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한 곳. 마늘향 강한 김치로 인해 묵언수행을 해야만 하는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동에 가면 찾게 되는 곳. 언제나 사람이 많아 기다려야 하는 곳. 쌀쌀해진 날씨 탓에 더더욱 찾게 되는 그 곳, 명동에 있는 명동교자에 갔다.
명동에서 여기 칼국수를 안 먹어 본 사람이 있을까? 몰라서 안 먹었다면 믿겠지만, 알고는 안 먹었다면 글쎄? 마늘때문이겠지. 여길 알게 된 지도 벌써 17년 정도 된 듯하다. 언제나 사람이 많아 기다리다 지쳐 다른 먹거리를 찾아 떠나곤 했지만, 명동에서 밥을 먹을때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곳이다. 아주 늦은 점심 또는 아주 빠른 저녁 시간에 가니,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쉿~ 오후 4~5시에 가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건, 비밀!!).
들어가자마자 만나게 되는 목욕탕에서 본 듯한 커다란 거울. 예전에는 없었는데 왠 거울이지 했는데, 완전 필요한 시설이라는 사실을 다 먹은 후에야 알게 됐다.
기다리는 사람만 없을 뿐, 식당 안은 만원이다. 그래도 빈 자리가 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명동교자의 메뉴는 칼국수, 만두, 비빔국수 그리고 콩국수다. 4가지를 다 먹어 본 적은 없고, 혼자 가면 칼국수, 둘 이상 가면 인당 칼국수에 만두를 추가 주문해서 먹는다. 고로 비빔국수와 콩국수 맛은 모른다.
앉자마자 바로 주문을 하면, 껌을 주는 직원이 와서 껌을 놓고 가고, 잠시 후 결제 담당 직원이 와서 결제를 요청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다른 직원이 와서 주문한 음식을 놓고 간다. 먹다보면 다른 직원이 와서 김치를 리필해준다. 항상 손님이 많은 곳이니, 각 파트별로 전담 직원이 따로 있는 거 같다. 드디어 주인공이 등장했다. 오늘은 죽기 딱 좋은 날씨가 아니라 칼국수 먹기 딱 좋은 날씨다.
껌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 김치 때문이다. 마늘이 엄청 들어간 김치라, 음식을 다 먹고 껌을 씹지 않는 이상 입 안에서 계속 마늘 향이 난다. 그런데 껌을 씹어도 마늘향이 없어지지 않는다. 즉 양치질을 하지 않는 이상, 자동적으로 묵언수행을 하게 만든다.
명동교자의 칼국수(가격 8,000원)는 달달한 불고기 맛이 나는 칼국수다. 아마도 고명으로 나오는 저 고기 때문인 듯 싶다. 칼칼한 김치 칼국수, 국물이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독특한 칼국수인데, 은근 중독성이 있다. 그래서 명동에 가면 명동교자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씹을 필요없이 그냥 쏘옥 들어가는 야들야들한 면발. 역시 가을에는 칼국수다.
더 야들야들한 완당, 치아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만큼 부드럽게 넘어간다. 이것도 목넘김이 좋다고 해야 하나?!
칼국수에는 역시 김치다. 달달한 칼국수에 김치를 얹어 먹으면 음~~ 말이 필요없다. 그냥 호로록 호로록 마시듯 먹으면 된다. 그런데 내 입에는 국물이 너무 짰다. 달고 짜고,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맛이 다 들어 있음에도 여기를 찾게 되는 이유는 글쎄? 짜니깐 맹물을 넣어서 먹으면 되고, 단맛은 마늘향 강한 김치가 막아 주니깐.
캐논 400D로 15년 전에 찍은 사진. 이때는 만두도 먹었구다. 참, 여기는 밥과 면사리가 무료(공짜)다. 칼국수 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게 먹을 수 있지만, 부족하다면 사리를 주문하면 된다. 만약 2명이 간다면, 인당 칼국수를 주문하지 말고 칼국수 하나에 만두 하나를 주문하는게 가장 좋을 거 같다. 먹다가 부족하면 면 또는 밥을 달라고 하면 되니깐 말이다. 솔직히 국수를 다 먹고 남아 있는 국물을 보면서 밥 생각이 간절히 났지만, 꾸욱~ 참았다. 2시간 후에 저녁 약속이 있기 때문에...
육즙을 포함하고 있는 만두, 입천장이 까질 수 있지만 그래도 뜨거울 때 먹어야 한다. 다음에는 둘이 가서 꼭 만두까지 먹고 와야지.
입구에 있던 대형 거울의 쓰임은 바로 치아 청소를 위해서다. 이에 낀 고추가루는 참 거시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쑤시개도 준비되어 있으니, 꼭 체크하시길.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굳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처음에 여기 칼국수를 먹었을때 맛이 없다고 했었다. 게다가 엄청난 마늘 향으로 인해 내내 입 안이 무거웠기에, 더 맛이 없다고 했었다. 아마도 칼국수는 바지락이나 멸치로 육수를 낸 깔끔한 국물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사하게도, 명동 교자 칼국수가 자꾸만 생각이 났고, 어느덧 명동에 가면 항상 가는 곳이 되고야 말았다.
갈때마다 위치를 헷갈려서 한참 찾아 다녔는데, 앞으로는 걱정없이 단번에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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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맛있겠네여 점심때 드셧나 보네여
칼국수도 한번 시간내서 근처에서 먹어야 겟네요
유명한곳이로군요
명동칼국수..그 이름만으로도 맛있다는걸 느낍니다
김치에 마늘향이 얼마나 나길래 ㅎㅎ.
먹어 보고 싶네요^^
아,,, 아,,, 너무 맛있겠는데요!!
오늘은 날씨가 어제보다 더 추운것 같아요
뜨끈한 국물생각이 간절한데 이런 사진을 투척하시는군요
오늘 점심은 가까이에서 칼국수라도 한 그릇 해야겠어요^^
다음에는 만두도 꼭 다시 드시구요~~ㅎㅎ
불고기 맛이 나는 칼국수라 꼭 먹어보고 싶네요 ^^
으헝 맛있겠다 이렇게 추운날 제격이지요
공감하고 갑니다^^
이런 맛있는 음식을 식사시간에 봐버렸네요..
언제 한번 가서 맛봐야겠네요. 정말 맛있게 보여요!!
불고기 칼국수는 한번도 맛보지 못했는데,,, 사진을 보니 군침이 봅니다^^ 이밤에 야식을 부르는 포스팅이네요^^
지금 시간이 새벽 한시반인데 입에서 침이 줄줄. 너무 맛있어 보여요 ㅠㅠ
배고픈 시간인데 사진이 정말 맛있어보여요.
명동에 간지도 오래되었는데 가게되면 먹어봐야겠어요.
완전 푸짐하고 맛나요~~!!먹은지 오래됬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보니 반갑네요~ㅋㅋ
가본집을 보니까 반갑네요
일본 여행객들에게도 엄청나게 유명한 곳입니다. 저는 일본인들이 올때마다 저곳을 반강제로 가는데 웨이팅 타임이 정말 고역입니다
저 못먹어봤어요 ㅠㅜ
교자랑 칼국수 엄청 좋아하는데
저기를 몰랐네요.
명동에 참 많이 돌아 다녔었는데 ㅠ.ㅠ
근데 왜 가게 이름이 교자일까요
교자는 일본어인데...
완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먹고 나서 묵언수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동 근처 다니다가 출출하면 저 칼국수부터 생각나더라구요. 먹고, 또 묵언수행하면서 아차, 그랬었지. ㅎㅎ 글 보니, 간만에 먹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