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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작가 신일숙), 아르미안의 네딸들(작가 신일숙), 프린세스(작가 한승원), 불의 검(작가 김혜린), 엘리오와 이베트(작가 원수연), 풀 하우스(작가 원수연) 등 중고등학교 시절 함께 했던 녀석들입니다. 일본만화는 대학생이 된 후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으니, 우리나라 작가의 다양한 작품으로 풋풋하고 순수했던 어린 소녀(?) 시절을 보냈답니다. 지금 다시 보라고 하면 유치짬뽕이라구 안 볼테지만, 이 때만해도 제가 엄청 어렸던거 같네요. 한때 저 만화들을 다 소장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 팔아먹고 딸랑 저 표지 이미지만 있네요. 때론 웃고, 때론 울면서 참 재미나게 봤는데, 그때의 감정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요.

 

황미나, 가장 좋아했던 작가입니다.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와 불새의 늪은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죠. 밝은 순정만화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싫어했던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순정만화는 그저 이쁘고, 얼굴의 반은 눈이고, 맑고 밝고 화창해야만 하나 싶을때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를 만나게 됐죠. 순정만화치고는 참 어두웠지만 스토리가 진짜 압권이었습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모든 스토리가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거 같아요.

 

한동안 황미나에 홀릭되어 그녀 작품만 찾아서 주구장창 봤던 기억이 납니다. 참 좋아했던 작가였는데, 2009년 보톡스라는 웹툰으로  다시 만나게 됐을때, 참 많이 어색하더군요. 종이만화로만 만났던 그녀가 이제는 웹툰으로 다가온게 좋지 않았거든요. 왠지 그녀만은 굳건히 종이만화로 남아주기 바랬나봐요. 이참에, 보톡스나 다시 봐야겠네요. 다른 작품은 품절이기도 하고 만화방에 가도 찾기 어려울거 같으니깐요.

 

고등학교 시절 르네상스, 미미(?) 그리고 암튼 기억나지는 않지만, 만화 주간 월간지가 한창 인기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잡지라는걸 절대로 사지 않는 제가 과김히 한달에 두번이나 정기구독처럼 구입을 하게 만들어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미라 작가입니다. 다른 이유없었습니다. 잡지를 사면 부록으로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단행본으로 줬기 때문이지요.

그걸 갖고 싶어, 용돈을 모아모아서 만화잡지에 올인했었습니다.(인터넷,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랍니다^^) 한때 보물1호였는데, 역시나 세월은 참 무섭군요. 반짝거리는 작은 알들이 보물 1호로 자리매김하면서 힘들게 모았던 단행본은 다 사라져 버렸거든요.

 

인어공주를 위하여, 은비가 내리는 나라, 로미오와 줄리엣 등 그녀의 작품은 저에게 아련한 첫사랑과 같은 추억이 있습니다. 저도 사랑을 책으로 배운거 같네요. 첫사랑은 이렇게 하는거야 하면서, 외울만큼 정독을 했거든요. 푸르매와 은비... 참 이름도 좋죠. 커서 아이를 낳으면 아들은 푸르매, 딸은 은비로 하자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지금이야 오글거리고, 유치짬뽕이라고 제 자신을 욕하고 있지만, 풋풋하고 순수했던 어린 소녀의 감정은 참 낭만적이 었답니다. 동심도 사라지고, 풋풋한 10대 감성도 사라지고, 너무 현실적으로 변해버린 제 자신이 참 미워지네요. 하긴 지금도 그런 감정이 남아 있다면, 나이값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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