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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덕동 앙트레커피

커피를 무지 좋아했다면, 소문난 카페는 다 가봤을 거다. 현실은 카페인에 약하디 약한 1인이다. 더불어 케익과 같은 단 거를 무지 싫어한다. 이래저래 카페와 어울리지 않는데, 요즘 카페에 가는 횟수가 늘어났다. 카페인에 무뎌져서가 아니라,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할 거 같은 장기 프로젝트때문이다.

 

폭염이라고 써야 하는 무지 더웠던 어느 여름날, 공덕역 10번 출구 부근 어디쯤에 서있다. 시간은 벌써 오후 2시를 지났건만, 아직 빈속이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뫼촌이 있는데, 거기 가서 닭곰탕에 감자전 그리고 잣막걸리를 마시면서 오후를 보낼까? 참으로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으나, 과감히 접었다. 그리고 허한 속을 채우고, 시원한 곳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나섰다. 앙트레 커피는 경의중앙선 공덕역부근  마포KCC웰츠타워 1층에 있다. 

 

커다랗고 우아한 샹들리에가 인상적인 카페다. 별, 콩다방에 비해 고요하니, 장기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만한 곳은 없을 듯 싶다. 우선 주인장에게 오래 있어도 되냐고 물어봤다. 오호~ 괜찮단다. 그렇다면 그냥 커피만 마시기에는 눈치가 보이니, 배도 채울겸 끼니가 될만 한 것도 주문해야겠다.

 

뚱카롱이지만, 배는 부르지 않을 거 같다.
메뉴가 참 많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4,000원 그리고 크랩 샌드위치 5,500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직 카페에 적응을 못했기 때문일 듯. 커피는 블랙수트와 벨벳 화이트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단다. 블랙은 견과류의 고소함이 느껴진다고 하고, 화이트는 상큼한 산미가 느껴지는 커피다. 고소보다는 산미가 취향에 맞을 거 같아, 벨벳 화이트를 2샷이 들어간다면 1샷으로 연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 마시고 먹어도 배는 부르지 않을 거 같다.

보기와 다르게 칼로리는 무지 높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식빵 하나가 300칼로리이니깐. 여기에 토마토와 양상추는 제외하더라도,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간 크랩 샐러드까지 더하면 천칼로리는 가뿐히 넘을 거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 먹었는데, 포만감은 없다.

 

원래는 진한 블랙일텐데, 연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이렇게 나온 거다. 그런데 이것도 진하게 느껴지니, 카페인에 겁나 약한 1인이다. 산미가 느껴진다더니 놀랍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커피는 역시 쓰다.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 먹기, 아직은 많이 어색하다. 하지만 적응을 해야 한다. 더운 여름 시원한 카페에서 오래오래 책을 읽어야 하니깐. 

 

얼마전까지 리디북스(월 6,500원 결제)로 전자책을 읽어왔다. 그러나 8월 2일, 밀리의 서재(월 12,000원)로 옮겼다. 이유는 하나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이 리디북스에는 없고, 밀리의 서재에는 있어서다. 몇년 전부터 태백산맥을 다 읽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늘 2권 어디쯤에서 멈췄다. 나름 노력은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동기가 부족했나 보다. 

그러나 이번만은 다르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생겼으니, 태백산맥뿐 아니라 아리랑에 한강까지 다 읽어보려고 한다. 시대순대로, 아리랑,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이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기까지를 다룬 아리랑, 해방기 이후 한국전쟁과 분단을 다룬 태백산맥 그리고 분단 이후 현재를 다룬 한강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국 근대 역사서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완독을 못할 거 같기에, 어색한 카페를 전전하면서 열심히 독서 중이다.

 

먹구름의 험상궂은 기세만큼 바람결도 거칠고 드셌다. 바람은 넓은 들녁을 거칠 것 없이 휩쓸어대고 있었다. 바람이 휩쓸 때마다 벼들은 초록빛 몸을 옆으로 누이며 시달림에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벼들은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았다. 허리가 반으로 휘어지는 고초를 당하면서도 서로서로 의지해 가며 용케도 다시 허리를 세우고는 했다. 그 슬기로움은 험한 기세로 몰려 오고 있는 먹구름도 그다지 두려워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본문 중에서)

아리랑의 주 무대는 전라북도 군산이다. 항구가 있으며, 비옥한 땅인 호남평야가 있다. 토착왜구를 하는 이유는 돈이다. 나라가 어찌 되던지, 나 하나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거다. 그때나 지금이나...

보부상들은 농민전쟁 때만 그런 행악질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 뒤로도 나라를 외세로부터 막고 근대화시키려는 대중운동단체인 독립협회에 맞서 그들은 어용폭력단체인 황국협회를 조직했다. 그리고 자체 폭력부대인 봉군을 만들어 가지고 만민공동회를 습격하는 한편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폭행을 가했다. 그런 몇 년 뒤에는 또 일본에 합병통치를 해달라고 애원하는 이용구와 송병준을 우두머리로 모시고 일진회에 가담하기도 했다. (본문중에서)

갑오년에 농민군을 잡으러나선 일본군들은 농민군이나 그 가족, 또는 협조자들을 죽일 때는 일삼아 마을사람들을 모아놓고, 작두에 목자르기, 배 갈라 창자널기, 음부에 독사 넣기, 대창으로 눈찌르기 같은 짓을 자행했다. 그런가 하면 목이 잘린 머리통을 수십 개씩 자루에 넣고 다니며 마을마다 전시를 했고, 소금에 절인 귀를 수백 개씩 쏟아 놓기도 했었다. (본문중에서)

아리랑 12권, 태백산맥 10권, 한강 10권 총 32권이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지만, 시작했으니 끝까지 달려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한 세기가 지났건만, 소설 속 토착왜구들이 낯설지가 않다.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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