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서울공예박물관 기획전시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의식주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3요소로 옷, 음식, 집을 뜻한다. 옷이 맨 앞에 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벌거벗은 임금님과 달리 우리는 옷을 입어야 하니깐. 그런데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에 전시되어 있는 옷은 누구나 입을 수 있는 그런 옷은 아니다. 죽기 전에 한번 입을까? 말까? 서울 안국동에 있는 공예박물관이다.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서울공예박물관

학교에서 배웠기에 홈질이나 박음질 정도는 꽤 한다. 단추도 혼자서 달 수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한때 재봉틀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만, 손재주가 일절 없는 꽝손이라서 포기했다. 가질 수 없기에 더 탐이 나는 것일까? 미술이나 공예 작품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뺏고 싶다.  

서울공예박물관의 기획전시 '입고 꾸미기위한 공예'를 보면서 입고 싶은 맘과 디자이너의 재주를 뺏고 싶은 맘이 왔다갔다 했다. 하지만 입지도 뺏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연신 셔터만 누르며 조용히 바라봤다.

 

앙드레 김의 웨딩 슈트와 웨딩 드레스

옷을 입는 목적은 인간의 욕구 단계와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한다.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안전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하지만,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는 타인 앞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따른 것이다. 그 인정 중 하나가 결혼식이 아닐까 싶다. 요즈음 드레스를 입지 않고 결혼식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결혼식의 꽃은 신부의 웨딩드레스다.

 

윤보선 대통령이 착용했던 연미복이다. 재킷과 조끼, 바지, 모자, 구두가 한 세트다. 재킷의 라펠(깃)은 개버딘 원단인데, 이 원단은 날실에 양털을, 씨실에 무명을 사용해 능직으로 짠 원단이라고 한다. 보자마자 마술사가 생각났지만, 절대 티는 내지 않았다.

 

최경자의 코트 드레스
노라노의 웨딩 드레스 / 크리스티나 양장점의 약혼식 드레스

의복은 신분과 지위 그리고 관혼상제와 같은 의례의 의미로 드러내기에 가장 쉽고 직관적인 수단이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과 우세를 과시하거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에는 귀한 재료와 각별한 방식으로 만든 옷을 입었다. 군인이나 경찰이 입는 제복이야 말로 신분과 직업을 드러내는 확실한 표시이며, 결혼식에 특정한 형태와 색의 예복을 입는 것도 본인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투영이다.

참, 크리스티나 양장점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의 누나 백희득 여사가 운영했던 곳이라고 한다. 

 

플레어 드레스와 웨딩 드레스

왼쪽부터 플레어 드레스와 웨딩 드레스는 운현궁에서 발견한 유물이다. 특히, 웨딩 드레스는 고종의 손자인 홍영군 이우와 박찬주 여사가 1935년 도쿄에서 결혼할 때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자의 타이 넥 드레스, 앙드레 김의 드레스 앙상블, 노라노의 플레어 드레스, 최경자의 베스트와 스커프 그리고 앙드레 김의 재킷과 스커트. 

한국의 1세대 패션디자이너인 최경자, 노라노, 앙드레 김은 자신만의 창의적인 디자인을 위해 다양한 공예 기법과 감각으로 옷을 제작했다. 최경자 제작한 타이 넥 드레스는 섬유산업연합회에서 주최한 FIT팀 패션경영전락팀과의 좌담회에 참석했을때 직접 입었다. 노라노가 1959년에 제작한 플레어 드레스는 미스코리아 오현주가 입었다고 한다. 

 

앙드레 김의 재킷과 스커즈, 이브닝 드레스와 또 이브닝 드레스
앙드레 김의 플리츠 드레스오 재킷과 시스 스커트

그저 예쁘구나 했는데, 비치되어 있는 설명문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플리츠 드레스는 마름모꼴의 바탕 무늬가 있는 아이보리색 모직으로 제작됐다. 여유 있게 부풀려 블라우징된 상의 어깨 부분에 주름을 잡아 크게 부풀린 부팡 슬리브를 연결했다. 네크라인에는 광택이 있는 오간자로 두 겹의 프릴 장식을 달았다. 상의와 연결된 플리츠 스커트는 앞쪽에 여섯 개, 뒤쪽에 네 개의 주름을 잡았다. 몸판과 허리에는 전체적으로 보라색 꽃무늬 아플리케를 장식했는데, 프린트한 큰 꽃무늬와 벨벳 소재의 작은 꽃무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뭔 말이지 모르겠네 정말~)

 

왼쪽부터 노라노의 드레스, 최경자의 이브닝코트, 시프트 드레스, 드레스 앙상블 그리고 앙드레 김의 재킷과 티어드 스커트.

 

최경자의 가운과 슈미즈드레스, 시스 드레스 그리고 앙드레  김의 코트
최경자의 크롭탑과 플레어 스커트, 앙드레 김의 드레스 앙상블
앙드레 김의 칵테일, 이브닝 드레스 그리고 재킷과 스커트
앙드레 김의 이브닝 드레스, 드레스 앙상블, 칵테일 드레스

그리고 또 앙드레 김이 제작한 이브닝 드레스다. 그냥 드레스라고 하면 편할텐데, 칵테일, 이브닝, 앙상블 등 왜 구별을 했는지 도통 모르겠다. 분명히 이유가 있겠지만, 그닥 궁금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딱히 입고 싶지도 입을 기회도 없겠지만, 만약 그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강렬한 빨강색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싶다.

 

앙드레 김의 이브닝 드레스 드로잉과 이브닝 드레스, 재킷과 팬츠

앙드레 김이 직접 착용한 트레이드마트 의상이다. 그는 동일한 디자인의 의상을 30벌 정도 만들어 두고 계절별로 돌려가면 입었다고 한다. 왼쪽 가슴에 흰색의 앙드레 김 문장 아플리케가 있다. 

 

노라노의 프린트 견본

커다란 옷본 옆에 있는 검은색 벨벳 롱 드레스는 노라노가 2013년에 제작하고 직접 착용한 의상이다. 그 옆에 있는 남색 바탕에 흰색 깃털 무늬가 있는 웨이스트 드레스는 최경자가 미국 200주년 기념 의상발표회에서 직접 착용했다. 패션에는 문외한이라서 코멘트를 하고 싶어도 못하겠다. 그저 내 눈에는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니까~

 

노라노(1928.3.21~ )는 1956년 국내 최초 단독 패션소를 개최했으며, 1974년 한국 브랜드 최초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에 입점을 했다. 앙드레 김(1935.8.24~2010.8.12)은 1966년 파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패션쇼를 개최했으며, 2010년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최경자(1911.7.11~2010.4.25)는 1938년 국내 최초로 패션전문교육기관 국제패션스쿨을 설립했으며, 1963년 한국 최초의 모델양성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제차밍스쿨을 창설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