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포항 구룡포까지 와서 과메기를 눈으로만 먹고 갈 줄은... 슬픔은 잠시 제쳐두고, 구룡포하면 가장 먼저 과메기가 떠오른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과메기 덕장으로 갔을테지만, 비님이 오니 덕장대신 과메기 문화관으로 향했다.
아이폰6으로 촬영
구룡포 일본인가옥 거리에 있는 돌계단을 올라가면, 구룡포 공원이 나온다. 그나저나 왜 구룡포일까? 신라 진흥왕때 장기현령이 이곳을 순시하다가 갑자기 바다에 큰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거대한 용 10마리가 하늘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중 한마리가 바다로 떨어졌다. 그러자 바닷물이 붉게 물들면서 폭풍우가 그치고, 바다가 잔잔해졌다. 이후 아홉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라 하여, 구룡포가 되었다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멋들어진 용 조형물도 있고,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지만, 비로 인해 카메라는 가방에서 숙면 중이다. 실외컷은 아이폰6로 찍었다.
건물에 비해 주차장이 넓은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건물도 디따 크다. 과메기문화관이라고 해서 과메기만 전시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해양문화관이라도 해도 될만큼 볼거리가 다채롭다. 1층부터 시작해도 되지만, 어차피 내맘이니 4층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4층으로 갔던 이유는 전망대가 있어서다. 멋진 포항 앞바다를 볼 수 있겠지 했는데, 아뿔사~ 하늘도 바다도 다 회색이다. 날씨만 좋았어도, 전망이 끝내줘요가 됐을텐데 야속할 뿐이다. 저기 어디쯤이 구룡포항일 거 같은데, 갈 생각이 없으니 이렇게 대충 바라보는 것으로 끄읕.
해양관은 음... 다양한 해양생물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인데, 그저 마른침만 삼킬뿐이다. 왜냐하면 먹고 싶은데, 먹을 수 없으니깐. 유치원에서 견학 나온 어린 친구들은 캭~ 소리도 지르고 신기해하면서 바라보던데, 철없는 어른은 그저 배가 고프다.
제크스키는 6~12세만 탑승가능 ㅠㅠ
구룡포 과메기문화관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컷. 아이는 신나고, 부모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다.
4층에서는 보이지 않던 과메기가 3층에 가니 있다. 식객으로 인해 과메기를 처음 접했던 사람이 많았을 거 같다. 저 표정을 보면, 아니 먹을 수 없으니깐. 그러고 보니, 과메기를 먹은지가 10~15년 정도 될까? 과메기라는 이름조차 몰랐는데, 이제는 겨울이 오면 꼭 챙겨 먹고 있다.
옛날 옛날에 동해안 지방의 한 선비가 추운 겨울에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중 배가 고팠다. 해안가라 민가도 없고, 인적도 없는데, 해변가를 낀 언덕 위 나무에 물고기의 눈이 나무가지에 끼인채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그 물고기를 먹었다. 그런데 너무나 맛이 좋았다. 그 맛을 잊지 못해 겨울마다 집에서 청어를 말려서 먹었다고 한다. 배고픔은 선비도 체통을 지킬 수 없게 만드나 보다.
와~하고 달려갔으나, 입이 아니 눈으로만 먹었다. 모형이 어쩜 저리도 완벽한지, 아주 잠시나마 진짜인 줄 착각했다.
덕장에 못간 아쉬움을 여기서... 비린내는 없어서 좋은데, 눈으로만 먹어야 하니 눈물이 왈칵~ 왼쪽은 꽁치나 청어의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20마리씩 새끼줄로 엮어 말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통과메기라고 한다. 내장을 제거하지 않았기에, 내장의 좋은 성분이 살 부분에 스며들어 맛있는 과메기가 된다. 오른쪽은 내장과 뼈, 머리를 제거하고 말린 것으로 칼로 베어졌다고 해 배지기과메기라고 한다. 그동안 먹었던 과메기는 배지기였던 거 같은데, 내장 맛이 포함된 통과메기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과메기 모형도 맛깔나게 잘 만들더니, 옛 구룡포 마을 풍경도 어쩜 정겹고 익살스러운지 보는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70년대 구룡포 어촌가욱
구룡포 9가지 맛은 참문어, 오징어, 백고동, 대게, 고래고기, 물회, 과메기, 전복, 성게라고 한다. 그저 다 먹어보고 싶다.
이름은 꽁이고, 과메기의 재료인 꽁치를 캐릭터로 만들었다고 한다. 내진설게 건축물이라는 확인서가 떡하니, 포항의 아픔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주차장이 넓었던 이유가 혹시 대피장소가 아닐까?
다시 왔던 길로, 언제나 식후경인데 이번만은 반대다. 굶주렸으니 본격적으로 먹부림하러 출발이다. 구룡포 9미를 찾아, 구룡포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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