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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불에 구운 생선구이와 연탄불에 구운 생선구이의 공통점은 생물이라고 하지만 자연산은 아니었다. 만약 자연산으로 구이를 한다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연탄불이 아니라는 점은 살짝 섭섭했지만, 그래도 자연산이라고 하니 먹어줘야겠다. 신도림 푸르지오 상가 1층에 있는 동해물회다.



요 사진은 지난번에 갔을때 찍은 사진이다. 이번에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찍사 본능이 사라져 버렸다. 동회물회 집답게 강원도 임원항에서 잡은 생선이라고 한다. 주인장의 고향이 강원도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이눔의 몹쓸 기억력이 문제다.



친환경주의자답게 자원순환차원에서 썼던 사진 재활용 중. 그때나 지금이나 딱히 변함이 없다. 1층에 비해 자리가 넓은 2층이 있지만, 계단으로 올라가기 전 단체손님이라도 왔는지 시끌벅적해서 그나마 조용한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옆이 주방이라서 주문을 빨리 할 수 있고, 반찬 리필도 바로 바로 되서 좋지만, 1층이라서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있어 살짝 불편하다.



기본찬이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역시나 사진 재활용 중. 그때는 미역국에 생선살도 있고, 참 맛깔났는데 이번에는 그냥 미역만 달랑 들어 있었다. 거기에 간은 왜이리도 밍밍하던지, 개인적으로 짠맛을 좋아하지 않기에 괜찮았지만, 지인은 완전 질색팔색이다. 소금이 없어, 테이블에 있던 간장을 넣었는데, 그냥 양조간장이 아니라 와사비가 들어간 간장이었나 보다. 미역국이 엄청 시큼해졌다. 할 수 없어, 소금을 달라고 해서 추가를 했더니 그나마 괜찮아졌단다. 난 그냥 먹겠다고, 소금 넣지 말라고 했는데, 어찌나 빠르던지 소량이긴 하지만 넣어버렸다. 지금이 딱 좋았는데 하면서 국물을 다시 먹고 그냥 웃었다. 소금을 왜 넣었냐고 짜증을 내야 하는데, 감칠맛이 확 살면서 솔직히 아까보다 훨씬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기본찬은 미역국과 삶은 매추리알, 연두부 그리고 잠시 후에 김치전이 나왔다. 이때만 해도, 왔던 곳이라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녹색이에는 자연산 생선구이지 하면서, 지인이 주문을 했지만, 솔직히 생선구이아 거기서 거기지 했다. 연탄불에 구운 생선구이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고, 배터리도 얼마없고, 귀찮고 이래저래 그냥 먹는데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데... 



자연산 생선구이(소, 22,000원)가 나오자마자, 내 손은 어느새 사과폰에 가 있었다. 머리보다 빠른 손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생선구이인데, 오호~ 요거 봐라, 참 괜찮게 나왔다. 세꼬시로 먹어도 충분히 좋은 가자미를 구이로 먹으면 어떨까? 



젓가락을 톡톡 건드렸을뿐인데, 껍질의 바삭함이 느껴진다. 껍질이 눅눅해지기 전에 어서 빨리 공략해야겠다.



속에 숨어 있던 하얀 생선살, 아이구야~ 바삭한 껍질의 식감과 달리 이건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가장자리에 있는 가시는 원래 먹을 생각이 아니었는데, 껍질보다 더 바삭하니 아니 먹을 수가 없다. 아주 억센 부분을 제외하고는 가시까지 다 먹어버렸다.



이건 또 뭐야? 이런 고마울때가, 알이 꽉한 가자미였나보다. 그냥 평범한 알이었는데, 구이라는 방식을 거치고 나니 어란으로 변신을 했다. 식감이 딱 어란과 너무 비슷했다. 순위를 매기자면, 구운알 > 껍질 > 생선살이었다. 



다음날 집에서 가자미구이를 먹었는데, 역시나 알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알인데, 식감이 너무 달라서 깜놀했다. 굽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 집에서는 알은 알이지 어란이 될 수 없었다. 하긴 가스불에 밀가루 옷을 입히고 프라이팬에 구우니, 아무리 생선이 좋다고 해도 맛은 많이 떨어질 거 같다.



동해물회집답게 메뉴에 당연히 물회가 있다. 대(28,000원)와 중이 있는데, 양푼에 가득 담겨 나오는 물회는 보면 다른 메뉴를 주문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여름에 먹으면 상큼하고 아삭하고 새콤하고 시원함에 끝까지 먹을 수 있지만, 지금은 좀 버겁다. 그래서 매운탕을 먹으려고 했는데, 메뉴판 끝부분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기타메뉴 코너를 찾았고, 거기에 저녁물회(1인분, 12,000원)가 있었다. 일반적인 물회보다 가격은 50% 정도 저렴하고 양은 둘이서 부담없이 먹기에 딱 좋았다. 사진 속 물회는 중으로, 저녁물회는 3/5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이드메뉴처럼 느껴지지만, 둘이서 두번 덜어먹고도 조금 남았으니 부족한 양은 아닐 듯 싶다.



이 날은 어찌나 미나리 향이 좋던지, 회보다는 미나리였다. 가끔 집에서 혼술을 하는데, 기름진 치킨과 피자 말고, 물회로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양도 적당하니, 혼술하기 딱 좋은 안주가 될 거 같다. 더불어 칼로리 부담도 없을 듯 싶다.


물회에 세꼬시에 문어숙회에 매운탕까지 동회물회에서 참 많이도 먹었는데, 단연코 으뜸은 자연산 생선구이였다. 식당용 생선구이 장비를 구입하면, 집에서도 같은 맛이 날까? 장비도 그렇지만, 노하우와 스킬도 필요할 거 같기에, 그냥 밖에서 사 먹는걸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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