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어때요?
거기가 좋은가 보네요.
백허그 한번 해주고 가더니,
도통 찾아오지 않네요.
이틀 전, 목요일은 엄마의 사십구재였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 49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음 생으로 태어난 것일까? 사람? 새? 꽃? 뭐가 됐든, 나는 알아볼 수 없을 테지만 나에게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 꿈에서 볼 수 없다면, 그렇게라도 엄마를 보고 싶으니깐.
조성모가 부른 TO Heaven (천국으로 보낸 편지)를 경어체로 바꾸면 엄마에게 보낸 편지가 된다.
괜찮은 건가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저 없다고 또 울고 그러진 않겠죠.
매일 꿈속에 찾아와 재잘대던 엄마
요즘은 왜 보이질 않나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제게 올 수 없을 만큼 더 멀리 갔나요?
엄마가 없이도 저 잘 지내 보여 괜히 심술 나서 장난친 거죠.
비라도 내리면 구름 뒤에 숨어서
엄마가 울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만 하는 제게
제발 이러지 말아요.
볼 수 없다고 쉽게 엄마를 잊을 수 있는 제가 아닌걸 잘 알잖아요.
혹시 엄마가 없어 힘이 들까 봐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랑 만날 수 있게
엄마 자릴 비워둔 것이라면
그 자린 절망 밖에 채울 수 없어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멀리 떠나갔어도 예전처럼 엄마 모습 그대로
제 안에 가득한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이별이 없는 그곳에 우리 다시 만날 그날이
그때까지 조금만
절 기다려 주세요.
장례식에도 사십구재에도 비 소식이 있었고, 예상대로 가는 길에 비가 참 많이 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서울추모공원과 납골당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노래 가사와 달리, 우리 엄마는 구름 뒤에 숨어서 웃고 계시고 있나 보다.
"그래요 엄마! 눈물은 제가 흘릴 테니, 엄마는 활짝 웃으세요. 치아도 원래대로 돌아왔을 테니, 입 가리지 말고 주름땜에 사라졌던 보조개가 다시 보일 정도로 크게 웃으세요. 우리 엄마 권기숙씨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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