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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강동 작은섬소년

마포에는 혼자 먹기 난감한 고깃집이 참 많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혼술하기 좋은 물고기집(?)이 있다. 생선가게를 못지나치는 냥이처럼, 이집 앞을 쉽사리 지나칠 수 없다. 한번이 어렵지, 두번부터는 쉽다. 용강동에 있는 작은섬소년이다.


지금 알았다. 화장실이 저기에 있다는 것을, 가본 적은 없지만 영원히 아니 갈 듯 싶다. 봄은 왔건만, 며칠 동안 푸른하늘은 커녕 회색빛 하늘만 보고 있는 요즘, 날씨탓인지 우울하다. 술마실 핑계를 어쩜 이리도 잘 만드는지, 퇴근 후 발길은 버스정류장이 아니라 작은섬소년으로 향한다.


좀만 늦으면 앉을데가 없기에, 일찍 출발을 했는데 넘 빨리 왔나보다. 암튼 일등을 했다. 아무도 없을때 찰칵, 주인장에게 허락을 받은 후 담았다. 처음이니, 자리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가장 끝에 앉는다. 그냥 외진 곳이 편한 1인이다. 사실 바테이블이 있어 혼술하기 좋을 거 같지만, 다른 곳과 달리 옆에 누가 앉으면 괜스레 신경이 쓰인다.


굴, 가리비, 멍게, 전복, 소라 등 해산물 신선도는 역시 좋다. 날로 먹어도 좋지만, 이번에는 구이를 공략하기로 했다. 


메뉴판을 보면, 구이 종류가 참 많다. 오늘은 뭐 먹지? 지난번에 왔을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먹고 있던 가자미구이(9,000원)를 주문했다.


앞접시같은 나무 그리고 기본찬은 락교뿐이다. 샤토 녹색 처음이를 주문하고, 고소한 냄새를 맡으면 잠시 기다린다. 


노오란 가마지구이 등장이오. 그나저나 처음이는 전용잔이 없나? 언제나 이슬이 잔이다.


사진으로도 바삭함이 보일 정도로 과자같다. 바삭보다는 촉촉함을 살리는 엄마표 가자미구이와는 완전 다르다. 


원래를 꼬리부터 먹지만, 속살 공개를 위해 과감히 정중앙을 놀렸다. 노오란 겉과 달리, 속은 하얗다. 와사비 간장을 더하면, 바삭함과 담백함 그리고 알싸함까지 참으로 조화롭다. 


나무젓가락이다보니, 생선을 발라먹기 힘들다. 그럴때는 도구보다는 손가락이 훨씬 낫다. 과자같은 바삭함에 살은 물론 잔가시까지 다 먹어버렸다.


가시를 골라내면서 먹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모든 뼈를 제거한 후에는 후다닥이다.  


마지막 잎새가 아니라, 마지막 두점

구이로 시작했으니, 구이로 끝내야 한다. 생선구이로 한번 더 갈까 하다가, 소시지 대파구이(6,000원)를 골랐다. 느낌적인 느낌상 소떡소떡의 어른버전일 거 같아서다. 그런데 느낌대로 딱 그렇게 나왔다. 이건 소파소파다.


대파를 구우면 엄청난 단맛이 난다. 탄부분을 제거하고 먹으면 되니, 혹시나 하는 걱정을 넣어두면 된다. 그리고 하얀 가루의 정체는 소금이다. 


익는 시간이 달라서 따로 나왔지만, 먹을때는 소떡소떡처럼 같이 먹으면 된다. 그저 평범한 비엔나 소시지인데, 대파를 만나면 어떻게 변할까?


탄부분도 먹고 싶었으나, 혹시나 해서 발라냈다. 노릇노릇 잘익은 대파와 소시지, 이건 백퍼 안주다. 대파에서 나오는 풍부한 채즙이 소시지를 감싼다. 소시지 특유의 인공스러운 맛을 대파가 다 잡아낸다. 대파는 케첩의 존재를 잊게 만든 엄청난 녀석(?)이다. 


곧 먹어주마

비엔나 소시지와 대파만 있으면 되니, 집에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석쇠가 아니라 프라이팬에 대파를 구워도 저정도로 나올까? 더구나 통으로 구워야 하고, 겉면이 탈정도로 구워야 하는데 가능할까 싶다. 고로 집에서 아니하고, 여기에 다시 와야겠다.


단맛은 흰부분이 더 강하지만, 사실 다 좋았다. 앞으로는 소떡소떡을 먹지 말고, 소파소파를 먹어야겠다. 진짜 평범한데, 완전 매력적이다. 주출몰지역에 작은섬소년이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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