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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는 인생영화로 손꼽는 명작이다. 제목에서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짐작했고, 신파로 끝나지 않아 지금까지도 참 좋아하는 영화다. 그 영화의 주무대가 군산이다. 영화 촬영지로 여기만큼 유명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1998년에 봤는데, 20년이 지난 2018년에 갔다. 



빈해원은 남자가 사랑할때 촬영지였다는데 영화를 안봤으니 모르겠다. 타짜에도 나왔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내부 모습과 짬뽕이 유명하다는데 형제반점에서 볶음밥을 먹고 왔으니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마무리로 여기서 녹색이와 함께 짬뽕을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못했다. 다음에는 기필코...



군산역에는 군산여행지도가 비치되어 있는데,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이성당 근처에 있는 테디베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지갑이 털릴 거 같아서 눈 감고 지나쳤다. 테디베어는 바다처럼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게 가장 좋은 거 같다.



친절한 군산 현지인 어르신을 만난, 초원사진관이 어디있는지 물어봤다. 지도에 표기가 잘 되어 있긴 했지만, 순간 길치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르신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쪽이 아니라 저쪽 골목 끝까지 가서 좌회전을 해야돼." 여기서 이쪽은 초원사진관 방향이며, 저쪽은 동국사 방향인데, 그때는 알 수 없었기에 시키는대로 따라했는데 걸으면서 내심 이상했다. 중간쯤 가다가 멈춰서, 이번에는 지도앱에게 도움을 청하니, 전혀 다른(동국사)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아뿔싸~ 모르셨구나. 


디지털기기의 도움을 받고서야 제대로 찾았다. 초원사진관에 도착을 하지도 않았는데, 설명할 수 없는 떨림이 왔고, 만보를 넘겨 더디게 걷고 있던 두발은 경보 선수가 된 듯 빨라졌다. 두둥~ 찾았다. 영화는 20년이 지났는데, 사진관은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처럼 생생하다. 유명 관광지가 되다보니, 관리를 잘 받아서 그런가 했는데 나중에야 진실을 알게 됐다. 어찌됐든, 군산에 오고 싶었던 첫번째가 드디어 이루어졌다. 그저 영화 촬영지일뿐인데, 한석규라도 만난 듯 두근두근 떨렸다.



자동문, 1988에는 없었을텐데, 2018에는 있다. 초원사진관이라는 이름은 한석규가 직접 지은 것으로, 그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이라고 한다.



촬영지일 뿐인데, 두근거림은 진정되지 않는다. 그래 여기서 한석규와 심은하가 이랬고 저랬지, 5번 봤던 영화라지만 마지막으로 본게 5년 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난다. 모니터 옆에 있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알게 된 사실.


초원사진관은 원래 사진관이 아니었다고 한다. 제작진이 촬영장을 찾기 위해 전국의 사진관을 다녔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단다. 그러던 중 잠시 쉬러 들어간 카페 창 밖으로 여름날의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차고를 발견하고 주인에게 어렵사리 허락을 받아 사진관으로 개조했다. 즉, 사진관이 아니라 차고였다. 촬영이 끝난 뒤, 초원사진관은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되었다가, 이후 군산시에서 영화 속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아하~ 그랬구나, 그래서 생생해 보였던 거구나.



친절하게 영화속 장면들을 나와 있지만, 부족하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 



저들이 부럽다기 보다는, 어서빨리 찍고 나가줬으면 했다. 그런데 도대체 셀카를 몇장을 찍는지, 도통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기다리다 다른 볼거리를 놓칠 거 같아, 후다닥 찍고 나왔는데 하필이면 모자이크를 아니할 수 없는 포즈가 찍혔다. 절대 의도한 사진이 아니다. 그나저나 저들은 영화를 봤을까?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못하는 남자의 심정을 이해는 하는 걸까?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차고였다고 했는데, 혹시 저 나무? 왔을때는 사진관만 보였는데, 이제는 나무에, 한석규가 몰던 스쿠터까지 눈에 들어온다. 한참동안을 여기서 서있었다. 눈을 감으면 영화속 장면들이 보일 줄 알았는데, 영화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20년 전, 말하지 못하고 죽은 남자가 불쌍해 펑펑 울다가, 아무것도 모르고 사진관에 돌을 던지는 여자에게 쌍욕을 했던, 그때 그 기억이 생각나 혼자서 배시시 웃었다.



스쿠터에 이어 차까지...


20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혼자왔으니 포토존은 패스. 셀카도 안찍으니, 더더욱 패스.



8월의 크리스마스, 남자가 사랑할때, 타짜, 장군의 아들, 바람의 파이터, 전설의 주먹 등등 영화 속에서 군산은 자주 등장한다. 초원사진관처럼 영화 촬영지 투어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그러므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지나, 타짜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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