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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니깐, 4년 전 생일선물로 받은 파스쿠찌 텀블러. 보온성이 좋아 한여름을 제외하고 쭉 사용했었다. 커피대신 차를 주로 마시기에, 평균 4~5번 정도 티백을 우린다. 다 마신 후에는 항상 세척도 빠짐없이 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사용하려고 맘 먹었다. 내가 직접 돈을 주고 텀블러를 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지름신에게 졌다.



윽~~ 사진으로 보니 더 심하네.

판정승이라고 해두자. 선물을 받고 그해 겨울 많고 많은 종이컵대신 파스쿠찌 텀블러와 함께 보냈다. 다음해 여름 잠시 숲 속으로 가서 잠을 잔다고 하기에, 승인해줬더니 이런 상태가 되어서 돌아왔다. 아니 분명 잘 세척해서 보관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찌든때, 묵은때인가 싶어, 하루종일 뜨거운 물을 바꿔가면서 마른때가 촉촉해져서 빠져나오길 기대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수세미로 있는 힘껏 팍팍 닦아봤지만 역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원래 이런 텀블러는 쓰다보면 이렇게 변하는구나 하면서 자기합리화에 들어갔다. 게다가 저 상태로 차를 우려도 때같은 건 안 나오기에 탈색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또 2년을 사용했다. 4년이 지난 지금 파스쿠찌 텀블러의 탈색은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드디어 녀석과 안녕을 고할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이런 맘을 들게 만들었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스타벅스 상품권이다. 작년 모 백화점에서 휴대폰에 앱을 깔면 상품권을 준다고 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벤트 첫날, 엄청난 인파로 인해 1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드디어 받았다. 이걸로 뭘할까? 커피는 안 마시니깐 패스. 샌드위치랑 케익은 먹는 걸로 소비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패쓰. 


그럼 남은 건 다이어리랑 텀블러였다. 텀블러는 있으니 패스. 그럼 다이어리인데, 이건 뭐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내 돈을 투자하지 않고 상품권 안에서 살 수 있는 건 7,000원짜리 파우치 뿐이었다. 커다란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파우치를 살까? 말까? 한동안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스타벅스 매장만 보이면 들어가서, 파우치를 만지작거렸다. 내가 스타벅스 왕팬도 아니고, 아무리 공짜로 받은 상품권이라지만 파우치는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다.



2015년 12월 31일, 또 스타벅스 매장에 갔다. 올해는 어찌어찌 탈색된 텀블러는 사용했지만, 병신년에는 그렇게 살기 싫었다. 찌든때는 벗어버리고, 깔끔한 설빔(?)이 갖고 싶었다. 결국 병신년 첫 丙申(한자음만 읽으세요^^)짓을 했지만...



12월 31일 마음에 드는 텀블러는 발견했다. 뜨거운 물을 넣어도 되고, 가격도 4,000원만 더 내면 되니깐,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내일 새로운 텀블러가 출시 된다는 직원말에 발길을 돌렸다. 새해 기념 텀블러라고 하니깐, 왠지 더 좋을 거 같다는 기대감에 말이다.



새해가 왔고, 다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작년에는 안 보이던 텀블러가 있다.



누가봐도 붉은 원숭이해를 상징하는 텀블러다.



아이고야~ 귀엽다. 머그컵에 손이 갔지만, 텀블러가 아니므로 패스.



독특한 텀블러 발견.



이중으로 되어 있는 텀블러 안에 요렇게 작고 깜찍한 원숭이가 들어 있다. 그래 이거야~ 하면서 사고 싶었으나, 쬐그만 인형이 들어있다고 가격이 17,000원이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패스.



결국 작년 마지막 날에 찜한 텀블러로 낙찰. 스타벅스 크로스비 그린 수퍼 그래픽 텀블러(가격 14,000원). 규격 473ml이며, 찬물, 더운물이 다 된다. 파스쿠찌은 보온병 같은 텀블러라 무게가 있는데, 요건 아크릴로니트릴스티렌이라 가볍다. 사이즈는 길어졌지만, 무게는 가벼워졌다.



내가 사고 내가 쓸 예정이지만, 매장에서 포장을 해준다고 하니, 해달라고 했다. 왠지 선물받은 느낌도 들고 괜찮네.



박스 포장은 아니고, 부직포에 담아줬다. 그런데 은근 폼난다.



요건 버리지 말고, 여행갈때 파우치로 사용해도 좋을 듯 싶다. 떡보다 떡고물을 좋아하면 안되지만, 우선 고물부터 맘에 든다.



짜짠~ 4,000원을 추가해 득템한 스타벅스 크로스비 그린 수퍼 그래픽 텀블러. 



텀블어 안에 들어 있던 주의사항을 보면 뜨거운 물을 담을 수 있다고 나와있다. 그런데 텀블러 몸체 재질인 아크릴로니트릴스티렌은 플라스틱재질이지만 환경호르몬은 나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왠지 너무 뜨거운 물은 담지 않는게 좋을 듯 싶다. 공기반 소리반처럼 뜨거운물반, 찬물반으로 사용하는게 나을 거 같다. 



화살표 방향으로 살짝 밀면,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그럴거라 생각했지만, 역시 중국에서 왔구나.



플라스틱이고 투명하니깐 파스쿠찌처럼 탈색이 되지 않겠지.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라 바닥에 손이 닿지 않지만, 그래도 묵은때가 생기지 않겠지. 



깨끗히 닦고 메밀차 한잔, 투명하니깐 우러난 차 때깔도 보이고 참 좋다. 


경제적으로 잘 샀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밝혀졌다. 무슨 일만 생기면 검색을 하던 내가, 왜 이건 검색하지 않았을까? "텀블러 찌든 때"만 입력하면 깨끗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는 걸, 따뜻한 메밀차 한모금을 마신 후에야 알았다. 베이킹파우더만 있으면 된단다. 텀블러에 파우더 넣고, 뜨거운 물 넣고 두면 된단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방법을 이제야 알았다니, 병신년 첫 지름신에 이어, 병신년 첫 丙申(한자음만 읽으세요^^)짓을 했다. 그런데 신상이라 그런가 기분은 좋다. 이래서 설날에 설빔을 입는구나. 덕지덕지 찌든때가 아닌 투명하고 맑은 텀블러가 옆에 있으니 그냥 기분은 좋다. 



계산을 하는데 직원분이 자꾸만 말을 건다. 포장해 드릴까요? 네. 교환증 드릴까요? 네. 음료쿠폰 드릴까요? 네~ 네에?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랐다. 계산을 다 끝내고 포장을 기다리는 동안, 무슨 영수증이 이리도 많아 하면서 확 찢을까 하다가, 혹시 몰라 하나하나 확인해 보니 요런 착한 종이가 들어 있었다. 텀블러 음료 쿠폰이란다. 구입하고 매장에 다시 방문하면, 원하는 모든 사이즈의 음료 한잔을 공짜로 마실 수 있단다. 


"이거 커피 종류가 아니라, 전체 음료에서 고르면 되는 건가요?"

"네."

"저 그럼 텀블러 갖고 와야 마실 수 있는 건가요?"

"해외는 텀블러가 있어야 되지만, 우리나라는 그냥 오셔도 됩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스타벅스, 스벅, 별다방이라고 하나보다. 요런 작은 서비스에 사람들은 감동하는 법이니깐 말이다. 아닌가? 스벅이 고가라서 이정도 서비스는 당연한건가? 암튼 4,000원에 텀블러에 음료 한잔까지 득템했다. 공짜라고 하니깐, 가장 비싼 걸로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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