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간 해남인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해남인데, 하늘이 그저 아쉽고 또 아쉽다. 새벽 안개는 사라질 줄 알았는데, 안개가 진한 구름으로 변했다. 정말 또 갈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시는 못갈 거 같다. 그래서 더 아쉬었던 전남 해남 두륜산이다.
월출산은 직접 발로 올라갔지만, 두륜산은 굳이 그러할 필요가 없다. 쉽게 갈 수 있는 하늘길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두륜산 케이블카다.
기상현황이 흐림이란다. 월출산에서 미리 예감은 했지만, 역시 안개는 사라지지 않고 구름이 되었나보다.
왼쪽에 남도특산물 전시장이 있지만, 보면 사고 싶을 거 같아서 무시했다. 케이블카를 타려면 2층으로 올라가야 하기에, 바로 2층으로 고고.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탑승장 주변 벽면에는 두륜산의 4계절 사진이 있다. 여기에는 없지만, 1박2일 사진도 있었다. 지금보다는 눈꽃이 핀 겨울에 오면 더 좋을 거 같은데, 그때 또 올 수 있을까?!
이제 출발합니다~ 두륜산 정상에서 해님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
해발 638m라고 하더니, 한참동안 올라간다.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밑을 보니 은근 무섭긴 하다.
여전히 하늘은 내맘과 다르다.
10분 정도 탔을까? 이제는 걸어서 전망대까지 가야 한다.
산길이 아니라서, 힘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10분 정도 계속 오르막이니, 처음부터 막 달리면 금방 지칠 수 있다.
앞만 보고 걷지 말고, 옆도 보면서 천천히 걷자. 좋은 글귀가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걸으라고 말하고 있으니깐.
여기는 두륜산 힐링로드. 그런데 왠지 힐링이 안될 거 같다.
선명하게 보이는 곳은 딱 저기까지, 더 보고 싶은데 오늘은 무리인가 보다.
9월의 어느날, 가을과 여름이 공존하고 있지만, 서서히 가을이 승세를 잡기 시작한 거 같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색동옷을 입고 있는 중이다.
햇빛이 강하지 않아서 걷기에는 좋았지만, 사진 찍기에는 정말 꽝이다. 전망대까지 앞으로 50보정도 남았다. 그때까지 하늘이 변해있을까?
변하기는 개뿔. 정말 앞이 막막하다. 내가 생각했던 두륜산의 모습은 이게 아니었다. 일출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 그저 파란 하늘만 그래서 산아래 모습이 보이기만을 바랬는데, 하늘이 참 내 맘같지 않다.
여기서 쭉 가면 핀란드와 몽골이 나온다는 의미인가? 알고 싶어도 뭐가 보여야지.
저기서 힘들게 걸어왔는데, 지지리 복도 없다.
우리나라 지도 모양의 논이라고 하는데, 음... 안 보인다.
저 끝에 땅끝마을과 다도해가 있다고 하던데, 음... 안보인다.
월출산에 주작산 그리고 무등산까지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음... 안보인다.
가까이에 있는 두륜산만 보인다. 이게 아닌데...
케이블카를 같이 탄 가족이 이상한 길로 간다. 아니 내려가서 빨리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왜 저러지 했는데, 땅에 내려와서 알았다. 저길 끝에 돌에 쓰여진 고계봉을 만날 수 있는 곳이란다. 1박2일에 나왔다고 하던데, 그저 바부같이 바라만 봤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아무래도 포기해야겠다. 쉽게 올라왔다고, 쉽게 보여주지 않나보다.
결론은 두륜산에 갔고, 케이블카는 탔고 정상에 올랐다는 거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밑에 내려왔을때 해가 뜨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행히 해가 뜨지는 않았다. 대신 비님이 오셨다. 못된 생각을 했다고 하늘신이 벌을 내리셨나보다. 아직 가야할 곳이 더 있는데, 비가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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