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 대세이던 시절(지금도 그렇지만), 숯불에 구워 매콤한 양념 옷을 입은 바비큐치킨은 또 다른 신세계였다. 기름에 튀기지 않았음에도 바삭한 껍질에 속살까지 잘 배어 있는 양념까지, 치느님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섣부른 생각이었지만, 강렬했던 바비큐 치킨에 대한 추억이다. 그때 그 추억에 빠지기 위해 간 곳, 시흥동 길목 바비큐통닭이다.
"10년도 더 됐을걸? 여기서 처음으로 바비큐 통닭(치킨)을 먹었잖아. 퇴근하고 동료들이랑 엄청 많이 왔는데..." 추억 속에 잠겨 있는 친구와 함께 시흥동 먹자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입구를 딱 보니, 추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거 같다.
"여긴 하나도 안 변했네, 예전 모습 그대로야."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변하지 않았음이 느껴졌다. 변하지 않았다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너무 허름해 보인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1분 전만 해도 2015년에 있었는데, 지금 나는 1998년 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가격은 2015년이다. 아니, 맥주 500이 2,500원이니 2008년 정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케첩 뿌린 양배추 샐러드와 안 먹을 거 같은데 꾸준히 계속 먹게 되는 뻥튀기 그리고 아삭 무.
오늘의 주인공 등장, 바비큐 통닭(1마리 가격 15,000원).
음~ 내 입맛은 2015년인가 보다. 생각했던 추억 속 그 바비큐치킨 맛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삭한 껍질에, 양념도 잘 배어 있는데, 뭐랄까? 세련미가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추억 속 그 맛도 아니고, 요즘 즐겨 먹는 바비큐 치킨 맛도 아니고, 고기는 퍽퍽하고, 입 안에서 양념이 따로 논다. 그런데 맛있게 먹고 있는 친구를 보니, 차마 진심을 말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누군가에게는 낯설음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비슷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지만, 같을 수 없다는 걸 이렇게 또 몸소 체험을 했다. 비주얼은 딱 내 취향인데, 맛은 많이 아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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