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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동 계절별미

또 오겠지 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그저 잘 익은 오동통한 석화찜 사진을 인별그램에 올렸는데, 댓글이 달렸다. "언니, 여긴 꼭 가고 싶어요." 그저 미끼를 던졌을 뿐인데, 제대로 걸려들었다. 겨울이 지나면 먹을 수 없는 계절별미 석화찜 먹으로 가자구나. 


계절별미는 오후 4시에 오픈을 한다. 평일이라면 어렵겠지만, 주말이니 해가 지기 전에 도착을 했다. 아직은 한가한데, 우리가 온 후 계속 사람들이 들어왔다. 지난번에도 느낀거지만, 번화가도 아닌데 찾아오는 이가 많다. 특히 겨울에는 더더욱 많다. 아무래도 이유는 석화찜때문이지 싶다.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메뉴가 참 아주 많이 맘에 든다. 이번이 두번째인데, 겨울만 되면 항상 이곳이 생각날 거 같다. 사진만 찍었을뿐 메뉴는 정해져있다. "석화찜 하나 주세요."


기본찬으로 나오는 석화, 역시나 선도가 엄청나다. 꼬막과 무생채, 미역국 그리고 배추와 쌈장, 초장은 건들리지 않고 곧바로 생굴부터 냠냠냠. 선도가 워낙 좋으니, 초장따위는 필요없다. 그저 관자를 잘 긁어낸 다음 한입에 털어넣는다. 짭조름함이 강하게 오지만, 인공적인 짠맛이 아니니 괜찮다. 바다의 향이랄까? 굴의 풍미랄까? 지금 여기는 오류동이 아니라, 통영이다. 이렇게 좋은 굴을 쪄서 먹는다, 생각만해도 짜릿하다.


커다른 찜기 안이 꽃(석화)으로 가득찼다. 뚜껑이 덮어지고, 참기 힘든 기다림이 찾아왔다.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기 시작했다. 고문(?)과도 같은 15분(정확하지 않음)이 지나자, 주인장이 왔고 뚜껑이 열렸다. 


왼손에는 비닐루 장갑과 목장갑을 끼고, 입이 벌어진 석화부터 공략을 한다. 왜냐하면 불을 완전히 끄기 때문에, 먹기와 동시에 석화찜은 서서히 식어간다. 야무지게 다물어져 있는 석화는 수분을 품고 있지만, 벌어진 석화는 건조해질 수 있으니 먼저 먹는게 좋다. 오동통한 석화찜, 그때도 참 좋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좋다. 


야들야들 고소고소 입 안 가득 행복뿐이다. 여기 오기 전에 후배에게 이렇게 말을 했었다. 식으면 맛이 덜해질 수 있으니, 먹기 시작함과 동시에 스피드가 필요하다. 어찌나 말을 잘 듣던지, 우리는 말없이 석화를 까고, 나이프로 관자를 살살 긁어낸 후 먹는다. 무한 반복 중이다.


굴을 먹다가 진주를 발견한 사람이 있다는데, 굴의 관자가 마치 진주와도 같다. 봉지굴을 먹을때는 관자를 찾을 수 없었는데, 석화찜에는 탱글탱글한 관자가 완전 살아 있다. 이에 엄청나게 낀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 맛을 포기할 수 없다.


야무지게 다물어진 석화에는 굴과 함께 국물도 들어있다.  


힘들게 열었는데, 크기와 다른 굴을 만날 수 있다. 속을 알 수 없으니, 복불복이다.


하지만 이렇게 진주와 같은 어여쁜 굴도 만날 수 있다.


커다란 석화 옆에 작은 석화가... 너무 일찍 세상 밖으로 나온 듯 싶다.


작은 스댕 그릇 속에는 계란이 들어 있다. 인당인 줄 알았는데, 4개가 들어있다. 한개는 후배가 먼저 먹고, 현재 3개 남았다. 인당 2개씩, 다툼없이 먹을 예정이다. 그나저나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빨리 먹었나 보다. 정말 몇개 안 남았다.


계란을 먹고 있다는 건, 석화찜을 다 먹었다는 의미다. 둘다 굴 킬러이다보니, 다 먹었는데도 헛헛함이 있다. 삶은 계란으로도 채워지지 않으니, 굴을 더 먹어야한다.


한판 더는 무리임을 알기에, 굴라면으로 헛헛함을 채웠다. 그저 라면에 굴을 넣었을 뿐인데, 맛이 깊다.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석화는 생으로 먹어도, 전과 튀김으로 먹어도 좋은데, 그중에서 찜이 으뜸이지 않을까 싶다. 구이도 참 좋다는데, 고건 아직이니 제외다. 지난번에는 연출샷으로 초장도 찍고, 마늘과 쌈장을 올려서 먹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오롯이 석화만 먹었다. 왜냐하면 석화가 품고 있는 짠맛으로도 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계절별미라는 이름처럼, 계절이 돌아오면, 별미인 석화찜을 먹으러 다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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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동 계절별미 우유빛깔 석화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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