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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미는 혼자서 먹기 힘들다. 사시미는 가격 부담으로 혼자서 먹기 힘들다. 그런 사시미를 부담없이 혼자서 먹었다. 원래 계획은 문래동이었다. 작은 술집들이 많이 있기에, 부담없이 혼술할 수 있을 거 같아서다. 한번의 검색으로 괜찮은 곳을 찾았는데, 나도 모르게 또 검색을 했고, 문래동에서 당산동(영등포구청역 근처)으로 방향을 바꿨다. 와카코와 술 따라하기 사시미편, 당산동 더 핸드다.



입구부터 맘에 든다. 이자카야가 아니고, 비스트로란다. 일본식 비스트로. 오후 5시부터 오전 2시까지 영업, 일요일은 휴무란다. 오픈한지 한달정도 됐단다. 이런 곳을 찾아내다니, 나도 참 대단한 거 같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은 5개 정도, 참 소박한 곳이다. 



왜 이곳을 선택했냐고 물어본다면, 바테이블이 있어서다. 검색했을때, 블로그 글이 2개 있었다. 글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바테이블을 보는 순간, 바로 저기다 했다. 와카코도 주로 바테이블에 앉아서 혼술을 한다. 따라하기 중이니, 바테이블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오늘의 추천요리에서 도미머리 구이가 끌렸지만, 여기 온 목적은 바로...



사시미 1인분 10,000원. 이것 때문이다. 사시미를 1인분씩 파는 곳이 있었나 싶다. 여기라면 와카코처럼 조금씩 다양한 안주를 먹을 거 같다. 



원산지는 이렇단다. 



사시미 1인분에 녹색이를 주문했다. 기본찬이 나왔는데, 검은색은 간장, 녹색은 삶은 콩 그리고 무침처럼 보이는 저것은 삼결살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적당한 짠맛에 고기의 풍미까지 딱 술안주다. 



이게 사시미인가? 예술작품인가 했다. 어쩜 이리도 예쁜지, 먹기 아깝다. 우니가 있는데 가격이 만원이다. 이거 참 괜찮다.



작품설명이 필요할 거 같다. 우선 접시 가장자리에 있는 허브는 타임이다. 더 핸드에서는 따로 생강초절임과 락교를 주지 않는다. 입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먹어줘야 하는데, 여기는 안 준다. 생강초절임 역할을 타임이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데코인줄 알았는데, 접시 위에 있는 모든 건 다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깻잎 뒤에 있는 무채도 주인장이 직접 썰었다고 한다. 붉은색을 띤 풀은 해초로 역시 먹을 수 있다.


왼쪽 보이는 토마토 절임부터 시작. 새콤 달달한 맛으로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토마토 절임 - 전갱이 - 전복 - 문어 - 히라스 - 새우 - 연어 - 성게알 - 청어. 앞에 있는 마처럼 보이는 건,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단무지다. 깻잎 앞에 있는 흰살 사시미는 광어와 도미다. 


푸짐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든든하거나 배가 부를거 같지 않지만, 혼자 먹을때는 이렇게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사시미가 더 나은 거 같다. 와카코라면 여기에 맞는 사케를 추천받았을테지만, 난 어떤 안주도 다 커버할 수 있는 처음녹색이를 골랐다.



어떻게 먹어야 하냐고 물어보니, 흰살 생선부터 먹으란다. 광어와 도미를 시작으로 혼자만의 멋진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어쩜 이리도 도톰하게 나왔는지, 맛은 물론 식감까지 놓칠 수 없다. 문어와 전복 그리고 새우의 고소함에 이어 쌉싸름한 우니까지 하나씩 하나씩 정성들여서 먹게 된다. 


담백, 고소한 전반전을 끝내고, 기름진 후반전이 시작됐다. 강렬하게 시작하고 싶으나, 워밍업으로 기름진보다는 담백이 더 살아 있는 히라스를 먹었다. 살짝 입 안에 기름이 돈다. 그럼 가장 도톰한 연어로 코팅을 해야겠다. 역시 연어는 연어다. 여운이 어찌나 오래 가던지, 중간에 타임으로 끊을 수 밖에 없었다. 


하이라이트만 남았다. 전갱이와 청어. 시작은 전갱이부터, 제철이라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들어올때 강렬함이 바로 사라지는 바람에 살짝 아쉬었다. 하지만 곧이어 들어온 청어가 제대로 한방을 날려줬다. 누군가는 비린맛이라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고 풍부한 바다의 맛이다. 



와카코 따라하기 참 잘한 거 같다. 바테이블에 앉으면 좋은 점은 주인장과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니만 남기고 가는 손님이 간혹 있다고 하기에, 남겨뒀다가 나에게 달라고 했다. 주인장 본인도 참 아깝지만, 어쩔 수 없이 버린단다. 



한번 갔는데, 벌써 단골이 됐다면서 서비스 안주를 줬다. 직접 만든 어란 그리고 딸기란다. 같이 먹어야 해서 먹었는데, 처음에는 딸기맛만 났다. 그래서 이거 그냥 절임 딸기네 했다가, 갑자기 훅~ 어란의 짠맛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촐랑대는 딸기로 인해 묵묵히 기다렸던 진중한 어란이, 딸기가 사라지자 숨겨왔던 어란의 수줍은 마음을 모두 내게 줬다.



와카코라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겠지만, 갈만한 곳이 없기에 두번째 안주를 주문했다. 주인장에서 추천안주, 토마토 살사 회무침(8,000원)이다. 



페루 전통요리인 세비체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청양고추로 인해, 양식같아 보이는데 한식 느낌이 물씬 났다.



채소를 걷어내니, 도미, 광어 그리고 연어가 있다. 연어는 맛으로 구별이 되며, 도미와 광어는 식감으로 구별이 된다. 새콤과 매콤의 환상적인 콤비플레이로 사시미 전에 먹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 



도톰한 깍둑썰기가 주는 풍성한 식감이 참 좋았다.


그동안 혼술을 몇 번 했지만, 오늘처럼 혼술이어서 좋았던 적은 없었다. 이걸 자랑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사진과 함께 톡을 보냈다. 돌아오는 답변은 전부다, 왜 혼자 마셔, 같이 마셔야지. 그리고 또 하나의 문자, 혹시 무슨 일 있니? 혼술이 대중화가 되려면 아직 멀었구나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을 찾을때까지는 당분간 혼술은 더 핸드에서만 할 거 같다. 다음번에는 튀김과 맥주로 달려야지.



주인장이 네이버에만 지도 등록을 했다고 하더니, 다음에서는 검색이 안된다. 주소로 검색해서 겨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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