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 한일식당 - 연탄불 고등어구이!!

생선구이는 생선구이인데, 집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생선구이가 있다. 한때는 집에서도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욕을 한바가지나 먹을테니 그냥 밖에서 먹어야겠다. 블로그 이웃인 9jung님이 알려줘서 찾아간 곳, 종로3가에 있는 한일식당이다.

생선구이는 종로5가가 유명한 줄 알았는데, 종로3가에도 있다. 대로변에서 살짝 안으로 들어오면, 작은 골목이 있는데 그 곳에 연탄불 생선구이집이 있다. 근처까지 온 거 같은데, 한일식당이 안보인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면 안된다. 코가 먼저 그곳을 찾아줄테니깐. 생선구이 냄새를 따라 이동을 하니, 아하~ 찾았다.

3ㅇㅇ왕에도 나왔단다. 방송보다는 이웃님을 믿으니깐. 걱정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조기, 삼치, 꽁치 그리고 고등어까지 참 많다. 초벌을 하기 때문데, 생선이 뻑뻑하지 않을까 했는데, 괜한 걱정을 했다.

어릴때는 연탄불에 구운 생선구이를 집에서 자주 먹었는데, 지금은 가스불에 구운 생선구이를 먹어야 한다. 연탄불은 고기를 구워도 참 맛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밖에 나와야만 먹을 수 있게 됐다. 가스가 좋긴 하지만, 가끔은 연탄이 그립다. 

토요일 오후, 혹시나 했는데 역시 사람이 많다. 혼자는 안 받아주면 어떡하지 했는데, 다행히 들어오란다. 4인 테이블에 혼자 떡하니 앉았다. 

무엇을 먹을까? 굴비, 황태, 조기, 삼치, 꽁치, 고등어 다 좋아하지만, 하나만 골라야 하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고등어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잠시 후 반찬이 깔리고 얼마있지 않아 밥도 나왔다. 돌솥밥이니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겠지 했는데, 생선을 초벌구이 하듯, 밥도 미리 준비를 해뒀나 보다. 

오이무침, 무생채, 연근조림, 배추김치, 꼴뚜기젓갈(인듯), 멸치볶음 그리고 된장국이 나왔다. 1인 밥상답게 반찬이 적당히 나와서 좋았다. 

생선구이에는 윤기가 사르르 나는 흰쌀밥이 최고다. 

돌솥밥의 장점은 바로 누룽지. 밥을 푸고 난 후, 물을 붓고 다시 뚜껑을 닫았다. 넌, 잠시후에 만나자.

고등어 한마리, 다 내꺼다. 

진짜 고등어가 맞는지, 확인. 고등어가 맞구나. 진짜 오랜만에 먹는 연탄불 고등어구이, 히힛~ 반갑다. 

간간할거라 생각했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럼 심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함께 나온 간장에 찍어 먹을 정도는 아니다. 밥이랑 함께 먹기 딱 적당하다. 생선구이는 요렇게 밥 위에 올려 함께 먹어야 한다. 매번 이렇게 먹으면 귀찮을 수 있지만, 그래도 따끈한 밥에 올려서 먹어야 그 맛이 배가 되는거 같기 때문이다.

고등어만 계속 먹다보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쉬어가는 페이지로 젓갈을 올려서 먹었다. 그렇게 밥과 고등어를 함께, 그리고 젓갈 또는 무생채와 멸치볶음을 올려 다채롭게 먹으면 된다.

고등어를 고갈비라고 한다. 느낌을 살려, 갈비처럼~ 이때 한손에는 녹색이 전용잔을 들고 있어야 궁합이 맞겠지만, 오늘같은 날은 반주를 하면 안된다.

아직 고등어가 남았는데, 밥을 다 먹었다. 공깃밥을 추가해야 하나? 아니다. 뜨끈뜨끈한 누룽지가 있다.

구수한 누룽지 위에 고등어 한 점 올려서 또 먹는다. 그렇게 먹고 또 먹다보면, 뼈만 남은 고등어에 돌솥은 텅 비어 있게 된다. 역시 생선구이는 연탄불이 정답인 거 같다. 비린내 하나 없이, 고등어의 담백함과 고소함이 흰쌀밥과 만나니, 어찌 아니 행복할 수 있을까 싶다. 든든하게 밥도 먹었으니, 다시 광화문으로...

3월이 왔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역사가 바뀌고, 세상이 달라질, 운명의 한주. 9일, 10일, 13일 중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진짜 봄이 꼭 왔으면 좋겠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기에, 탄핵 인용만이 답이자,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