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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스탬프 투어를 별로 안 좋아한다. 숲보다는 나무만 보는 거 같고, 잿밥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잘 안한다. 그러나 이번만은 다르다. 잿밥은 처음부터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으며, 숲과 나무를 동시에 바라봤기 때문이다. 역사 덕후에게 군산은 그야말로 매력적인 도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 (구)군산세관본관 - (구)미즈상사 - 장미갤러리 - (구)일본18은행군산지점 - 장미공연장 - (구)조선은행군산지점 - 진포해양공원까지 순차적으로 8곳을 둘러봤다. 군산 근대항 스탬프투어다.



왼쪽은 KTX, 오른쪽은 새마을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익산역에서 내린다. 왜냐하면 군산역에 가려면 여기서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착지는 군산역인데, 지금 타는 새마을호의 종착지가 용산역이다. 어라~ 이게 뭐지 했는데, 익산에서 출발한 새마을호는 군산역을 지나 용산역으로 간단다. 아하~ 그렇구나. 20분 후 새마을호는 군산역에 도착을 했다. 덜컹덜컹 오랜만에 기차 소리를 들으면서 왔는데, 짧아서 아쉽다. 그래도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군산아~ 내가 왔도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통합권으로 하면 500원을 아낄 수 있다.

군산 어청도 등대(우)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은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 군산과 전국 최대의 근대 문화 자원을 보유한 군산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해양물류역사관, 독립영웅관, 근대생활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역사 덕후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근대생활관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1930년도 순간이동을 한 듯, 그 당시 군산 거리를 만났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였기에 울컥하기도 했지만, 고무신을 신어보고 극장에 앉아 오래된 영화도 보고, 학교 종을 직접 땡땡땡 쳐볼 수 있어 좋았다. 




(구)군산세관 본관 / 호남관세박물관

빨간 벽돌이 참 인상적이군 했는데,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한다. 1980년 대한제국의 자금으로 건립되었는데, 당시에는 많은 부속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헐리고 본관 건물만 남아 있다. 1908년에 완공된 군산 세관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세관 건물이다. 독일인이 설계한 것으로 전해지며, 벨기에에서 수입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사용해 단층건물로 건축되었다. 현재는 호남 관세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관세와 세관에 대한 전시물과 기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구)미즈상사

일제강점기 무역회사로 사용되던 건물인데, 지금은 이름처럼 카페로 활용되고 있다. 그 당시 일본인이 운영했으며,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 판매하던 회사였다고 한다.




장미갤러리

일제강점기에는 용도나 기능을 확인할 수 없는 건축물이었으나, 광복 이후에는 위락시설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공방 및 향수나 디퓨저 만들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는 예술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장미라는 명칭은 장미꽃의 장미가 아니라, 수탈한 쌀의 곳간을 뜻하는 장미(藏米)다. 군산항은 총독부 주도로 대형화된 항구였으며, 우리 농산물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통로였다.




(구)일본제18은행군산지점 / 근대미술관

18은행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으로 1890년 인천에 처음 문을 열었고, 1907년에 군산지점이 설립됐다. 지금은 근대미술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서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말았다. 미알못답게 미술관이라 대충 보고 나왔다. 그런데 은행 별관 건물인 금고동에 안중근 의사 여순 감옥 전시관을 놓쳤다. 이 사실을 군산을 떠날때까지 몰랐다. '이런 바부~'




장미공연장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을 보관했던 곳이다. 군산항으로 쌀을 수탈하기 위해서는 창고가 필요했을 것이다. "에이, 나쁜 삐리리 삐리리 삐리리."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만 현재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내부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공연 준비중으로 출입금지라고 해서 들어가지 못했다. 여기 장미도 꽃이 아니라, 수탈한 쌀의 곳간을 뜻하는 장미(藏米)다.




(구)조선은행군산지점 / 근대건축관

1922년 설립된 은행 건물로, 일제가 식민 지배를 위해 운영한 대표적인 금융시설이다. 채만식 소설 '탁류'에서 고태수가 다니던 은행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해방이후 한국은행, 한일은행 등 은행 건물로 활용되다가, 현재는 군산의 근대건축물과 일제강점기 화폐 및 경술국치를 추념하기 위한 전시관이다.



조선은행 군산지점의 지점장을 방문한 손님을 맞이하던 응접실이었으나, 지금은 조선은행과 군산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실이다(왼쪽). 오른쪽은 군산 해저 발굴 주화로 1945년 7월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남방 5km 해상에서 미국 폭격기의 공격으로 침몰한 일본화물선 시마마루 12호에서 인양한 근대 중화민국과 홍콩 주화 4,068kg 주화 106만 567개 중 일부라고 한다.




진포해양공원

진포해양공원은 고려말 최무선 장군이 함포를 만들어 왜선을 500여 척이나 물리쳤던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개관한 해양공원이다. 우리나라 육해공군의 퇴역 군·경장비(13종 16대)를 전시하고 있다. 



뜬다리로 불리는 부잔교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세해안의 특징을 살려 물에 뜰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정박시설을 건설한 다음 부두에서 정박시설까지 다리를 만들어 밀물과 썰물시 상하로 움직이도록 한 선착장 시설물이다. 역시나 일제가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송출하기 위해 뜬다리 3기를 설치했고, 3천톤급 기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이후 3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현재는 3개만 남아 있다.



위봉함은 1945년 미국에서 건조되어 제2차 세계대전때 연합군의 상륙작전에 참전한 군함으로, 48년 동안 전투임무와 해군의 훈련 및 실습임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진포대첩 모형과 당시에 쓰였던 무기, 최무선 장군이 만든 화포이야기와 군함 병영 생활 체험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진포첩첨 VR 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는데, 시간이 없어 못했다. 



고려말에는 왜선을 물리쳤는데, 결국은... 같은 바다인데, 승리와 아픔을 다 맛본 슬픈 바다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듯, 역사의 반복 역시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스탬프 투어는 여기까지다. 위봉함에서 작은 기념품을 받았다. 그런데 추가로 한 곳이 더 남아 있다. 군산화교 역사관(용문각)으로 (구)미즈상사 건너편 어디에 있다는데 결국 못찾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갈 예정이니, 그때는 용문각부터, 더불어 스탬프투어 용지는 재사용하는 걸로...



벼르고 벼른 군산여행이라 일정을 겁나 빡빡하게 잡은 바람에, 심화학습보다는 벼락치기를 한 기분이다. 아무래도 욕심이 과했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는 없다. 사진뿐만이 아니라, 눈과 귀와 마음으로 군산은 봤고 담았기 때문이다. 





덜컹거리는 기차소리, 오랜만에 들으니 참 좋다. KTX의 빠름도 좋지만, 가끔은 느려도 상관없지 않을까? 느림의 미학이라고도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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