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쓰 가옥을 지나 동국사로 가는 길에 군산 항쟁관이 있다. 군산 항일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100여년 된 주택을 리모델링 했다. 우리 영웅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문구를 보고 울컥했다. 아프고 슬픈 우리 역사, 하지만 더이상의 아픔은 없어야 하기에 화가 나도 보고 또 봤다. 더이상의 반복은 없어야 하니깐.
군산은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서울파고다공원에서 3.1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난 4일 뒤인 3월 5일 한강이남에서 최초로 항일독립만세운동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일본식 사찰과 주택만 보더라도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했을 것이고, 그네들에게 충성하는 앞잡이들도 많았을텐데, 그들에게 굴복당하지 않고 독립을 위해 투쟁한 분들이 더 많았던 거 같다. 군산항쟁관은 일제강점기 일제에 항쟁한 역사와 장소 그리고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설립됐다.
군산에서의 독립만세운동 후, 다른 지방으로 항쟁과 독립운동이 전개되었다. 군산항쟁관은 군산 역사에 항쟁의 자긍심이며, 군산 시민의 자존심이라는데 인정을 아니할 수 없다.
운영시간과 주의사항은 이렇습니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울컥. '쌀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지들 나라로 갖고 가겠지. 농사 짓는 사람 따로, 먹는 사람 따로, 에이~ 그래서 더더욱 독도는 우리땅이다.'
감옥체험을 하기 위한 곳인 거 같은데, 보는 것만으로도 겁나 힘들다.
우리 영웅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서대문 형무소부터 서울에 있는 독립운동가 기념관을 갔었던 적이 있다. 역사덕후로서 시리즈로 포스팅을 했었는데, 그때처럼 지금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이고 있다. "고맙고, 또 고맙고, 정말 고맙습니다."
모형인데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2층으로 올라가지 말 걸, 후회했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정말 힘들게 봤는데, 보고 있는데도 무섭고 떨리고 공포스러웠는데, 그때 그 감정이 다시 생각나 너무 힘들었다.
몸을 숨기거나 칼로 찌르는 마술이라면 신기해 하면서 잼나게 봤을텐데, 이건 마술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다. 사람을 어쩜 저런 곳에 가두었을까? 나라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건너편 방으로 건너가는 게 넘 무서웠다.
책상에 손을 고정해 고문을 하고, 의자에 다리를 고정해 고문을 하고, 이런 삐리리 삐리리 삐리리 같은 개10삐리리야. 지금 이순간 할 수 있는 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욕을 다 쏟아 냈다.
군산은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영화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군신항쟁관이야 말로 군산의 참모습이 아닐까 한다. 시간이 없어 여기를 그냥 지나갈까 했는데, 그랬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거 같다. 놓치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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