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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에 가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서 읽어야 했다. 그때마다 늘 이런 생각을 했다. '속독을 배워둘 걸.' 성격이 급한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책은 느리게 읽는다. 한줄 한줄 천천히 읽어나가고, 책장을 넘긴 후 앞쪽과 연결이 안되면 다시 책장을 넘겨 또 읽는다. 이러다보니, 서점에서 책 한권을 제대로 본 적인 거의 없다. 그래서 앞부분을 조금 읽은 후, 괜찮은 책이라 생각하면 바로 구입을 하거나 메모했다가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다. 

서점에 편한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생겼지만, 역시나 한권 읽기는 무리다. 아무리 재미 있는 책이라도 읽다보면 스스륵 잠이 오고, 그 잠을 떨쳐내기 위해 딴짓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져 책 읽기가 싫어진다. 속독을 배웠더라면, 소설책 한권쯤이야 하면서 술술~ 읽었을텐데, 능력이 없으니 한줄 한줄 그 의미를 생각하면 여전히 느리게 읽고 있다.

이런 나에게 전자책은 정말 고마운 존재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 읽다가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리디북스 기능)으로 체크도 할 수 있고, 스스로 삭제하지 않는한 계속 보관이 가능하다. 책장에 넣을 수는 없지만, 아이폰 속에는 디따 많이 있다.

동자승의 하루를 전자북이 아니라, 서점에서 먼저 발견했다면 더 좋았을 거다. 왜냐하면 드디어 한권을 통채로 다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았다. 웹툰이라서 전자북이 더 힘들었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그림을 매번 확대해야 하니깐.

지은이가 동자승 이찬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이 그림 웹툰인 줄 알았다.  

동자승 이찬(중국명 一禪小和尙)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중국의 콘텐츠 창작팀이다. 이들은 2016년 10월 웨이보에 웹툰 '동자승 이찬'을 처음 연재한 이래 현재까지 조회수 7억 뷰에 달하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이 책은 이들이 제작한 수묵화풍의 웹툰을 단행본으로 묵은 것이다. 동자승 이찬은 늘 호기심 반짝이는 눈망울로 주위를 탐색하며 사부님 곁에서 인생의 진리를 배워간다. (ⓒ 알라딘 책소개)

 

제1화 입맞춤이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몰라 입술을 맞대는 거란다. 그럼 하고 싶은 말들이 상대의 입 속으로 흘러가게 된단다." 동자승이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했을때, 노스님은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동자승에게 키스는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는 도구(?)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만두가 들을까봐 찐빵에게 니가 더 좋다고 키스를, 속상할때마다 자신의 얘기를 들어준 나무에게 너도 힘들면 자신에게 말하라고 키스를, 코고는 사부님에게 감사의 키스를 한다. 

총 19화로 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큰 울림을 준다. 232페이지에 웹툰이라 서점에서 후다닥 읽을 수 있지만, 진한 여운을 주는 책이라 책장에 넣지 않고 계산대로 향했을 거 같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은 얻었고 그만큼 많은 것을 버리거나 잊어야 했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동심이다. 동자승의 하루는 잊었던 동심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같은 세상이더라도 동자승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어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다르다. 늑대는 피해야 하고, 귀신은 쫓아야 하는데, 동자승은 그들과 절친이 된다.  내용이 현실과 살짝 동떨어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버님 댁에 보일러를 놓듯, 내 맘 속에 따뜻한 보일러를 놓았다.

"세상의 모든 딸들이 집 안에서는 천금같이 귀하고, 밖에 나가서는 보석처럼 빛나기를." (본문 중에서)

하루가 힘들거나, 우울하거나, 답답하거나, 사람에 치여 상처를 받았다면 맘속 보일러를 작동시켜야 한다. 친환경 보일러라서 주 연료는 동자승의 하루다. 전자책으로 읽고, 종이책을 주문했다. 오래오래 두고 읽기에는 종이책이 더 좋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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