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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송어의꿈 비밀의 식탁 시즌2

역대급 감바스를 먹기 위해 일년만에 다시 찾았다. 원테이블이 독특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는 분위기 깡패다. 누가 비밀의 식탁 아니랄까봐, 이런 곳에 식당이??? 작년에 비해 분위기도 맛도 더 좋아진 문래동 철공소와 철공소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송어의 꿈이다.

 

시즌1은 대로변에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시즌2은 안쪽에 있다. 큰 거리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철공소와 철공소 사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지나면 조그만한 구멍가게가 나오고 송어의 꿈은 그 옆이다. 딱봐도 시즌2가 되기 전에 철공소였을거다. 유리창에 있는 '가공'이라는 글자를 지우지 않은 건, 분위기 깡패를 만들기 위한 주인장의 깊은 뜻인 듯. 그나저나 저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유리문을 열 수가 없다. 아래를 보니, 입구는 돌아서 가야 한단다.

 

분위기 깡패 인정? 어 인정!
전반적으로 어둡지만, 조명이 있어 따스하다.

원테이블이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은 개별 테이블로 되어 있다. 원테이블이 불편하고 어색할때가 있는데, 이제는 여기로 오면 되겠다. 미리 예약을 했고, 빨간 조명이 있는 테이블에 3인 세팅이 되어 있는 거 보고 앉았다. 혼자 한번, 둘이서 한번, 이번에는 셋이서 왔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넷이서?

 

지난번과 동일하게 스테이크대신 감바스를 코스에 넣어달라고 했다. 송어의 꿈은 만원대부터 코스 요리를 먹을 수 있는데, 우리는 인당 만오천원으로 예약을 했다. 시작은 샐러드. 리코타 치즈인 줄 알았는데 두부다. 망고와 토마토, 샐러드 채소 그리고 구운 호박이 들어있다. 소스는 살짝 새콤하니 발사믹인 듯.

 

라따뚜이와 빵

애니메이션 제목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라따뚜이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음식이라고 한다. 가지, 토마토, 호박, 피망 등의 채소를 넣고 만든단다. 맛을 보니 찹스테이크가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여기에 고기가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걸. 아니면 감자라도, 나와 월간친구 그리고 이번에 함께 하게 된 +1은 먹고 있으면서도 먹는 얘기뿐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맛나게 먹을까? 셋 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하다보니, 공통의 관심사는 음식이다.

 

스페인 돈산티아고 화이트 와인(18,000원). 감바스의 오일리함을 싹 잡아주는 드라이 와인이다. 주인장 취향에 따라 고른 와인이라는데, 우리의 취향과도 일치했다. 

 

펜네 크림 파스타

조명이 어두워서 색상이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녹색인 걸로 보니 아무래도 시금치 크림인 듯 싶다. 반숙 계란후라이가 함께 나오고, 터트려서 파스타에 잘 섞으면 된다. 노른자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아니 좋을 수 없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염도가 있아 빵과 함께 먹었다. 이날따라 모든 음식이 전반적으로 간이 강했다.

 

피클 대신이라는데, 맛을 보는 순간 여기에 광어회나 문어를 넣으면 얼마나 좋을까? 페루 전통음식이라는 그 뭐... 이때는 생각이 안났는데, 검색을 하니 세비체다. 익히지 않은 생선 살이나 새우 살 따위에 해초, 양파 등을 넣어 레몬즙에 절여 먹는다는데, 딱 그 맛이 날 거 같다. 

 

감바스 드디어 등장이오~

송어의 꿈 감바스는 칵테일 새우는 취급하지 않는다. 딱 봐도 대하급이다. 역대급 감바스는 새우만 봐도 충분히 느껴진다. 여기에 인당 하나씩 토마토와 마늘, 올리브 오일을 듬뿍 머금은 새송이 버섯까지 작년에도 역대급이었는데, 올해는 역역대급이다. 원래 코스에는 스테이크가 나오지만, 감바스로 선택하길 정말정말 잘했다. 

 

바게트와는 무조건 무조건이야~

바게트에 오일을 듬뿍 적시고 그 위에 새송이버섯과 마늘 그리고 새우를 올린다. 입 안은 오일로 가득 채워졌지만, 화이트 와인으로 원상복귀.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되는데, 중간에 멈춰야 한다. 

 

감바스 파스타

어찌보면 진짜 메인일 수 있는 감바스 파스타를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오일로도 충분할 거 같지만, 새우가 없으면 허전할 듯 싶어 인당 2개씩 남겨뒀다. 원래 오일파스타를 좋아하지만, 역역대급 감바스답게 파스타도 매우 몹시 훌륭했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있긴 했지만, 한시간이 넘도록 천천히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먹고 즐겼는데, 감바스 파스타만은 시간순삭이었다.

 

작년에도 올해도 작은 용기를 챙겨가서 남은 오일을 담아 오고 싶었으나, 차마 하지 못했다. 저 오일에 밥만 볶으면 엄청난 새우볶음밥이 될 거 같은데, 용기가 없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귤과 포도는 디저트. 만오천의 코스, 역시 스테이크 보다는 감바스다.

 

여기는 송어의 꿈 시즌1이다. 계산을 하기 위해 들렸는데, 분위기가 좀더 아늑하게 변했다. 천장이 높아서 휑한 느낌이 있었는데 커튼같은 천 하나로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다. 원테이블이 독특하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시즌2 분위기가 깡패(?)같아서 더 좋다. 역역대급 감바스를 먹었으니, 당분간 감바스와는 이별이다. 송어의 꿈만한 곳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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