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DDP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전반전은 아기, 어린이 시절에 봤던 작품이라면, 후반전은 학생, 성인 시절에 본 작품이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TV보다는 돈을 내고 영화관에서 본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다. 미키 마우스때와 달리 어른들의 위한 동화같은 만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후반전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소재로 인어공주의 새롭고 대담한 모습을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다. 만화와 뮤지컬의 만남은 이때부터였던 거 같다. 인어공주의 Under the Sea는 제6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영상미는 기본, 코믹도 있어야 하고, 감동도 있어야 하고, 멋진 음악까지 만화라기 보다는 만화영화가 맞다. 스케일이 커지다보니, TV용 보다는 영화관용이 됐고, 자연스럽게 돈을 내고 만화영화를 보러 가기 시작했다.
미녀와 야수는 오스카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이 고전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이 월트 디즈니의 꿈이었다고 한다. 무능한 아버지덕에 벨은 생고생을 하지만, 그 덕에 야수로 둔갑한 멋진 왕자님을 만났다. 독사과를 먹고, 잠을 자는 다른 공주에 비해 고생은 했지만 결론은 다 똑같다.
포카혼타스는 미국 원주민인 포카혼타스와 영국인 개척자 존 스미스 사이의 로맨스를 그린 러브 스토리다. 포카혼타스는 17세기 초반에 실존했던 인물에 기반해 만들어졌으며, 실제 역사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포카혼타스와 뮬란 사이에 있는 포토존으로 인해 병목현상이 나타나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얼마후, 겨울왕국 포토존에 다시 병목현상이 일어나기에 피하는게 상책인 듯 싶어, 다시 여기로 왔다. 요즘 친구들은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본인이 원하는 사진을 건질때까지 남의 시선은 개의치 않나보다. 쳐다보는 이가 많은데도, 거침없이 포즈를 취한다. 그들을 보면서 인싸되기 참 힘들구나 했다.
뮬란은 중국의 배경으로 한 첫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 발라드 오브 뮬란으로 알려진 고대 중국의 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격동적인 분쟁의 세계에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여전사 뮬란에 대한 이야기다.
타잔은 애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고전 소설 '유인원의 타잔'을 최초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배경에 입체감을 부여하기 위해 딥 캔버스라는 새로운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사용됐다고 한다. 그 결과, 타잔이 나무 사이를 돌아다니는 장면에서 숲의 실체적인 깊이를 보여줄 수 있었다. 포카혼타스와 뮬란 그리고 겨울왕국과 달리 타잔 포토존은 겁나 한산하다. 개인적으로 셀카를 찍는다면, 무조건 여기다.
라푼젤은 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다. 3D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던 영화라고 하는데, 2D로만 봐서 잘 모르겠다. 백만 탄 왕자를 기다리는 공주에 비해서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캐릭터다.
겨울왕국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하며, 강하고 독립적인 두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Let it Go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고,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았다. 포카혼타스에서 겨울왕국까지 예전에 비해 여성 캐릭터는 많이 달라졌는데, 공주만은 버리지 못하는 거 같다. 이제는 여왕까지, 백만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은 사라졌지만, 공주만은 포기할 수 없나보다.
빅 히어로는 동명의 마블 코믹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다. 도쿄와 샌프라시스코가 합쳐진 가상의 도시 샌프란조쿄를 배경으로, 의문의 사고로 형을 읽은 동생 히로와 형이 만든 건강관리 로봇인 베이백스 사이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주토피아는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이슈를 다루기 위해 동물을 선보였다고 한다. 풍자하는데 사람보다는 동물이 나을 수 있을테니깐. 동물의 털을 더 사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아이그룹 소프트웨어가 개발됐고, 동물들의 모피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연출해 각 캐릭터와 어울리는 표현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모아나는 디즈니의 5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다. 족장의 딸로 공주로 볼 수 있는데, 스스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악당과 싸운다. 지금까지 나왔던 디즈니 여성캐릭터 중 가장 역동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다. 바다에게 선택 받은 소녀 모아나, 올레TV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 가장 최근에 본 만화영화다. 모아나와 함께 나오는 반신반의 마우이는 마요미 마동석같은 캐릭터다.
아케이드 게임 속 악역이 착한 주인공이 되어 인정 받는 영웅이 되려고 자신의 게임을 벗어나 비디오 게임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 주토피아만큼 독특한 스토리라서 재미나게 봤다. 그런데 캐릭터 느낌이 웬지 모아나와 많이 비슷한 거 같다.
작년에 개봉한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는 아직 못 봤다. 아케이드에서 더 광활한 인터넷 세상으로 떠난 랄프와 바넬로피. 결론은 해피엔딩일테지만, 내용이 궁금하니 IPTV로 봐야겠다.
특별전의 마지막은 주먹왕 랄프2다. 오른쪽 컴컴한 곳은 디즈니 만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인터뷰 형식이라서 굳이 딱히 처음부터 끝까지 볼 필요는 없다.
겨울왕국2는 올 12월에 개봉한다고 하던데, 렛잇고 열풍이 다시 불 거 같다.
전시회 마지막은 늘 언제나 기념품 매장이다.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이니, 고가의 피규어는 몰라도 그림엽서 하나쯤은 사도 될텐데 지나쳤다. 한동안은 잘 보관하는데, 어느 순간 찾으면 안보이기 때문이다. 엽서 대신 사진을 많이 찍었으니, 보고 싶을때마다 꺼내 봐야겠다. 미키 마우스에서 주먹왕 랄프 그리고 겨울왕국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나에게 있어 절친한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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