미국 플로리다의 살라도르 달리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이번 회고전은 달리의 전 생애에 걸쳐 연대기 순으로 소개하고, 회화뿐 아니라 영화와 패션, 광고, 디자인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영향을 끼쳤던 기발하고 독특한 그의 작품이 전시됐다.

 

살바도르 달리는 190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처에 위치한 피게레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그가 태어나기 9개월 전 위장염으로 세상을 떠난 형의 이름과 같다. 

 

곱슬머리 소녀 (1926년). 주로 여동생을 모델로 회화를 연습했던 달리는 이 그림을 통해 처음으로 여자인물을 단순 그림 속 대상이 아닌 성적인 암시를 담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첫 에로티시즘 작품이다.

 

기억의 지속(1931년)에서 녹아내리는 시계는 시공간에 대한 편집광적 비판, 애정, 비상적, 고독이 담긴 동그란 까망베르 치즈라고 한다. 녹아내린 시계뿐만 아니라 개미, 목발, 줄넘기를 하는 여자, 신발, 사이프러스 나무 등도 그의 작품에 심볼로 자주 등장한다.

달리는 무의식 속에서 그려지는 장면들을 의식적으로 그리고 극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꿈과 상상의 시계를 현실로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를 편집광적 비판기법이라고 한다.

 

그의 심볼은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데, 왼쪽에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시계, 신발이, 오른쪽에는 목발과 신발을 있다. 작품명을 따로 적어뒀는지 알았는데, 메모장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1945년)
전사 혹은 '로스 엠보자도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데 메디치의 무덤에 있는 로렌조 데 메디치 조각상 재해석 (1892년)
이교도의 흔한 풍경 (1937년) (줄넘기를 하는 여자를 찾아라~)

달리는 194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연린 발레 '광란의 트리스탄'의 배경막을 그렸다. 가로 15미터, 세로 9미터에 이르는 이 배경막은 공연 후 분실됐다가 2009년 오페라 극장 창고에서 발견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돈키호테 데 라만차 삽화 (1957년)
삼각모자 삽화 (1959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 (1969년)

돈키호테, 셰익스피어, 삼각모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삽화에서 그의 천재성은 돋보인다. 그중 삼각모자 삽화가 압권. 달리의 회화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줄넘를기 하는 소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 앨리스로 묘사되어 등장한다.

 

구름속의 전쟁(1974년). 두 회화는 모두 같은 대상을 그린 그림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색상과 배경이 조금씩 다르다. 달리는 작은 차이를 준 비슷한 두 작품을 두 안구로 동시에 바라보았을 때 입체적인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의도했다. 오른쪽 눈이 오른쪽 그림을, 왼쪽 눈이 왼쪽 그림을 동시에 인식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두 이미지가 섞이면서 입체적인 장면이 그려지게 된다는 원리이다.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유일하게 사진 촬영이 가능했던 작품이다.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미국 플로리다의 달리 미술관에서 특별 제작된 영상으로, 달리의 예술 세계가 신비로운 가상현실로 펼쳐진다. 달리의 작품 '밀레의 만종에 대한 고고학적 회상'(1935년)을 중심으로 달리의 다양한 상징물들로 채워진 몽환적인 공간에서 달리의 꿈속을 산책하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데, 그의 작품은 느무 난해하다.

 

메이 웨스트 룸

메이 웨스트는 1920~30년대 극장과 할리우드에서 관능적인 매력으로 유명했던 여배우라고 한다. 신문에 있는 메이 웨스트의 사진을 달리만의 방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녀의 눈, 코, 입은 가구와 인테리어 장식 요소들로 바뀌면서 초현실적인 방으로 탄생했다. 

 

영화 스펠바운드

1945년 영화 스펠바운드는 히치콕 감독의 작품이다. 미국에서 심리학적 분석을 소재로 한 첫 영화로, 주인공의 꿈속의 장면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히치콕은 그 꿈을 선명하게 연출하고자 이 장면의 무대 디자인을 달리에게 의뢰했다. 예산상의 문제로 감독과 달리는 결과물에 대해 아쉬워 했지만, 사람들에게는 시각적으로 꿈의 신비로움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장면으로 평가됐다고 한다.

 

히치콬과 달리 / 디즈니와 달리

달리의 작품은 회화에 국한하지 않고, 패션 디자이너, 영화 감독과 배우, 가구 디자이너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과 협업을 이어갔다. 상업적인 예술가라는 비판적인 견해를 피할 수 없었지만, 달리는 항상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며 무한한 가능성을 실험했던 전설적인 예술가다. 

 

살바도르 달리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합작품과 기괴한 단편영화도 있었는데, 보고 또 봐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 그냥 멍하니 바라봤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이드 온이라는 어플이 있다는데, 3,000원 비용으로 눈으로는 작품을 감상하고 귀로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된다. 도움은 당연히 될테지만, 누군가의 도움없이 온전히 나만의 느낌으로 작품을 보고 싶었다. 그랬는데 괜한 오기였다. 어렵고 힘들때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하다.

초현실주의는 여전히 어렵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가지는 확실히 배웠다. 살바도르 달리의 심볼. 숨은그림 찾기처럼, 그의 작품 속 심볼을 찾아라~ 

 

살바도르 달리 다음은 팀 버튼이다. 이건 사진 촬영이 가능할 듯 싶으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예매 전에 확인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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