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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는 성당에서 무릎꿇고 기도했던걸 잊어요~♬ 그런 적이 없으니, 잊을 것도 없다. 종교는 다르지만, 성당에 가면 차분해지고 편안해진다. 아직 녹지 않은 눈길을 걸으며, 잠시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춘천 죽림동 주교좌성당이다. 



혼자온 여행인데, 왜 혼자만의 시간일까? 혼자 온건 맞지만, 한 공간에서 오롯이 혼자만 있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는 나와 눈 그리고 성당뿐이었다. 닭갈비를 먹은 후, 다음 목적지는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바로 옆에 있다는 토이로봇관이었다. 걸어갈 수 없는 곳이라 버스를 타기위해 정류장에 왔는데, 서울과 달리 배차시간이 엄청나다. 10분내 오면 가고 안오면 안가야지 했는데, 10분 후 죽림동 성당을 향해 걸어갔다. 



춘천교구 죽림동 주교좌 성등은 1920년 강원도 최초 풍수원 본당에서 분할된 곰실 본당이 죽림동의 전신으로 춘천의 본당 역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1949년 현 성당터에 성당을 짓지만, 한국전쟁 중 건축 중인 성당이 포격으로 대파되었다. 1955년 복구공사가 완료됐고, 축성 60주년을 앞두고 성역화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한다. 



"우리사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


서울에 두번이나 눈이 내렸는데도 못한 발자국 남기기를 춘천에 와서 했다. 누군가 있었다면,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했을텐데, 아무도 없으니 스리슬쩍.



따사로운 겨울 햇살에 빛나는 눈, 차가움과 함께 포근함이 느껴졌다. 눈을 봤고, 밟았고, 만졌으니 하고싶은 건 다했다. 남은 건 눈덮인 풍경 찍기다. 



성당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주변만 둘러봤다. 이제 저 안으로 들어간다. 



따스한 가족의 사랑


기도하는 방법을 몰라, 폴더 인사를 했다. '잠시만 있다가 가겠습니다.' 이곳을 중정이라고 하는데, 성당을 찾은 신자들과 순례자들이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흐트러진 자신을 차분하게 가다듬을 수 있도록 중정을 마련해 놓은 거라고 한다. 



길을 따라 그림과 함께 설명이 나와 있는데, 가벼운 내용이 아니고 예의가 아닌 거 같아 사진을 찍지 않았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다가가는 중


춘천교구 주교좌 죽림동성당은 전례공간 구성의 교과서로 불릴만큼 전례의 상징성, 예술성, 기능성을 고구 가춘 건축물이라고 한다. 내부 기둥이 없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양식 석조 건축물이다. 성당 중앙 종탑 십자가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의 종탑 십자가와 똑같은 모양으로, 서울대교구와 한 뿌리에서 나온 관구 교구임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크리스마스는 어떤 날?


성모자상


햇살이 너무 좋으니,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이곳을 혼자 조용히 거닐었다. 종교는 다르지만,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았다. 



성당 안으로 들어갔지만, 기도하는 분들이 있는 관계로 발소리조차 내지 않고 조용히 다시 나왔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으므로, 내부는 당연히 찍지 않았다. 



성당 뒤뜰에는 춘천교구 순교자와 성직자 묘역이 있지만, 눈으로만 담고 건물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나왔다. 



죽림동 성당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서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인기척을 느낀 후에야 다시 걸어나갔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죽림동 성당이 고요하고 거룩했다면, 시끄럽고 인간미가 가득 묻어나는 낭만시장과 명동길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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