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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먹어야 생존할 수 있는 또다른 인격체가 있다. 우리가 고기를 먹듯, 그들은 인간을 먹어야 한다.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이니, 그들을 없애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그런데 그들과 인간은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로에게 피해가 없는 선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도쿄구울을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소재가 참신해다고 해야 할지, 자극적이라고 해야 할지, 일본스럽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우선 자극적인 소재임은 확실하다. 인간을 먹어야 살 수 있는 구울이라는 인격체가 있다. 그들은 엄청난 힘과 무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인간을 무참하게 살인하고 먹는다. 그런데 이와달리 착한 구울도 있다. 그들은 인간을 죽이지 않고, 자살하거나 교통사고로 죽은 인간만을 먹는다. 먹기위해 살인은 하지 않지만, 그들도 구울이긴 마찬가지다.



남자주인공 카네키, 그는 인간이었다. 책을 좋아하고 착하고 순진한 인간이었다. 어느날 그는 구울에게 먹힐뻔 했다. 다행히 그가 죽기 전에 구울이 먼저 죽었다. 부상이 심했던 그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는 엄청난 시도를 하게 된다. 바로 죽은 구울의 장기를 카네키에게 이식했던 것이다. 구울은 평상시에 인간의 모습과 같기에 의사는 구울인지 모르고 이식을 했던 것이다. 



사건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식을 한 후, 카네키는 그동안 먹었던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다. 더불어 사람 냄새에 민감해지게 되면서, 점점 구울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 인간의 모습도 남아 있기에, 반은 인간 반은 구울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착한 구울을 만나게 되고, 인간을 죽이지 않아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자신이 갖고있는 엄청난 잠재력은 모른체 그저 착한 구울, 순한 인간으로 살아가게 된다. 카네키를 몰랐다. 자신 안에 있는 구울이 엄청난 존재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대식가라는 애칭의 그녀(여자구울)는 자꾸만 카네키에게 구울로 변하라고 유혹을 한다. 인간으로 사람으로 살고 싶기에 그는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한다. 가끔 변하기도 하지만, 그는 끝내 인간임을 지켜낸다.



시즌 1 마지막회에 카네키는 결국 엄청난 구울로 성장한다. 도쿄구울 1기는 카네키의 성장기로 검은머리 인간 카네키는 회색머리 구울 카네키로 변신하면서 끝이 난다.


피범벅이 되는 장면에, 인간을 사시미로 만들어 버리는 장면까지 잔인한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 공포영화처럼 눈을 감고 봐야하나 했는데, 완벽하게 편집이 되어서 나온다. 빨간 피는 흑백으로, 엄청 잔인한 장면은 덜 잔인한 장면으로 편집이 되어 있다. 만약 원본으로 도쿄구울을 봤다면, 구토를 몇번 했을 거 같다. 그런데 편집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 잔인성이 충분히 느껴진다. 독특한 소재에 짜임새 있는 스토리, 1,2편만 보고 말아야지 했다가 결국 2기까지 한번에 몰아서 보게 됐다.



도쿄구울 2기(루트에이)는 구울과 인간의 싸움이 주된 스토리이다. 착한 구울이었던 카네키는 엄청난 힘을 갖게된 구울로 진화하면서, 착한 구울을 지키기 위해 인간과 전쟁을 하게 된다. 1기에서부터 인간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무조건 구울을 죽인다.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구울 집단에 들어가면서, 인간과 구울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카네키가 싸우는 이유는 단 하나,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구울을 지키기 위해서다. 인간과의 공생을 바라는 착한 구울들조차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걸 도저히 볼 수 없어서다. 예전에 봤던 기생수는 그저 죽여야 하는 존재로 느껴졌는데, 구울은 정말 죽어야 하는게 맞는건가? 이런 의문이 자꾸만 들었다. 


구울이 먹을 수 있는건 고작 커피와 인간뿐이다. 너희들이 소, 돼지, 닭을 먹듯이 우리는 인간을 먹는다. 구울은 그렇게 말한다.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이므로 구울은 죽여야 한다. 그런데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다면, 그래도 죽여야 할까? 정말 악독하고 난폭한 구울만 죽이고, 카네키와 같은 착한 구울은 함께 공생해도 되지 않을까? 



반인반구울인 카네키는 인간과 구울의 공생을 만들 인물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내 예상과 달리 스토리를 너무나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엄청난 인력으로 구울 토벌작전이 진행되고, 착한 구울도 나쁜 구울도 모두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인간이 죽는 장면보다는 구울이 죽는 장면에서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구울을 죽이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슬픈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상하게 구울에게만 감정이입이 되는 바람에 악은 사람, 선은 구울로 느껴졌다. 나도 인간이면서 구울에게 감정이입을 하다니...



도쿄구울 1기는 카네키의 성장기였다면, 2기는 인간과 구울의 전쟁이다. 그런데 열린결말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3기를 예상하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개운하지 못한 결말로 끝이 난다. 특히 카네키의 인간절친인 히데의 부상은 언제 누가 했는지 궁금하다. 설마 구울로 변한 카네키가 했을까? 히데임을 알지 못하고 말이다. 그리고 히데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의 길을 선택한 카네키는 역시 구울이기 보다는 인간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3기가 나와야 의문을 풀 수 있을 거 같다. 


기대하지 않고 봤던 도쿄구울, 그저 잔인하고 끔찍한 만화인데 그속에는 엄청난 철학이 담겨있었다. 인간은 유일무이여야 한다. 인간만이 최고 인격체여야 한다. 이건 인간이 만들어낸 잘못된 철학이 아닐까 싶다. 서로 도우며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데 말이다. 


하얀 꽃이 점점 새빨간 꽃무릇으로 변하면서 카네키는 구울로 변했다. 작년에 처음 알게 된 꽃무릇, 이렇게 만화에서 보게 되니 엄청 반가웠다. 그런데 왜 꽃무릇일까? 일본에서는 피안화(彼岸花)라 하며, 텐메이 대기근 당시 워낙 먹을 것이 없자 유독식물인 석산을 데쳐다 먹었는데 그마저도 모두 바닥났다 하여 죽음의 상징으로서 불길히 여겼다고 한다. 죽음의 상징이라서 구울로 변하는 카네키를 꽃무릇으로 표현했을까? 아니면 단순히 빨간 꽃이라서 그랬을까? 작가가 아니므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올레TV 2월 프리미엄 무료 코너에서 도쿄구울1, 2기를 볼 수 있다. 잔인한 장면은 많지만, 탄탄한 스토리에 다양한 캐릭터로 인해 재미나게 볼 수 있다. 더불어 3기가 빨리 나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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