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살고 있을거 같은... 하동에서.
혼잣말을 좋아했었다. 팅커벨이라도 옆에 있는냥, 오늘은 뭐하고 보냈고, 지금 어디 가고 있으며, 요즘 이런 고민이 있다, 외롭다 등등 주저리 주저리 대화를 하곤 했다. 혼잣말의 최고점은 시험공부를 할때였다. 학생은 없지만 내가 선생님인냥, 수업을 했다. "자~ 이건 아주 중요해, 꼭 임기하고. 이건 이렇게 풀면 되고, 그리고 요건 아주아주 중요하니깐 꼭 기억해야돼." 독서실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주로 집에서 모든 식구가 다 자는 밤에 나만의 교실을 만들고, 회초리까지 옆에 끼고 그렇게 무서운 샘이 되었다.
물론 도움은 됐다. 그냥 책만 보고 외우면서 연습장에 반복해서 쓰는 방법 보다는, 소리내서 읽고,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듯, 그렇게 나만의 방법으로 시험공부를 했었다. 지금도 혼잣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대신 소리내서 말하지 않고, 속으로 내 안의 많은 누군가와 여러가지 대화를 한다. 가끔은 너무 진지해서 100분 토론까지 갈때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만약 나의 혼잣말을 듣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천사일지 귀신일지는 모르지만 있다면, 왠지 무서울거 같다. 천사나 요정이라면 좋겠지만, 저승사자나 귀신이라면, 벌벌 떨면서 다시는 안하겠습니다라고 용서를 빌었을 거 같다. 팅커벨 같은, 버섯돌이 같은 나만 볼 수 있고 나하고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었음 했다. 지금은 친구보다는 시티오브엔젤 속 니콜라스 케이지같은 멋진 남친을 원하고 있지만...
(출처 - 다음검색)
1998년 영화 City of Angels(시티 오브 엔젤). 니콜라스 케이스와 맥 라이언 참 젊었을때 모습이구나. 한 여자를 사랑해서 천사를 포기하고 인간이 되고자 하는 남자, 그는 늘 그녀 옆을 서성거린다. 영화이기에 가능한 스토리이지만, 그 사랑이 참 아름다웠다. 그 덕에 혼잣말이 더 늘긴 했지만. 착한 이야기인데 슬픈 결말로 끝나서 엄청 울었던 영화다. '왜 하늘은~ 둘의 사랑을 맺어주지 못한거야'하면서 말이다. 순수함이 남아 있던 시절이라 영화와 한 몸이 될 수 있었던 거 같다. 귀신과 천사는 한 끗 차이일텐데, 천사는 하나도 안 무섭고, 귀신은 왜이리도 무서울까나?!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맥 라이언 머리, 물론 나도 따라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음.............. 절대 그녀처럼 될 수 없다는 사실만 깨달았다. 본판의 차이도 모르면서 섣불리 따라했던 내 자신이 어찌나 밉던지, 이때부터 연예인을 따라하는 몹쓸 짓은 하지 않게 됐다.
사라 맥라클란(Sarah Ann McLachlan), 고운 보이스에 외모까지 참 예쁜 가수다. 아는 노래는 딸랑 이거 하나지만, 더구나 영화 주제곡으로만 알았지 가수가 누구인지는 오늘 처음 알았다. 오랫만에 영화나 다시 찾아서 봐야겠다. 요즘과는 너무 다른 착한 사랑 이야기이지만, 내 안의 순수함이 남아 있다면, 또 푹풍 눈물을 흘리겠지.
Sarah Mclachlan - Angel
There’s always one reason
I need some distraction
Let me be empty
In the arms of an angel
You are pulled from the wreckage
So tired of the straight line
And the storm keeps on twisting
It don’t make no difference
In the arms of an angel
You are pulled from the wreckage
You’re in the arms of the ang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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