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벚꽃은 안양천에서~
올해는 통영에서 만난 벚꽃으로 끝내려고 했으나 몸이 근질근질하다. 여의도와 석촌호수로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 고로 생각을 해야 한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기본, 여기에 한적하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곳이 있을까? 딱 떨어지지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꽃구경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안양천 철산대교 징검다리에서 광명대교 구간이다.
안양천(목동교, 신정교, 오목교 등)은 벚꽃 명소로 꽤 유명한 곳이다. 제방길을 따라 이어진 벚꽃이 장관이고 절경이다. 예전같으면 자치구마다 안양천벚꽃축제를 했을 거다. 석촌호수와 여의도는 통제를 한다지만, 안양천 제방길은 별다른 소식이 없다. 그런데 목동부근 안앙쳔 제방길이 폭이 좁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에 살짝 부담스럽다. 고로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철산대교와 광명대교 구간을 선택했다. 사실은 가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딱 한번만!!!
현재 서 있는 곳은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이다. 건너편은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이다. 양쪽 다 안양천 제방길이지만, 벚꽃구경은 건너편에서 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건너편 벚꽃이 더 많아 보이니깐.
원래 계획은 철산대교에서 광명대교까지였지만, 저기 보이는 철산대교까지 갔다가 다시 광명대교까지 가려고 하니 귀찮다. 고로 여기서 광명대교까지 가기로 했다.
안양천이 이리도 폭이 넓은 줄 몰랐다. 멀리서 봤을때, 청계천 징검다리정도 생각했는데 3~4배는 되는 거 같다. 그나마 물살이 세지 않아서 다행이지 겁이 많아서 중간에 포기했을 거 같다.
용기를 내기 잘한 거 같다. 확실히 철산동보다는 가산동에 벚꽃이 더 많다. 그런데 사람도 많다. 한적한 곳을 찾아 왔는데, 아무래도 실패한 듯 싶다. 다시 건너갈까? 그러기에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커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근처 회사에서 나온 직장인 부대인 듯 싶다. 시간이 지나면 사무실로 갈테니 간격을 유지하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따로 떨어져 있는 벚나무는 꽃이 피면 하늘에서 만난다. 그동안 못다한 얘기라도 하는 듯, 서로 떨어질 줄 모른다. 어느 쪽 나무에서 온 벚꽃인지 굳이 구별하지 않고 그냥 봐야겠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홀로 나들이는 딱이다. 남들과의 거리두기만 생각하면 되니깐. 예전같았으면 혼자라서 쓸쓸했을 거 같은데, 올해는 혼자라서 안심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우리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마스크를 오래 쓰다보니, 입주변으로 뾰루지가 장난아니게 올라왔지만 벗을 수가 없다. 하루에 한개씩 사용하면 그나마 괜찮을텐데, 일주일에 한개 사용을 위해 평일에는 퇴근 후 꼭 소독을 한다. 그리고 주말과 휴일은 될 수 있는 한,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시체놀이가 싫증나기도 하지만, 지킬건 지켜야 한다.
벚나무는 욕심쟁이인 거 같다. 일년내내 꽃이 핀다면, 이렇게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을 거다. 꽃이 피어 있는 며칠, 그 짧은 시간을 위해 벚나무는 일년을 기다렸을 거다. 고로 과함을 인정해야 한다.
벚꽃 터널은 계속 이어진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좀 더 강하게 불었으면 좋겠다. 영화 4월 이야기처럼 벚꽃비가 내리면 딱 좋을텐데, 이제 막 만개라서 꽃들이 떨어지기 싫은지 가지에 딱 붙어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벚꽃을, 햇살을, 바람을, 봄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9가 없었더라면 벚꽃구경한다고 카메라 들고 여기저기 다녔을텐데, 올해는 통영과 안양천으로 끝이다. 왜냐하면 사람 많은 곳은 피해야하니깐.
끝나지 않을 거 같은 이터널은 어느새 광명대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워낙 벚꽃이 많아서, 그래서 너를 잠시 놓친 거 뿐이야. 봄하면 노란 개나리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몰라도 돼. 욕심이 많아도 돼. 벚꽃은 벚꽃다워야 가장 예쁘니깐.
광명대교 도착이다. 아쉬움 감이 없지 않기에, 이번에는 오른쪽 철산동 방향으로 다시 가볼까? 아주 잠깐 생각을 했지만, 바로 포기했다. 왜냐하면 나의 루틴은 볼거리 다음은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한적한 벚꽃길이라서 여기를 선택한 게 맞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60초 후가 아니라 내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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