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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천 둑방길 산책로 (feat. 성곡미술관)

벚꽃이 피면, 아무리 못해도 2~4번 벚꽃나들이를 간다. 카메라 가방 하나 들고 훌쩍 떠나곤 했는데, 작년과 올해는 딱 한 곳만 갔다. 이유는 굳이 말 안해도 알 듯. 내년에는 마스크 없이 카메라에 도시락까지 챙겨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떠나고 싶다. 그 날이 꼭 오겠지. 

 

벚꽃은 봄바람을 이겨내지만, 비에는 한없이 약하다. 주말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하니 맘이 급하다. 이틀내내 내리는 비라고 하니, 꽃잎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 고로 비가 오기 전에 벚꽃을 보러 가야 한다. 작년에는 철산대교에서 광명대교까지 안양천으로 갔는데, 올해는 코로나19가 더 기승이니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갔다. 성곡미술관은 숨은 벚꽃명소라 하더니, 정말 사람이 하나도 없다. 점심시간 전이긴 하나 그래도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입구에서 부터 싸한 기운이 맴돌았지만, 왔으니 안으로 들어갔다. 미술관은 실내라 휴관이더라도, 조각공원은 야외라 당연히 운영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술관도 조각공원도 다 휴관이다. 홈페이지를 확인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너무 확신을 했나보다.

 

줌으로 당겨보니, 숨은명소답게 벚꽃이 만발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내년에 다시 오는 수밖에, "우리는 내년에 다시 만나자."

 

성곡미술관은 실패지만, 여기는 출입금지를 하지 않는 한 무조건 성공이다. 왜냐하면 몇년 전부터 벚꽃이 피면 오는 곳이니깐.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놓쳤지만, 올해는 비오기 전날(4월 2일에 옴) 부랴부랴 달려갔다. 여기는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과 도림천역 사이에 있는 도림천 둑방길이다. 

 

둑방길 초입만 보면 여기가 무슨 숨은명소야 할 것이다. 맞다. 벚나무가 산책로 양쪽에 있는 것도 아니고, 벚나무가 빼곡히 있는 것도 아니다. 여의도 윤중로에 비하면 많이 섭하지만, 본게임은 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매화는 고택과 어울리는데, 벚꽃은 도시와 어울린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역시 하늘은 파란하늘이 맛있다!
강한 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은 편안함!
태권도 기마자세?

벚꽃은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그저 좋기만 하다.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매력적이니깐. 올해도 역시나 널 보기 위해 왔단다. 내일(4월 2일에 옴) 비가 온다고 하더니,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바람이 불때마다 꽃잎은 꽃바람이 되어 내 안으로 들어온다. 

 

숨은 벚꽃명소였는데, 이제는 알려진 명소가 됐나보다. 산책로가 좁았는데, 데크길이 생겨 사회적 거리두기도 할 수 있을만큼 넉넉해졌다. 

 

하늘에 벚꽃으로 수를 놓아보아요~

도림천 둑방길 산책로가 끝나갈 즈음, 본게임의 시작을 알리듯 벚나무가 양쪽으로 펼쳐진다. 아까는 애피타이저였다면, 메인 디시는 지금부터다.

 

떨어진 벚꽃잎도 다시보자. 왜냐하면 예쁘니깐. 하늘도 좋고, 바람도 좋고, 흔들리는 벚꽃잎에서 너의 샴푸향은 느껴지지 않지만 암튼 기분은 좋다.

 

신정교로 진입하는 차도가 나타나면, 누구나 작든 크든 감탄을 하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만나기 때문이다. 차도 양옆으로 다른 나무는 하나도 없이, 오롯이 벚나무만 있다. 작년만 빼고 매년 오고 있는데, 올때마다 기분이 아니 좋을 수 없다.

 

차도라서 들어가면 안되지만, 차가 없는 틈에 후다닥 들어갔다. 왜냐하면 정중앙에 와야 벚꽃터널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화시기도 빠르고 봄바람도 강하기에 살짝 걱정을 했는데, 이번에는 잘 맞춰 왔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벚꽃이 만발이다.

 

예쁜 건, 한번 더!

차도 중앙을 계속 걸으면 벚꽃을 보고 싶지만, 차가 아니라 사람이니 아쉽지만 차에게 양보해야 한다. 사람길로 왔지만, 여기서 보는 벚꽃도 좋기만 하다.

 

아~ 행복해!
널 어쩌면 좋니? 넘 사랑스럽잖아!

산책로에 있던 데크길이 여기에도 있다. 예전에는 인도가 좁아서 사람이 많으면 살짝 불편했는데, 이제는 거리두기까지 되니 좋아졌다. 근데 벚나무 주위로 사람이 몰리니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숨은 벚꽃명소라 다른 곳에 비해서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구간이 짧다보니, 벚꽃나들이를 나온 사람보다는 운동하러 나온 동네주민이 더 많다. 

 

출퇴근을 할때 여의도를 지나가기에 지난주 만발한 벚꽃을 실컷 보긴 했다. 하지만 차 안에서 바라보는 벚꽃과 직접 벚꽃나무 아래를 걸으면 보는 벚꽃은 확실히 다르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지만, 벚꽃은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희극이다. 

 

나란히 발맞춰 걸어오는 어르신 뒤로 보이는 건물이 도림천역이다. 벚꽃터널은 도림천역에서 끝이 난다. 십리벚꽃길도 있다고 하던데, 여기는 100리 아니 100미터 정도 될까나? 구간이 짧긴 하지만 괜찮다. 왜냐하면 뒤를 돌면 다시 벚꽃터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뒤를 돌다, 너를 가까이 바라보다!

벚꽃터널 한번 더. 차선이 하나뿐이라 벚꽃터널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2003년 신도림동 주민과 단체의 성금으로 왕벚나무 124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솔직히 한 곳으로 만족은 안되지만, 도림천 둑방길 벚꽃터널이라면 100%는 아니더라도 80%는 만족이다. 

 

비 온 뒤 모습이랄까? 이틀내내 내리는 비로 인해 떨어진 벚꽃잎을 더 많이 볼테고, 나무에는 꽃보다는 초록잎을 더 많이 보게 될거다. 매년 아쉽지만 올해는 개화시기에 비소식까지 넘 빠르다. 가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자연의 시간을 한사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기에 아쉽지만 보내고자 한다. "우리, 내년 이맘때 다시 만나자."

 

ps... 자연의 시간과 달리 서울시의 시간은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벤자민의 시간은 거꾸로 가도 되지만, 서울시의 시간은 거꾸로 가면 안되기에 꼭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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