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 광명전통시장
연말이나 설날 즈음에 전통시장을 찾는다. 거창한 이유는 없고, 녹두전 반죽을 사러 간 김에 시장 구경도 한다. 요즘에는 종로5가에 있는 광장시장으로 갔는데, 변화를 주기 위해 경기도 광명에 있는 광명시장으로 향했다. 미리 스포부터 하면 녹두전 반죽은 대실패, 그 외 먹거리는 대성공이다.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광장시장에 비해 광명전통시장은 언제나 인심 좋고 가성비도 억수로 좋다. 2016년에도 비슷한 콘셉트로 시장을 방문했다. 다른 점이라면, 그때는 돈이고 지금은 온누리상품권이다. 지난번에 돈을 남겼지만, 이번에는 고물가시대이니 모자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결과는 마지막에 공개합니다~
광명전통시장은 다 좋은데 딱 하나 통로가 너무 좁아서 병목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일부러 일찍 왔는데도 사람이 많다. 그나마 지금은 오전이라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오후가 되면서 사진을 찍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 붐볐다.
참, 광명전통시장은 1970년대 초반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됐으며, 400여개의 점포로 전국 7위의 종합시장이라고 한다. 광명은 경기도에 속하지만, 서울과 인접해 있어 지역번호가 031이 아니라 02로 시작한다. 서울 서부권에 살고 있어, 광장보다 광명이 더 가깝다는 거, 안 비밀이다.
전통시장은 도넛이 아니라 추억의 도나스인데, 무슨 무슨 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는 도넛 매장이 있다. 가격은 겁나 맘에 들지만,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면 예스보다는 노가 많았다. 사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블로그에 올린다고 해도, 그렇게 말하고 어디에 신고를 하거나 정보를 캐내기 위해 찍는 경우가 많다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는데, 지금은 촬영 요청을 하면 반갑게 그러하고 해 준다.
어쩔 수 없이 도촬을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양해를 구한고 당당하게 찍는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진을 찍지 않는 곳이 있다. 정육은 사진을 찍으면 생각과 달리 혐오스럽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전통시장의 원산지표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가 보다. 생선마다 국산, 수입산으로 표기가 되어 있고 지역까지 나와있는 것도 있다. 자반고등어가 국산으로만 되어 있기에,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부산에서 온 거라고 하면서 제주보다 부산 고등어가 빵(?)이 더 좋다고 주인장이 알려줬다.
광명전통시장에서 가성비 끝판왕을 찾으라고 하면, 명품짜장짬뽕과 홍두깨칼국수이다. 짜장과 우동은 3,000원, 우동은 5,000원이며 칼국수와 수제비는 4,000원이다. 2016년에는 짜장면이 2,000원이었고,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칼국수가 3,000원이던 시절도 있었다.
광명시장에서 알아주는 닭강정 집이라서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1차는 사진을 찍으면서 시장 구경을 하고, 2차는 점심을 먹고, 3차는 찜해뒀던 곳을 다시 방문해 포장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시장 안에 있는 마트도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다. 모든 상품권을 먹는데 사용하려고 하니 아까워서 대형 마트에서 사려고 했던 카누커피와 페브리즈를 장만했다. 그러다 보니 닭강정과 족발은 다음 기회에...
광명할머니빈대떡 1호점과 2호점이라고 해야 하나? 1호점이 출발지라면, 매장을 넓히고 넓혀 지금의 2호점이 됐다. 내부는 2층으로 되어 있으며 광장시장과 달리 메뉴가 겁나 많다.
막걸리와 함께 굴녹두전을 무지 먹고 싶었으나, 반죽을 사서 집에서 부쳐먹었다. 참, 반죽은 10,000원으로 광장시장보다 2,000원 저렴하고 양도 더 많이 준다. 개인 취향은 주기적으로 자주 먹었던 광장시장 순이네빈대떡 반죽이라는 거, 안 비밀이다.
클로렐라 베이커리는 광명전통시장에 오면 무조건 들린다. 빵반죽에 클로렐라를 넣은 빵집으로, 여기도 확장이전을 했다. 넓어진 공간만큼 빵종류도 더 다양해졌다. 저렇게 많고 많은 빵에는 관심이 없고, 언제나 햄버거에 시선을 고정한다. 고기, 에그, 감자, 단호박 중에서 뭘 먹을까? 다 먹고 싶지만, 위가 허락하지 않기에 에그햄버거(3,000원)를 골랐다.
왜 도넛이 없냐 했더니, 맞은편에 매장을 따로 냈다. 생도너츠에 토실토실한 고로케 그리고 클로렐라 팥도넛과 추로스, 찹쌀도넛, 대왕꽈배기 등이 있다. 가격은 고로케 종류를 제외하고 1,000원에서 3,000원 사이다.
츄러스(1,000원)는 쫄깃 달달, 클로렐라 찹쌀도너츠는 겁나 쫄깃에 팥소는 달달하다. 그런데 보기와 다르게 느무 기름지다. 그에 반해 생도넛은 우선 기름지지 않아 좋다. 퍽퍽할 줄 알았는데 안에 하얀 앙금이 들어있어 부드럽고 고소하다.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근처에 있는 별다방에서 커피와 같이 먹었다. 참, 스타벅스는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다.
클로렐라베이커리 에그햄버거(3,000원)는 튀기지 않은 사라다빵 혹은 고기 패티가 빠진 송탄 미스진햄버거와 비슷하다. 뜨거운 햄버거가 아니라서 구입 후 바로 먹지 않아도 된다. 빵은 냉동보관인데, 햄버거 종류는 냉장보관을 하라고 주인장이 알려줬다.
겨울이라서 실온에 뒀다가 다음날 아침에 먹었는데, 아삭한 양배추와 고소한 계란마요네즈가 맛을 지배한다. 상큼한 파인애플도 있고, 클로렐라로 만든 버거 번은 건강한 느낌까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폭신한다. 참, 온누리상품권은 3만원을 넘어 5만원을 사용했는데, 마트에서 2만원 점심과 반죽으로 각각 만원, 도넛과 햄버거는 6,000원이다.
빈대떡 반죽을 사기 위해 갔는데, 설마 도넛과 햄버거만 먹었을까? 내일 광명전통시장에서 만원의 행복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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