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크리스마스 대신에 스모그크리스마스? 하얀 눈대신 희뿌연 미세먼지가 가득한 크리스마스라니, 참 당황스럽다. 아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밖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은 연인들은 힘들겠지만, 나는 밀린 미드와 영화를 볼 예정이니깐 상관이 없다. 더구나 미리 약(?)까지 먹었으니 더더욱 스모그가 무섭지 않다. 미세먼지 배출에 삼겹살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있다고 치자. 그래야 음식이 아니라 약으로 먹어서 0칼로리라고 할 수 있으니깐.
열탄불고기로 유명한 그 새마을식당이 아니다. 여기는 신도림에 있는 새마을 정육점식당이다.
냉장고 뒷편이 정육점, 나머지는 일반적인 고깃집과 비슷하다. 따로 고기를 판매한다고 하지만, 여기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소고기를 먹고 싶었으나, 약으로 먹어야 하기에 삼겹살이 있는 돼지고기모듬(가격 32,000원)을 주문했다. 삼겹살만 단독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같은 가격이고 모듬에는 항정살이 함께 나온다고 해서 모듬으로 주문했다. 새마을정육식당의 소고기는 국내산 육우이며, 돼지고기는 국내산 암돼지란다. 그리고 여긴 테이블 비용으로 인당 2,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테이블 세팅 완료. 참 불판만 보면 가스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00숯(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이 나온다. 가스불로 숯을 피우고 난 후, 고기를 굽는 시스템이다.
기본찬, 리필이 가능하다. 셀프바가 있으니 알아서 갖다 먹어도 되고, 가끔 직원분이 갖다 주기도 한다.
양파, 오이, 양배추, 고추 피클. 생각보다 많이 시큼하다. 그래서 빠르게 삼겹살의 느끼함을 제거할 수 있다.
깻잎장아찌, 덕분에 생채소가 필요없었다. 개인적으로 삼겹살 쌈에는 깻잎장아찌가 최고다.
그냥 먹는 거 보다는 삼겹살 기름에 달달 구워 먹으면 훨씬 더 맛나는 배추김치.
파절이와 소금.
새마을정육식당 돼지고기모듬 등장. 커다란 새송이 버섯과 함께 나왔다.
벌집삼겹살이며, 소금으로 밑간이 되어 있는 상태다. 때깔 참 맛나게 생겼다.
삼결삽은 진한 핑크색이였다면, 옅은 핑크색은 항정살이다.
굽자, 굽자. 고기 익어가는 소리로 인해 침샘이 난리가 났다.
누군가는 이 상태가 되면 먹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 기다려야 한다. 바삭한 과자가 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비계까지 야무지게 다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맛있게 익어 가는 삼겹살.
맛있게 익어가는 항정살.
바삭바삭 튀김같은 삼겹살이 되자, 젓가락을 들었다. 깻잎장아찌를 깔고 바삭한 삼겹살을 올리고, 함께 있어야 더 맛나는 파절이와 쌈장 찍은 마늘까지, 준비는 끝났다. 이제 입으로 KTX다.
이번에는 제대로 푸짐하게 쌈을 만들었다. 삼겹살도 2개나 넣고, 깻잎에 상추까지 좋구나 좋아. 육즙보다는 바삭한 식감만 느껴지는 삼겹살 역시 내 스타일이다.
뭔가 허전하다 싶으면, 김치를 구우면 된다. 삼겹살 기름에 노릇노릇 맛나게 익어가는 중이다.
기본찬으로 나왔던 된장찌개로 특제 된장찌개를 만들려고 했는데, 차돌박이가 다 떨어졌단다. 방법이 없다. 그냥 밥만 넣고 만들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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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박이가 없어 고소한 맛은 떨어졌지만, 담백하니 굳이 냉면을 먹지 않아도 깔끔한 마무리가 됐다.
역시 고기는 진리다. 더구나 오랜만에 먹었더니, 더더욱 그 느낌이 강하게 왔다. 이래서 고기를 놓칠 수 없나보다. 그리고 삼겹살은 집보다는 밖에서 먹어야 더 맛있는 거 같다. 집에서 먹으면, 먹는 시간보다 청소하는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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