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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너무나 미약하도다. 먹고 또 먹고 다시 먹고 또 다시 먹기 위해 간 광명전통시장에서 내 작은 위만 확인하고 왔다. 고로 나는 위대한 인간이 아님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됐다.

 

3만원으로 광명전통시장에서 먹부림하기. 캬~ 계획은 너무 좋았다. 

 

총 10개 출입구가 있다. 1등을 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1이 좋다.

 

광명전통시장내에 있는 고객쉼터, 화장실을 이용한다면 여기로... 너는 자부심이구나, 나는 먹부심이다.

 

고객쉼터에 광명시장 지도를 구했는데, 너무 많다. 지도 보고 다니다가는 죽도 밥도 안될 거 같아, 그냥 발길 가는대로 걷기로 했다.

 

1번 출구로 들어오자 마자 있던 국화빵(왼쪽상단). 빵 냄새는 언제나 좋다. 빵덕후였다면 쉽게 지나치지 못했을텐데, 난 가볍게 패스(오른쪽상단). 요건 중국식 호떡같은데, 대림시장에서 먹기로 했으니 역시 패스(왼쪽하단). 저거 한봉다리만 있으면 입이 심심하지 않겠지(오른쪽하단). 저녁에 약속이 있던 관계로 포장을 하지 못했다. 이게 독소조항이 될지 정말 몰랐다.

 

고구마 잘 먹지도 않으면서, 골라가라고 하니 그러고 싶은 이유는 뭔지. 아프지 않으니깐 죽도 패스. 어릴때 할머니가 하나씩 몰래 주던 그 과자. 몸에 좋은 견과류도 저렴저렴.

 

만두집에서 만난 샐러드 아니 사라다빵(1,000원). 만두와 찹쌀도너츠를 이기고 하나 쓱~ 담았다.

 

고로케 같은 빵에 양배추와 케첩. 그런데 먹다보니 아주 작은 소시지가 들어 있다. 아주 겁나게 맛있다고 할 수는 없는데, 어릴때 먹던 추억땜에 맛나게 먹었다. 바삭한 빵과 아삭한 양배추의 조화가 참 좋았다.

 

방송에 나왔던 광명시장 할머니 빈대떡집. 지난번에는 아들분이 한다는 곳에 갔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찾았다. 그런데 사진 속 할머니는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빈대떡에 막걸리를 하고 싶었으나, 자리가 없어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밥 한공기 뚝딱할 수 있는 떡갈비(1,000원)다. 낱개 판매가 안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호떡처럼 종이컵에 하나씩 담아주는 걸 나오면서 보게 됐다. 10개씩 사야 되는 줄 알았는데, 아쉽다. 미리 알았다면 들고 다니면서 먹었을텐데.

 

광명시장의 대표주라라고 할 수 있는 홍두깨 칼국수. 6년 전에 먹었는데, 별 감동을 받지 못했기에 패스. 순대국을 먹을 줄 안다면, 무조건 갔을텐데...

 

많은 튀김집들을 지나 찾아낸 아들내미 떡볶이. 지난번에도 떡볶이, 이번에도 떡볶이, 여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

 

카메라를 보더니, 사진을 찍어도 좋단다. 그래서 찍었는데, 여성분 표정이 밝지 않아서 편집했다. 밀가루 떡볶이와 만두, 새우, 오징어, 김말이 그리고 고추튀김 등이 있다. 튀김은 먹고 싶은걸 직접 고르면 되고, 떡볶이는 주문을 해야 한다. 떡볶이는 2,500원, 튀김은 각 500원씩, 고추튀김만 700원이다.

 

넓지는 않지만,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떡볶이 1인분과 김말이, 고추튀김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튀김을 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부스러기, 있길래 조금 달라고 했더니 주셨다. 

 

떡볶이 & 튀김 그리고 오뎅국물까지 함께 나왔다.

 

크기로 보면 쌀떡인줄 알겠지만, 밀떡이다. 

 

왼쪽은 김말이, 오른쪽은 고추튀김이다.

 

튀김 부스러기와 함께 먹는 떡볶이 역시 최고의 선택이다. 솔직히 튀김보다 이게 더 맛이 있었다. 

 

김말이는 자고로 국물에 찍어 먹어야 하는 법. 

 

그런데 김이 너무 눅눅하다. 더불어 살짝 비린내도 나는 거 같아서 다 먹지 못했다.

 

고추보다 튀김옷이 더 많은 고추튀김.

 

공갈빵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속이 부실했다. 500, 700원으로 저렴한 가격이긴 하지만, 좀더 충실했다면 어떨까 싶다. 여기와 지난번에 꼬마김밥(김민경 꼬마김밥 떡볶이)과 함께 먹었던 떡볶이.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꼬마김밥 & 떡볶이로 하고 싶다.

 

또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빠른 소화를 위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광명시장에는 튀김집들이 참 많았다. 그중 발명왕이라는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던 튀김집(왼쪽상단). 어디서 무슨 냄새가 나는데, 어~ 홍어다(오른쪽상단).

항아리에서 굽는 군고구마, 그 맛이 궁금했지만 사진을 찍고 있던 나를 보던 사장님의 눈빛이 무서워도 가까이 갈 수 없었다(왼쪽하단). 삼시세끼에 나왔던 두피 마사지기(2,000원). 방송에 나오는 그들처럼 나도 야릇한 표정을 지을까 싶어 샀는데 결과는 그저그랬다(오른쪽하단).

 

튀김집에 이어 전집도 엄청 많다. 튀김같은 전이 아니라 진짜 전이다. 배추 4~5장을 하나로 붙이고 그 위에 파를 올린다. 가격은 5,000원. 이거 한 장에 막걸리 딱 좋은 궁합이지만, 지난 설날에 질리도록 배추전을 먹었기에 사진만 찍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르신 한 분이 구입을 하면서 밀가루가 너무 없다고 한다. 그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와 사장(이모)님은 원래는 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래 배추전은 밀가루를 살짝 입혀야 하는데, 이건 좀 많은 거 같네요?"

"사람들이 너무 없으면 없다고 뭐라고 하거든. 아까 봤잖아, 너무 없다고 말하는 거."

"옆에 있는 건 육전인가요?"

"허파와 간이란다."

배추 한장 한장 정성스럽게 밀가루 옷을 입히고, 약한불에 지지는 배추전, 굽는 모습만 봐도 맛있을 거 같다. 주황거리 10구간에 있는 이모네 왕대포다. 양해를 구하고 이번에는 사진만 찍었지만, 다음에는 꼭 먹으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호떡집은 언제나 불이난다. 오늘은 정말 먹고 말테다. 그런데 마지막에 서있는 나를 보면서 아닌 내 옆을 지나가면서, 어르신 한분이 이렇게 말했다. 손에는 호떡이 담긴 종이컵을 들고 있었고, 한입 베어문 상태로 "그냥 호떡 맛이네". 너 이걸 먹으면 후회할텐데, 그런 눈빛인 거 같아서 이번에도 줄만 서있다고 나왔다.

 

광명시장 빨강거리 2구간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던 명품 짜장 짬뽕이다. 짜장면 2,000원, 우동 2,000원 그리고 짬뽕은 4,000원이다. 좀 전에 먹었던 떡볶이가 2,500원이었는데, 여기 짜장면은 2,000원이란다. 가격대비 최고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없다. 다른 곳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여긴 너무 한산했다. 하지만 곧 그러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나오면서 찍은 사진이지만, 들어갈때는 빈자리 없이 만원이었다. 들어갔을때 끝에 딱 한자리가 남아 있어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참, 전부는 아니젰지만, 지금까지 내가 갔던 곳은 다 선불이었다. 카드가 되는지 못 물어봤지만, 왠만하면 현금으로 내면 좋을 거 같다.

각 테이블에는 고추가루, 식초, 간장, 단무지, 양파, 춘장이 있고 알아서 담아 먹으면 된다. 나는 왼쪽에 한줄로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제일 끝에 앉았다. 권투관련 물품들이 많이 보이는 걸로 봐서, 사장님이 왕년에 권투 챔피언이었던 거 같다. 

 

짜장면 등장~

일반 중국집에서 먹는 짜장면에 비해 양이 적은 편이다. 배불리 먹고 싶다면, 곱빼기를 먹으면 될 듯 싶다. 난 위대하지 않으므로 보통.

 

양념이 적은 듯 싶었는데, 다 비비고 나니 적당했다. 맛은 단맛이 강하지도 않고, 춘장맛도 강하지도 않고, 어릴때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짜장밥의 그 짜장맛과 비슷했다. 

 

생각보다 고추가루를 많이 넣는 바람에 매콤한 짜장면이 됐지만, 덕분에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런데 짜장보다는 면이 훨씬 좋았다. 도톰한 굵기에 쫄깃함과 탱탱함이 엄청났다. 착한 가격에, 추억이 생각나는 짜장맛에, 탄성이 좋은 면발까지, 먹자마자 또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사장님과 잠시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어릴때 먹던 그 짜장면 맛이네요. 너무 잘 먹었어요."

"내가 옛날에 짜장면 만드는 걸 배웠으니, 예전 맛이지."

"그러면 카라멜도 사용하지 않으시겠네요?"

"요즘 MSG가 너무 비싸서, 많이 못 써." 

사장님의 재치 넘치는 답변에 웃음이 났다. 다시한번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명품 짜장 짬뽕 맞은편에는 2,500원 칼국수 집이 있다. 홍두깨 칼국수가 유명하지만, 여기도 왠지 내공이 있어 보인다. 진한 멸치육수 냄새가 골목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바로 이 곳으로 발길을 옮겨야 했지만, 명품 짜장면이 내 위를 독점하고야 말았다. 한번 더 오라는 광명전통시장신의 계시인가 보다. 

 

분명 일기예보는 비가 조금 온다고 하더니,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봄이 오는 비 아니 눈이길 바라면서, 더불어 내 위는 그리 크지 않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면서, 광명시장 먹부림은 이렇게 끝이 났다. 사라다빵 1,000원 + 떡볶이 & 튀김 3,700원 + 짜장면 2,000원 = 6,700원. 다음번에는 기필코 3만원을 다 쓰고 말테다. 독소조항이던 포장금지를 풀어야 가능하겠지. 필리버스터를 해야 하지만, 나의 잘못을 알기에 바로 타결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포장도 하면서 광명전통시장에서 3만원으로 먹부림하기".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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