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핑하오
유산슬은 먹어봤지만, 유산슬라면은 아직이다. 놀면 뭐하니를 보면서 무슨 맛일까 매우 궁금했다. 레시피가 있으니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되지만, 요리는 젬병인지라 그저 눈으로만 먹었다. 그런데 유산슬라면은 아니지만 유산슬탕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주출몰지역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핑하오다.
지난번 백짬뽕을 먹으러 갔을때부터 매우 몹시 궁금했다. 유산슬라면과 탕면의 차이는 뭘까? 직원에게 물어보니, 방송에 나온 라면과 맛이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방송에 나온 라면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비교를 할 수 없다. 고로 라면, 탕면 부르는 명칭을 다르지만, 어차피 유산슬이 들어가니 둘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귀여운 팬더 인형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에어컨 아래 왼손을 거들뿐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그분(?)들이 있다. 왼쪽부터 강백호, 송태섭, 서태웅, 채치수 그리고 누워있는 정대만까지 슬램덩크 베스트 5인방이다. 개인적으로 피규어에 그닥 관심이 없는데, 요건 갖고 싶다.
늘 밥만 먹어서 몰랐는데, 주류 가격이 후덜덜하다. 여기서는 혼밥만 하고 혼술을 하지 말아야겠다. 미리 메뉴를 정하고 왔으니, 바로 주문을 한다. "유산슬탕면(13,000원) 주세요."
핑하오의 좋은 점은 테이블마다 손세정제가 있다는 거다. 자차이무침이 나오는 곳은 동네중국집보다는 중국요리집에 더 가깝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방송에서 본 비주얼과는 많이 다르지만, 유산슬은 확실히 맞다. 기존에 먹었던 유산슬과는 다르게 탕면답게 국물이 그득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름이 꽤 많이 둥둥 떠있다. 방송에서는 보기와 다르게 느끼함이 없다던데, 요건 은근 느끼할 거 같다. 이상은 유산슬탕면에 대한 첫느낌이다.
점심 한끼치고는 덜착한 가격인데 양이 겁나 많다. 그리고 어찌나 뜨거운지 사진을 찍기 않고 바로 먹었더라면, 입천장이 홀라당 까질뻔 했을 거다. 방송과 달리 굵고 튼실한 새우는 매우 맘에 든다.
국수면발 같은 돼지고기에 해삼, 송이, 팽이버섯, 숙주 그리고 기타등등등 재료가 진짜 푸짐하게 들어있다. 아직 면을 만나기 전이라서 지금은 국물이 좀 많은 유산슬이다. 유산슬라면과 유산슬탕면의 차이점은 국물이다. 라면은 국물이 주르륵 흐르던데, 탕면은 울면에 가깝게 국물이 되직하다.
위의 내용물을 걷어내니, 안에 있던 면이 짠하고 나타났다. 유산슬라면과 유산슬탕면의 또다른 차이점은 면이다. 라면은 사리곰탕면을 사용하던데, 탕면은 짜장면이나 짬뽕에 나오는 면과 동일하다. 더불어 육수맛도 다르다. 유산슬라면은 사리곰탕면 스프를 사용하지만, 핑하오 유산슬탕면은 라면스프를 사용하지 않는단다. 이부분은 직원에게 물어봤다.
탕면이라서 재료를 일부러 면발처럼 가늘게 했구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산슬에서 유는 녹말을 끼얹어 걸쭉해진 것을 말하고, 산은 세가지 재료 그리고 슬은 가늘게 채를 썰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유산슬은 해산물과 육류를 채썰어 볶아 만든 음식이다. 오동통한 새우를 빼고 다른 재료는 면발처럼 길고 가늘다.
사리곰탕면에 비해 탕면의 면발은 두껍지만, 탄력있고 쫄깃하다. 여기에 해삼, 새우, 숙주, 버섯 등 다양한 맛에 식감까지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상했던대로 기름이 과하다 싶더니, 단무지와 자차이무침을 먹는 횟수가 잦다.
국물이 있는 중국음식을 먹을때, 식초를 넣으면 깔끔한 맛이 난다. 혹시 이번에도 그럴까? 식초를 넣기 전과 후, 깔끔한 맛은 잘 모르겠지만 아까는 국물이 되직했다면 이제는 주르륵 국물이 흐른다. 아무래도 식초의 산성이 끈끈한 전분을 흐트러뜨리는 효과가 있나보다.
어찌나 양이 많은지 이번에도 바닥을 못 볼 거 같다. 면은 아니지만 면처럼 느껴지는 돼지고기면을 모아모아서 단무지 이불을 덮어준다. 그 다음은 입으로 슬램덩크~ 유산슬탕면은 유산슬라면의 고급버전이랄까?!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탕면 중에서 내용물이 가장 다양하고 푸짐했던 탕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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