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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은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쌓이고 쌓이면 먹는 음식이다. 극강의 매운맛을 참아야 하며, 다음날 화장실의 아픔을 참아야 하기에, 스트레스가 없다면 굳이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매운맛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잊을 수 있다면 감당할만한 고통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운맛을 없애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 닭발로 채울 수 없는 포만감은 엄창난 양의 물이면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스트레스가 없다면 말이다. 물배 채운날, 구로동에 있는 호미불닭발이다.



요즘 극심한 스트레스가 없나 보다. 정말 올만에 먹는다. 극강 매운맛 불닭이다. 여기는 지난번에 갔던 수뿌레 닭갈비(닭갈비 맛이 궁금하다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한 건물 차이정도 될까? 엄청 가깝다. 



10개 테이블 미만으로 아담한 곳이다. 메뉴판이 있지만, 코스로 주문한다. 불닭발에는 계란찜이 있어야 하고, 더불어 쿨피스도 있어야 하기에 A코스(18,000원)다. 닭발은 무조건 뻐있는 닭발이다. 쏘옥 빨아먹는 재미가 좋고, 뼈없는 닭발을 만드는 과정을 모르기에 그냥 있는 걸로 주문한다. 예전에는 이런걸 어떻게 먹어 했는데, 이제는 알아서 잘 먹는다. 



여기 술도 세트다. 맥주 2병에 소주 1병, 괜찮다. 안주도 세트, 술도 세트(9,000원)로 주문한다.



기본으로 어묵은 없는데 왠지 어묵국같은 국물과 계란후라이가 나오고 얼마후 세트안주와 술이 나왔다. 이런~ 내 폭탄이 흘러넘친다. 잠깐만, 급한 불부터 끄고 와야겠다. 쓰읍~ 지금은 폭탄 거품 제거중!!



기본찬으로 국물만 주는 줄 알았는데, 어랏~ 계란후라이가 나왔다. 딸랑 하나 줘서 섭했는데, 2번 정도 더 줬다. 무한리필은 아니지만, 달라고 부탁하면 주는거 같다. 계란후라이가 있다고 계란찜을 안 먹을거 같지만, 아니다. 



후라이와 찜은 확연히 다르다. 매운맛을 잡는건 찜이다. 후라이로는 매운맛을 잡을 수 없다. 이가 없어도 될 정도로 엄청 부드러운 계란찜, 먹는게 아니라 마셨다. 기본찬으로 나온 국물과 함께 물배의 주범이 된 계란찜이다.



너 참 맵게 생겼다. 그리고 참 토실토실, 튼튼하게 생겼다. 사진만 봤는데, 벌써 입안에 침이 고인다. 국물없는 불닭, 개인적으로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국물있는 한신포차 닭발은 별루다.



혼자만 다른 방향으로 있는 너, 그래 너부터 시작이다. 입안에서 돌돌 돌리면서 뼈와 살(?)을 발라내고, 툭툭 뼈만 버린다. 불닭이라고 하는데, 별로 안맵다. 3개까지 먹었는데, 안맵다. "불닭이라고 하더니, 여기 안 매운..."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바로 그분이 오셨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닭발 하나에 엄청난 국물과 계란찜을 폭픙흡입하기 시작했다. 



쿨피스는 초장에 사라졌다. 



친구가 "닭발이 배가 불러?"라고 말하더니 오돌뼈를 주문한다. 나는 물배로 인해 만삭(?)이 되었는데 말이다. 매운 오돌뼈다. 맵긴 한데, 후추맛이 너무 강하다. 닭발은 좋았는데, 오돌뼈는 별로다. 이때부터 먹기보다는 소화에 주력했기 때문에 내가 할일은...



같이 주문한 김가루, 단무지, 날치알 그리고 뜨거운 밥이 들어 있는 주먹밥을... 



식기 전에 비닐장갑을 끼고 맛난 주먹밥으로 만들었다. "역시 오돌뼈는 주먹밥이랑 같이 먹어야돼"라고 말하는 친구를 보니, 내 위가 알아서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저히 먹지 못할거 같았는데, 역시 밥의 힘은 위대하다. 주먹밥에 오돌뼈, 촬영용이라고 하면서 결국 내 입으로 들어왔다. 딱 한입만 했는데, 그렇게 몇번을 더 먹고야 말았다. 물배 효과였는지, 다음날 화장실의 아픔은 없었다. 그대신 밤에 소화시킨다고 스트레칭을 너무 했더니, 팔다리가 아프다. 닭발 참 좋아하는데, 왜 이렇게 매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닭발은 본연의 맛이 없기에, 강한 양념맛이 필요해서? 아니면, 원래부터 맵게 먹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넘 맵다. 적당히 매우면 참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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