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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는 전통시장에 가도 느낄 수 있다. 선풍기, 돗자리가 놓여있던 자리는 온풍기와 카펫으로 바뀌고, 반팔은 긴팔로, 샌달은 털신으로 계절은 그렇게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변하고 있다. 곧 겨울이 올 것만 같은 날씨지만, 아직은 가을이다. 인천석바위시장에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왔다.



인천석바위시장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석바위시장은 조선 후기에 개설된 석암장터로, 200년 전통의 역사와 함께 인천 최초의 시장이라고 한다. 역사만큼 시장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시장 입구에서 그냥 쭉 걸어나가면 된다. 여러 통로가 있지만, 처음 왔으니 정문이라 할 수 있는 1번 게이트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김치만두가 뙇. 곧 김장철이 다가올텐데, 작년에 했던 김장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집은 만두를 할 것이다. 김치냉장고를 비워야 뉴김치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여기처럼 만두피를 얇게해서 속이 뻔히 보이게 만들어야겠다. 



태양초 고추는 다른때에도 볼 수 있지만 유독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거 같다. 햅쌀에 햇과일도 있지만, 가을 = 단풍 = 고추다. 맛있는 매운맛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직전 코스인데, 높낮이가 있다.


나름 전통시장덕후로서 많은 시장에 갔지만, 이런 채소가게는 또 처음이다. 주인장은 정렬의 달인일까 싶을만큼, 좁은 공간을 빈틈없이 야무지게 활용을 참 잘하셨다. 물건을 사면 사진 찍기가 수월하지만, 모든 가게에서 다 살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도촬을 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촬영 전에 물어본다. 안된다는 소리를 들으면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저 시무룩한 표정으로 지나간다. 


그런데 먼저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을 걸어올때는 정말 베리베리 감사다. 특히 정말 담고 싶었던 가게일 경우는 더더욱 그 한마디가 정말 반갑다. 여기가 그랬다. 양해를 구하기 전에 친근함의 표시로 정리가 참 잘되어 있네요 했더니, 사진 찍고 싶으면 찍어라, 이거 다 내가 정리한 거라는 말과 함께 흔쾌히 수락해줬다. 석바위시장에서 여기 말고도 채소가게가 참 많았지만, 굳이 담을 필요가 없었다. 여기가 일당백을 하고 있으니깐.



우리집도 찍어줘라는 반가운 말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가볍게 턴을 한 후,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김부터 멸치, 건새우 등 건어물 가게인데, 한켠에 신스틸러 참깨가 있다. 그런데 생김새가 참 오묘하다. 다른 곳에서 본 적인 없는 비주얼이다. 아하~ 저렇게도 포장이 가능하구나 싶다. 고깔형태의 참깨, 너 은근 귀엽다.



채소가게와 쌍벽을 이룰 듯.


오른쪽 떡이 내 취향.


왜 녹색이 생각이 날까나?


제철맞은 꽃게는 석바위시장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삶아서 먹거나, 된장풀어 구수하게 탕으로 끓이면, 무언가가 술술술 들어갈 거 같다. 



조개와 꽃게는 지금 당장 먹을 수 없으니, 설탕눈을 뿌린 달달하고 오일리한 도나츠로 속을 달래줘야겠다. 호떡은 주인장이 점심을 먹으러 가는 바람에, 잠시 브레이크 타임이다. 팥앙금이 없는 꼬마 도나츠를 먹으면서, 다시 직진이다. 



드라마 효과는 참 대단하다. 보면 자동적으로 대장금이 떠오른다.


대추도 어엿한 가을 과일이다.


홍옥, 너 참 오랜만이다. 시큼한 그 맛이 생각남과 동시에 침샘 폭발이다.


석바위시장 후문에 있는 엄마분식이다. 떡볶이를 보자마자, 여기구나 했다. 좋아하는 밀가루 떡에 매운맛보다는 달달한 맛일 거 같은 떡볶이와 형제같은 순대와 오뎅 그리고 튀김이 있다. 어떻게 먹어야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오천원의 구성이 참 괜찮기 때문이다. 순대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떡볶이와 튀김 그리고 오뎅 세트를 주문했다.



썰어둔 오징어를 보고 감 잡았다. 혹시나 싶어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튀김을 직접 다 한단다. 토실토실 김말이와 단호박 그리고 오동통한 오징어까지 떡볶이에 이어 튀김 역시 괜찮을 거 같다.



분식으로 제대로 된 한상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밀가루 떡이 확실하다. 학교앞 분식집이 생각나는 달달한 양념, 그래 이 맛이야. 



새우, 고구마, 김말이 그리고 야채튀김인데 오징어는 없다. 이유는 다른 튀김에 비해 비싸기 때문. 오징어튀김을 주문할까 말까 하다가, 백퍼 남길 거 같아 하지 않았다. 이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니깐. 튀김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떡볶이 양념에 찍어 먹어야 정석이다. 



떡볶이를 해치우고, 다시 시장으로 들어갔다. 이동을 하려면 정문에 있는 곳으로 다시 가야 하니깐. 아까 오면서 분명히 모든 곳을 꼼꼼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어라~ 왕건이를 놓쳤다. 아직도 이런 국수집이 남아있다니, 놀랍고 신기하고 반갑다. 어릴때 동네마다 면을 직접 만들어서 말리는 국수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희귀템이자 추억템이 됐다. 양해를 구한 후, 밖에서만 찍고 있는데 안으로 들아와서 찍어도 된단다. 아싸~ 



석바위시장에 다시 오게 된다면, 순전히 이집때문일 것이다. 포항여행때 사온 국수가 아직 남아 있으니, 우선 그거부터 먹고 난 후에, 국수 사러 다시 와야겠다. 만두피도 직접 만든다고 하니, 그것도 함께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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